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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걸 회장. 사진=L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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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왕’ 구본걸 회장? LF, 성장은 뒷걸음질인데 출석률 60% 의장님 일가는 ‘136억’ 현금 잔치

구본걸 회장. 사진=LF 제공.
구본걸 회장. 사진=LF 제공.

[인물 탐구] 구본걸은 누구인가?

구본걸 회장(1957년생)은 LG그룹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전형적인 재벌 3세 경영인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MBA를 마친 후 LG산전과 LG상사 등을 거치며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다, 2006년 11월 1일 LG상사로부터 패션 부문이 분할 신설될 당시 독립 경영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가 이끄는 LF(Life in Future)는 과거 ‘LG패션’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했던 기업으로, 2014년 3월 사명을 변경하며 단순 패션 기업을 넘어 ‘미래 생활문화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현재 LF는 패션 사업을 주력으로 하면서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한 부동산 금융, LF푸드를 통한 식자재 유통 및 외식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생활문화 그룹으로 성장했다.

LF의 핵심 경쟁력인 패션 부문은 닥스(DAKS), 마에스트로(Maestro), 헤지스(HAZZYS), 질스튜어트(JILLSTUART) 등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유명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헤지스와 닥스 등은 전 복종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브랜드로 꼽힌다. 또한 수입 명품인 막스마라(MaxMara)와 스트리트 캐주얼 던스트(Dunst) 등 폭넓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 연령층의 라이프스타일을 공략하고 있다.

구 회장은 현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사촌 형(구본걸의 아버지 구자승과 구광모의 친아버지 구본능이 형제)으로서 범LG가(家) 내에서 확고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1년 3월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를 명분으로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났으나 이사회 의장직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9년 차(8년 넘게) 고수하며 경영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그는 LF 지분 19.11%(5,587,89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가족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면 57.48%에 이르는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 구조를 바탕으로, 공식 직함을 넘어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이른바 ‘상왕’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료=LF 2025년 사업보고서, 그래픽=뉴스필드
자료=LF 2025년 사업보고서, 그래픽=뉴스필드

LF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구본걸 회장의 ‘책임 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기업의 외형 성장은 정체 국면에 빠졌지만, 이사회 의장인 구 회장의 보수와 배당은 오히려 확대되면서 성과와 보상의 괴리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 매출 738억 증발했는데 회장님 상여는 7억 부활… LF ‘거꾸로 보상’ 논란

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의 외형 성장은 사실상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8,824억 원으로 전년(1조 9,562억 원) 대비 3.8%(약 738억 원) 감소했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매출이 정체되거나 줄어들며 외형 성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이사회 의장인 구본걸 회장의 보수는 큰 폭으로 늘었다. 구 회장은 지난해 급여 12억 원과 상여 7억 원을 포함해 총 19억 1,0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전년도 실적 부진을 이유로 성과급을 받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상여가 7억 원 증가한 셈이다.

보상위원회는 상여 산정 배경으로 매출액·경상이익 달성률과 중장기 성장 인프라 구축 등 전략적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이 700억 원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 상여가 대폭 확대된 점을 두고, 성과 평가 기준의 적정성과 일관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포트폴리오 구축’이나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정성적 지표가 주요 근거로 제시되면서, 수치로 확인되는 경영 성과와 보상 간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형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액의 상여가 책정된 것은 주주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보수 규모를 전문경영인과 비교해도 격차는 뚜렷하다. 구 회장의 보수는 오규식 부회장(15억 2,000만 원)과 김상균 사장(11억 2,000만 원)을 상회하며 사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 LF 배당금 117억 원 중 63% 오너 일가 집중… ‘자녀 개인회사’ 승계 자금줄 논란

기업 외형이 축소되는 경영 위기 상황에서도 구본걸 회장 일가의 ‘현금 챙기기’와 이를 활용한 ‘오너 4세 지배력 강화’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는 2025년 연결 매출액이 전년 대비 -3.8% 역성장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 기조는 실적과 무관하게 전년과 동일한 주당 700원을 유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 그래픽=뉴스필드.
자료=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 그래픽=뉴스필드.

이러한 배당 정책의 수혜는 고스란히 오너 일가에게 집중되었다. 구본걸 회장 개인은 보유 주식(5,587,890주)을 통해 약 39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으며, 여기에 매출 감소 국면에서 전격 부활시킨 7억 원의 상여금을 포함한 보수 19억 1,000만 원을 더해 한 해에만 58억 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친인척을 포함한 오너 일가 전체가 가져간 배당금 총액은 약 117억 6,000만 원에 달한다.

특히 배당의 ‘질’을 살펴보면 오너 일가 배 불리기 정황이 더욱 뚜렷하다. LF가 지급한 전체 현금 배당액 약 185억 원 중 무려 63.5%가 오너 일가(지분율 57.48%)에게 귀속되었다. 이는 배당권이 없는 자기주식(2,574,386주, 8.8%)을 제외한 실질 유통주식을 기준으로 배당이 이뤄지는 구조를 활용해, 오너가의 실질 수령 비중을 지분율보다 6%p 이상 끌어올린 결과다.

주목할 점은 이처럼 확보된 거액의 현금이 오너 4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매입 자금으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지난 3일 공시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에 따르면, 구 회장의 자녀인 구민정 씨와 구성모 씨, 그리고 자녀들의 가족회사인 ㈜LF디앤엘은 3월 말과 4월 초에 걸쳐 대규모 장내 매수를 진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구민정 씨와 구성모 씨의 지분율은 각각 1.41%와 2.06%로 상승했으며, 승계의 핵심 고리로 지목되는 ㈜LF디앤엘의 지분율 역시 13.85%에서 14.13%로 확대되었다. ㈜LF디앤엘은 구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91.58%)와 장녀 구민정 씨(8.42%)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로, 이번 배당으로만 약 28억 3,000만 원의 현금을 수령하며 오너 4세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사금고’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결국 LF 이사회가 매출 감소라는 실적 성적표를 외면한 채 ‘구본걸 회장 맞춤형’ 상여금 지급과 고배당을 결의하는 사이, 오너 일가는 회사의 자산을 승계 재원으로 전환하며 오너 3세에서 4세로의 경영권 이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출석률 60%’ 의장… 구본걸 회장 불참 속 자녀 회사 지배력 확대·부실 지원 ‘일사천리’

구본걸 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를 명분으로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이사회를 소집하고 경영 전반의 최종 의사결정권을 쥐는 이사회 의장직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9년 차(만 8년 넘게) 고수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 그래픽=뉴스필드.
자료=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 그래픽=뉴스필드.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표이사로서의 법적 책임은 전문경영인에게 미루고, 의장직을 통해 그룹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만 행사하려는 이른바 ‘상왕 경영’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권력 독점의 결과는 이사회의 ‘거수기’ 전락으로 이어졌다. 2025년 한 해 동안 열린 총 10차례의 이사회에서 상정된 모든 결의 안건은 단 한 표의 반대나 기권도 없이 100%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특히 구 회장은 본인 및 친인척과 관련된 ‘이사 등과 회사 간 거래 승인’ 안건이 상정된 3월, 6월, 7월 이사회에 세 차례나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출석률 60%를 기록했다.

의장이 사적 이해관계 때문에 회의 자체를 반복적으로 비우는 사이, 이사회와 내부거래위원회는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안건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통로로 이용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로 LF는 구본걸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지분 91.58%)와 장녀 구민정 씨(8.42%)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 ㈜LF디앤엘과, 구 회장의 동생들 일가가 지배하는 ㈜파스텔세상, ㈜트라이본즈 등 특수관계인들과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내부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가 거수기 논란 속에 오너 측 안건들을 일사천리로 추인하는 사이, 한편에서는 ㈜LF디앤엘이 2025년 연초 장내 매수를 통해 LF의 지분율을 11.97%에서 연말 13.85%까지 끌어올리며 오너 4세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또한, 자생력이 낮은 종속기업에 대한 무리한 지원도 ‘구본걸 회장 맞춤형’ 결단으로 꼽힌다. 이사회 산하 내부거래위원회는 매출 1,778억 원 대비 당기순이익이 고작 7억 3,300만 원(이익률 약 0.4%)에 불과해 수익성이 극히 저조한 ㈜엘에프푸드에 550억 원의 대규모 자금을 대여하기로 결정(8월)하고 이를 이사회에 보고함으로써, 오너의 사업 확장 리스크를 일반 주주들의 자산으로 감당하게 했다.

여기에 LF는 ㈜LF스퀘어씨사이드, ㈜엘에프푸드, ㈜비알케이컴퍼니 등 종속기업을 위해 수천만 달러와 수백억 원 규모의 차입금 한도 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피에프브이㈜의 대출을 위해 당사가 보유한 해당 회사 주식 전체를 담보로 제공하는 등 주주 자산을 오너 일가의 사업 리스크에 과도하게 노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LF 측은 이사회 운영이 절차적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LF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은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안건에는 원칙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며, 이는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위한 필수 절차”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 관계자는 의장 불참을 둘러싼 해석에 선을 그으며, “불참한 이사회 1건은 중장기 사업 추진을 위한 공적 업무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 감소와 성장 정체라는 위기 속에서 오너가 이사회 출석조차 소홀히 하며 보수만 올리는 것은 주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진정한 책임 경영을 위해선 투명한 보수 산정 근거를 공개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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