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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이 에스크로 제도를 악용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했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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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임금 가로채는 ‘변칙 송금’… 현대중공업지부 “에스크로 제도는 사기였나”

2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이 에스크로 제도를 악용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했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2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이 에스크로 제도를 악용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했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하청 노동자의 임금 체불을 원천 차단하겠다며 도입된 ‘산업현장 에스크로(임금지불 확인제도)’가 정작 현장에서는 대기업의 교묘한 운영 탓에 무력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HD현대중공업이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을 고의로 체불했다며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와 사측을 정조준했다.

■ ‘안심결제’의 배신… 에스크로 건너뛴 ‘불법 임의 송금’ 의혹

현대중공업지부는 2일 울산 본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을 사기 및 불법 송금 혐의로 고발한다고 발표했다. 논란의 핵심은 최근 폐업한 협력업체 ‘경남기업’의 7월분 기성금 집행 과정이다. 노조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임금으로 쓰여야 할 기성금이 에스크로 계좌를 거치지 않고 업체 대표의 개인 계좌로 직접 송금되면서 대규모 임금 체불이 발생했다.

에스크로 제도는 원청이 지급한 기성금 중 임금 몫이 하청업체 대표의 마음대로 유용되지 못하도록 제3의 계좌에 예치하는 장치다. 그러나 사측이 이 절차를 무시하고 폐업 직전의 업체 대표에게 자금을 직접 넘긴 것은 사실상 체불을 묵인하거나 방조한 것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스스로 체불 근절을 공언했던 현대중공업이 오히려 제도를 역이용해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 고용노동부 ‘관리 감독 부실’ 도마 위…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

이번 사태는 주무 관청인 고용노동부의 책임론으로도 번지고 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의 업무 태만과 묵인이 없었다면 대기업이 이토록 대담하게 제도를 무력화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 동반성장부와 하청업체 대표 간의 밀착 의혹을 제기하며, 노동부가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방치’나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조선업계 전문가들은 조선업 호황기임에도 불구하고 고의 부도나 부실 폐업을 통한 임금 체불이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 내에만 200여 개 협력업체와 2만 5천여 명의 하청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는 만큼, 에스크로 제도의 신뢰성이 무너지면 산업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회복 조치와 함께 관련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당 사안의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 중이며, 협력사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관련 제도 운영에 미비한 점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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