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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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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안전투자 3400억 줄어든 해…하청은 더 다쳤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삼성전자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 투자 15.5%↓, 사상 최대 실적에도 삭감…화학물질 사용은 최대

방사선 피폭·산재 은폐로 과태료…SK하이닉스는 안전투자 48.3%↑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사업장의 환경안전 투자를 3천400억원 넘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임직원 재해율은 개선됐지만 하청 노동자의 재해율은 오히려 나빠져, 위험이 가장 약한 고리인 하청에 쏠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삼성전자가 최근 발간한 ‘2026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사업·반기보고서 등 공시를 종합하면, 지난해 DS(반도체)부문의 환경안전 투자액은 1조8천743억원으로 2024년(2조2천184억원)보다 15.5%(3천441억원) 감소했다. DS부문 환경안전 투자는 2023년 1조9천167억원에서 2024년 2조원대로 늘었다가 지난해 다시 1조원대로 주저앉았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 올라, 예산이 줄고 하청 재해율이 오른 한 해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삭감은 사상 최대 실적과 겹쳐 더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333조6천억원, 영업이익 43조6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회사는 이 기간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를 새로 도입했고, 최근에는 한 언론이 제기한 ’9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설’에 대해 “주식보상 목적으로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공시하며 대규모 주주환원 가능성도 열어뒀다.

■ 임직원은 나아지고 하청은 악화…’위험의 외주화’ 지적

삼성전자 임직원의 재해율(LTIR)이 2024년 0.022에서 2025년 0.018로 개선된 것과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협력회사 노동자의 재해율은 0.035에서 0.062로 약 77% 폭증했다. ⓒ삼성전자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삼성전자 임직원의 재해율(LTIR)이 2024년 0.022에서 2025년 0.018로 개선된 것과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협력회사 노동자의 재해율은 0.035에서 0.062로 약 77% 폭증했다. ⓒ삼성전자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안전 성과는 갈렸다. 삼성전자 임직원의 재해율(LTIR)은 2023년 0.023에서 지난해 0.018로 낮아졌고 중대재해도 없었다. 반면 하청 노동자의 재해율은 2024년 0.035에서 지난해 0.062로 다시 올라, 임직원의 3배를 웃돌았다. 안전 투자가 줄어든 해에 하청 재해율이 함께 오른 것으로, 삭감이 곧바로 사고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위험의 사각지대가 하청에 쏠려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격차는 인원을 감안하면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직원은 12만8천여명, 사업장 등에 상주하는 소속 외 근로자(하청·도급·파견)는 4만4천여명(본사 별도 기준)으로 하청이 직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도 하청의 재해율은 임직원의 3배가 넘는다. 소수의 하청에 위험이 집중되는 ‘위험의 외주화’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관리해야 할 위험도 커졌다. DS부문 화학물질 사용량은 2023년 51만2천톤에서 지난해 56만9천톤으로, 국내 사업장 전체로는 57만4천톤으로 최근 3년 내 최대를 기록했다. 온실가스 직접배출량(Scope1)은 2년 새 24.6% 늘었고, 폐기물도 유해 폐기물 39만5천여톤을 포함해 106만톤으로 불어났다.

경쟁사와는 방향이 반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안전·보건·환경(SHE) 자본투자를 전년보다 48.3% 늘려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겼다. 재생에너지 전환율도 SK하이닉스가 32%로 삼성전자 DS부문(26.2%)을 앞선다. 다만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5일 업무상 질병으로 요양하던 직원이 숨지고 다음 날 이를 중대재해로 공시하는 등 안전 리스크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 산재 은폐에 방사선 피폭까지…”투자 시점 차이” 해명 무색

안전 관리의 허점은 제재로도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2024년 5월 기흥사업장 방사선 피폭사고와 관련해 그해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중대재해 발생 시 조치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3천만원을 부과받았고, 보고의무 발생 여부를 다투겠다며 이의를 제기해 현재 과태료 재판이 진행 중이다. 같은 사고로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도 방사선 관리 위반으로 과태료 1천65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어 그해 11월 고용노동부 감독에서는 기흥사업장이 관리감독자 배치 등, 화성사업장이 산업재해 발생 은폐·보고의무 위반으로 각각 6천100만원과 700만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회사가 산업재해를 숨기다 적발된 만큼, ‘재해율이 개선됐다’는 수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천안사업장 수산화칼륨 접액사고(과태료 600만원), 미국 오스틴 법인 폐수 유출 등(과태료 9만3천달러)까지 화학·환경 제재가 이어졌다.

변준우 법무법인 마중 변호사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화학물질은 근로자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물질로, 최근 법원에서 백혈병 발병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도 나오고 있다”며 “성장에 취해 근로자 안전과 환경 투자를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의도적 축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경안전 투자비는 관련 시설을 건축하는 단계에서 반영되기 때문에 실제 캐파(생산능력)를 늘리는 시점과 차이가 날 수 있다”며 “투자를 의도적으로 줄이거나 증설이 지연된 것이 아니라 투자비 반영 시점에 따른 차이일 뿐”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사 설명과 달리 반도체 생산은 확장 국면에 있다. 삼성전자는 2040년까지 반도체에 약 2천1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시했고, 지난해 화학물질 사용량과 배출·폐기물은 모두 최근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생산능력과 위험 요인이 커지는데 안전 투자만 줄어든 것이어서, ‘건설 시점 차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나온다. 안전 투자 효과에는 시차가 있는 만큼, 삭감의 여파가 앞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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