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정비사업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며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2.0’을 발표했으나, 시민사회는 이를 실적 부진을 감추기 위한 무리한 규제 완화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공급 확대라는 명분과 달리 실제 정비구역 지정률은 20%대에 머물고 있으며, 절차 간소화가 원주민과 세입자의 주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홍보만 화려한 31만 호”… 실제 구역 지정은 26%에 불과
29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논평을 통해 서울시가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을 목표로 제시한 ‘신통기획 2.0’에 대해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만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참여연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신통기획 도입 이후 공모에 선정된 106곳 중 실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28곳(26.4%)에 그쳤다. 서울시가 자평하는 ‘속도전’이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주택 공급 부진의 근본 원인이 절차의 복잡함보다는 높은 공사비, 부동산 PF 부실, 고금리에 따른 수요 위축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분별한 구역 확대와 규제 완화는 오히려 땅값과 집값을 부추겨 분양가 상승이라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짚었다.
■ 환경평가 생략·세입자 조사 축소… “주거 취약계층 보호망 무너진다”
특히 신통기획 2.0이 담고 있는 절차 축소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환경영향평가 초안 검토 회의 생략이나 재개발 임대주택 세입자 자격 조회 생략 등은 도시계획의 안정성을 해치고, 이주 대책 수립에 필수적인 기초 조사를 부실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참여연대는 “저렴한 노후 주택은 멸실되고 서민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가 아파트만 들어서는 구조”라며 정책의 일관성 부족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신통기획은 정비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기간을 단축해 주택 공급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라며 “절차 간소화는 중복 행정을 제거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민 갈등이나 세입자 문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SH공사의 검증 시스템 등을 통해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구청장에게 건축물 최고 높이 변경 권한을 부여하는 등 도시계획의 일관성을 해치는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실적 쌓기식 정책 대신, 투기 세력에 의한 원주민 내몰림과 주거비 부담 가중 문제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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