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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 앞에서 열린 '세브란스병원 노조파괴 엄벌 및 위증·무고죄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회

10년 버틴 세브란스 청소노동자들… “노조 파괴 범죄, 항소심서 엄벌하라”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 앞에서 열린 '세브란스병원 노조파괴 엄벌 및 위증·무고죄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 앞에서 열린 ‘세브란스병원 노조파괴 엄벌 및 위증·무고죄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이 조직적인 노동조합 파괴 공작에 맞서 싸워온 지 10년 만에 항소심 선고를 맞이했다.

1심에서 병원 임직원과 용역업체 경영진 전원이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사측이 반성 없는 법적 공방을 이어가자, 노동계는 수사 기관의 엄정한 처벌과 지연된 정의의 실현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 “10년의 협박과 어용노조 공격”… 지연된 판결에 타들어 가는 노동자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29일 오후 서울서부지법과 마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브란스병원 노조 파괴 사건의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노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사측의 협박과 불이익, 어용노조를 동원한 조직적 공격을 견뎌왔다.

이현미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장은 “법원이 이미 노사 갈등이 아닌 명백한 ‘노조 파괴 범죄’임을 판결했음에도, 현장에서는 유죄를 받은 업체가 여전히 용역을 수행하며 노동자들의 교섭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참석자들은 ‘진짜 사장’인 세브란스병원이 하청업체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사이 정의가 지연되면서 노동자들의 고통만 가중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4년째 멈춘 ‘위증 수사’와 뒤늦게 드러난 ‘무고’의 실체

이번 사건의 이면에는 사측의 조직적인 사법 방해 의혹이 짙게 깔려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병원 파트장과 용역업체 관계자들은 과거 재판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도 부당노동행위 관여 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허위 진술을 했다. 이후 노동부 수사에서 노조 파괴 문건이 발견되었으나, 2021년 제기된 모해위증 고소 건에 대해 경찰은 4년째 수사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병원이 노조 탄압을 목적으로 남발했던 고소 행위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지난 2016년 노조 출범식을 방해하던 중 항의한 이들을 무차별 고소했던 사건에 대해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1월 14일 해당 건을 ‘무고’ 혐의로 판단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병원의 고소 남발이 정당한 항의를 입막음하려는 의도였음이 수사 결과로 드러난 셈이다.

학생들의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의 윤승현 학생은 “병원 측이 대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동문들에게까지 고소를 남발하며 학교의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과거 노조 파괴 주범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던 경기도남부경찰청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공권력의 편향된 태도를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세브란스병원 측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려우며, 법원의 최종 판단을 존중하고 법적 절차에 따라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항소심 판결이 원청인 세브란스병원의 사용자 책임을 묻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노동자들은 ‘진짜 사장’이 직접 대화에 나설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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