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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4일 광주 호남철도차량정비단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김태승 코레일 사장. 사진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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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승 코레일, 연차 40% 반려·안전교육 파행 논란… SR 통합 압박에 골병드는 승무원들

지난 5월 14일 광주 호남철도차량정비단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김태승 코레일 사장. 사진 코레일
지난 5월 14일 광주 호남철도차량정비단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김태승 코레일 사장. 사진 코레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오는 9월 에스알(SR)과의 통합운행에 맞춰 고속열차 좌석을 늘리기로 했으나, 현장 승무 인력 부족으로 승무원들의 연차휴가 신청이 대거 반려되는 등 근무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5일 오전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차·병가 통제 중단과 단체협약 준수, 현장 인력 충원을 촉구했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기준 한 승무사업소의 연차 신청 159건 중 64건(약 40%)에 사용 금지가 통보됐다. 앞서 실시된 2025년 운전승무원 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8.3%가 희망 날짜에 연차를 쓰지 못하고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연차 거부를 걱정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95.6%에 달했다.

5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철도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 인력 충원과 연차·병가 통제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5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철도노동조합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 인력 충원과 연차·병가 통제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용희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병점승무지부장은 일부 사업소에서 인력 부족을 이유로 연차 신청서 제출 자체를 막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식적인 반려 기록을 남기지 않고 “탈 사람이 없으니 나중에 다시 오라”며 신청을 돌려보내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인력 부족으로 현장 관리자인 팀장까지 직접 운행에 투입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이 지부장은 대체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운행 전 필수 안전교육조차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수도권 전철 이용객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호 철도노조 청량리고속기관차승무지부장 역시 인력 부족을 이유로 연차와 병가가 반려되거나 휴일 근무를 강요받는 사례를 언급하며, 코로나19 감염 기관사의 병가 미승인 사례와 2개월간 휴일 9차례 중 8차례를 쉬지 못한 사례를 제시했다.

■ SR 통합 앞두고 좌석 늘리는데…현장은 연차·병가 통제

코레일은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과 3일 통합 승차권 앱 ‘코레일+’ 출시에 이어, 9월부터 주중 1만5천석, 주말 1만7천석 이상의 좌석을 확대하고 KTX 운임을 3년간 10% 인하할 계획이다. 주말 운행 횟수도 25회 이상 늘어난다.

증차 계획을 이끄는 김태승 사장은 지난 3월 3일 취임한 제12대 코레일 사장이다. 1961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와 코레일 철도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고속철도 통합을 조속히 완수하고 주요 노선의 좌석 공급을 확대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철도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전과 노사관계에 대해서도 별도의 메시지를 내놨다. 정시운행보다 안전운행을 우선하고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안전문화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노조에 대해서는 경영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주요 현안을 함께 논의하는 상생의 노사관계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취임 5개월 만에 노조가 일부 사업소의 연차·병가 통제와 휴일근무 강요 등을 문제 삼아 사업소장들을 고용노동지청에 고소하기로 하면서, 김 사장이 취임 당시 내놓은 ‘안전’과 ‘상생’ 기조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 돌봄휴가는 늘고 예비인력은 줄고…안전·노사 갈등으로 확산

노조는 이 같은 현장 갈등의 배경으로 승무 인력 부족을 지목하고 있다. 육아휴직과 가족돌봄휴가 등 돌봄 제도 이용이 늘어난 가운데, 이를 대체할 인력이 부족해 남은 직원들에게 결원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5일 오전 서울역에서 열린 전국철도노동조합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쉼 없이 안전 없다' 피켓과 지난 7월 성북승무사업소의 연차휴가 신청 대기줄 모습이 담긴 패널을 들어 보이며 인력 충원 및 연차 통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5일 오전 서울역에서 열린 전국철도노동조합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쉼 없이 안전 없다’ 피켓과 지난 7월 성북승무사업소의 연차휴가 신청 대기줄 모습이 담긴 패널을 들어 보이며 인력 충원 및 연차 통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코레일의 2025년 육아휴직 사용자는 1천150명으로 전년 797명보다 44.3% 증가했다. 가족돌봄휴가 사용자도 1만3명으로 처음 1만명을 넘어섰다. 코레일은 2010년 처음 취득한 가족친화 인증을 2024년 갱신했다.

반면 예비인력과 승무 분야 정원은 감소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예비인력 비율은 2019년 8.5%에서 6.6%로 줄었고,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른 승무 분야 정원도 사실상 445명 감소했다. 노조는 돌봄 제도 이용 증가와 인력 감소가 겹치면서 연차·병가 통제와 휴일근무 문제가 전국 사업소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이종선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인력 감축에 따른 결원 부담이 현장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면서 피로 회복을 위한 연차휴가마저 통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력 부족을 둘러싼 갈등은 휴가 사용에만 그치지 않는다. 징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노동위원회 판단을 통해 뒤집힌 사례도 지난해 잇따랐다.

알리오 징계처분 결과 공시에 따르면 노동위원회의 부당징계구제 신청 인용에 따라 2025년 6월 30일 해임 3명과 파면 1명, 8월 18일 정직 1월 3명과 정직 3월 4명, 10월 16일 감봉 3월 1명의 징계 처분이 각각 삭제됐다. 한 해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모두 12명에 대한 징계가 취소된 셈이다.

안전 지표도 개선되지 않았다. 알리오 공시상 2025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은 종합 3등급이며, 위험요소별로는 건설현장이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다.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승인 기준)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각각 2명, 2명, 2명, 3명, 1명이었다. 코레일은 국토교통부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에서 25개 기관 중 유일하게 C등급을 기록했다.

재무적으로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7조3천170억원으로 전년보다 6.6% 늘었으나 영업손실 3천524억원, 당기순손실 3천578억원을 기록했다. 부채총계는 22조1천533억원, 부채비율은 280.23%로 전년 259.91%에서 20.32%포인트 상승했다. 코레일은 지난 6월 발표된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상임기관장 성과상여금은 2023년과 2024년 결산에서 지급 실적이 없다가 2025년 결산 기준 2천492만원이 지급돼 총보수가 1억6천144만원으로 늘었다. 이는 직위 기준 공시로, 김 사장 취임 이전 기간에 해당한다.

정주회 철도노조 운전국장은 연차·병가 사용을 제한하고 단체협약을 위반해 휴일근무를 부과한 관할 사업소장들을 고용노동지청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 승무사업소에서 추가 위반 사례가 확인되면 이를 취합해 일괄 고소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노조는 향후 계획 단계부터 승무원이 배정되지 않는 운행을 줄이고 휴가·교육·임시열차 운행에 대응할 예비인력을 확보하도록 요구하는 한편, 하반기 단체협약에 따른 휴일 및 휴양시간을 준수하는 준법투쟁과 인력 충원을 내건 총력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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