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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적자 자회사 ‘정몽윤 장녀 정정이’ 부동산펀드에 660억 베팅…’밀어주기’ 논란

(왼)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오)정정이 현대하임자산운용 대표. (사진=각 사)
(왼)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오)정정이 현대하임자산운용 대표. (사진=각 사)

현대하임자산운용 2년 연속 순손실·자본잠식 근접에도 모회사가 후순위 위험까지 떠안아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정몽윤 회장의 장녀 정정이 대표가 이끄는 자회사 현대하임자산운용의 부동산개발 펀드에 최대 66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기로 하면서 ‘오너 장녀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모회사가 손실을 먼저 떠안는 후순위 위험까지 끌어안은 데다, 정작 펀드를 굴리는 운용사는 2년 연속 적자에 자본잠식 문턱에 와 있어 투자 정당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현대하임자산운용이 조성한 ‘현대하임시니어하우징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에 주력 투자자로 참여, 차등형 펀드의 후순위인 2종 수익권(지분율 78.46%)을 510억원에 인수했다. 이 펀드는 총사업비 약 5천억원 규모의 ‘서울 목동 시니어 주거 개발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설정됐다.

서울 목동 시니어 주거 개발 사업은 주거 섹터 특화 운용사를 표방하는 현대하임자산운용이 양천구 목동 ‘목동 예술인센터'(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소유) 부지에 대규모 시니어 레지던스(노인복지주택)를 짓는 프로젝트다. 현대하임자산운용은 양해각서(MOU) 체결 후 지난 3월 정식 매매계약을 맺었으며, 대지면적 4천379㎡의 기존 건물을 증축·리모델링해 용적률 약 990%, 최고 29층 높이로 전환할 예정이다. 공급 규모는 임대형 노인복지주택 약 400실 안팎으로 계획돼 있다.

■ 660억 약정·자산 80%가 모회사 돈…후순위 ‘2종 수익권’까지

주목되는 것은 현대해상이 떠안은 투자 위험의 크기다. 현대하임자산운용이 지난 3월 23일 공시한 특수관계인과의 수익증권거래 내역을 보면, 모회사인 현대해상과의 이 펀드 거래금액은 660억원(조건부 참여 포함 총 약정금액)에 이른다. 실제 투자는 분할 인출 방식이지만, 약정 한도 기준으로는 알려진 51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펀드 만기는 최초 설정일로부터 87개월 뒤인 2033년 6월 24일로 예정돼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해당 펀드 자산총계가 650억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펀드 자금의 약 80%를 모회사가 댄 셈이다. 현대해상이 인수한 2종 수익권은 1종(선순위) 투자자에게 수익이 우선 분배된 뒤 잔여 수익을 가져가는 후순위 구조다. 운용 실적이 좋거나 만기 시점 자산가치가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나면 선순위보다 먼저 손실을 떠안는다.

통상 보험사는 대체투자에서 선순위·중순위 중심의 보수적 전략을 선호하는데, 현대해상은 이번 목동 개발에서 그룹 내 신생 운용사가 처음 주도하는 사업의 가장 위험한 구간을 모회사가 받아주는 형태로 결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모회사가 자회사 개발사업의 초기 안정성을 책임지는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현대해상은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재개발 지역의 양호한 입지와 인구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이 우수하다고 판단해 초기 단계부터 투자를 검토했다”며 “킥스(K-ICS)비율 등 재무적 영향도 내부 프로세스를 거쳐 충분히 검토한 뒤 집행한 정상적인 투자”라고 설명했다.

■ 2년 연속 적자·자본잠식 근접…정몽윤 의장 주재 이사회서 만장일치

정작 660억원을 굴리게 될 현대하임자산운용의 체력은 취약하다. 2024년 4월 설립된 이 회사는 영업 첫해인 2024년 18억4천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2025년에도 19억4천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에 머물렀다. 설립 당시 200억원이던 자본금은 누적 결손으로 자본총계가 159억원까지 줄어, 약 41억원의 결손이 쌓인 상태다. 2025년 영업수익 11억8천만원도 사실상 전액 계열사 거래에서 나온 것으로, 독자 수익기반은 아직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신생·적자 운용사가 주도하는 펀드에 모회사가 거액을 후순위로 투입하기로 한 결정은 현대해상 이사회에서 사실상 이견 없이 통과됐다. 현대해상이 공시한 이사회 운영 현황을 보면, 지난 3월 20일 정몽윤 회장이 의장을 맡은 이사회에서 ‘현대하임 시니어하우징 제1호 펀드 투자의 건’이 원안 가결됐으며, 참석한 사외이사 4명 전원이 찬성해 반대표는 한 표도 나오지 않았다. 오너 일가가 직접 관여된 거래에 대한 이사회 견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정정이 대표는 1984년생으로 정몽윤 회장의 장녀이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녀다. 현대해상 부사장인 동생 정경선 씨와는 남매지간으로, 업계에서는 정 부사장이 보험 본업을, 정 대표가 계열사를 통해 신사업·대체투자를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눈 것으로 본다. 정 대표는 2024년 4월 현대하임자산운용 사내이사로 합류한 뒤 지난해 6월 대표이사에 오른 만큼, 이번 목동 사업은 그의 첫 대형 트랙레코드에 해당한다. 모회사 자금이 그 첫 성과의 토대를 받쳐주는 모양새여서, ‘오너 3세 신사업에 대한 정당한 투자인가, 자회사 밀어주기인가’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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