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핵발전소가 납부하는 지방세를 주민들에게 현금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을 두고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이 추진되는 민감한 시기에, 지역사회의 안전을 담보로 한 현금 지원이 자칫 핵발전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공동체 내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안전 인프라 대신 현금 지원?… “안전을 돈으로 거래하는 행위”
전국 40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탈핵시민행동은 11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미애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임 의원이 지난 9월 5일 발의한 이 개정안은 핵발전소가 납부하는 지역자원시설세를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수당 형태로 직접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최경숙 탈핵시민행동 집행위원장은 “원전 인근 주민에게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돈으로 거래하겠다는 발상과 다름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원전 지역은 방사선비상계획구역과 맞물려 있어 사고 시 대피와 피해 최소화가 최우선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한 채 현금 지급으로 대체하는 것은 취약계층을 위험에 방치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본래 지역자원시설세는 대피도로 확충, 응급 의료 체계 구축, 환경 감시망 강화 등 주민 안전을 위한 공공 인프라 투자에 최우선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 핵발전 의존도 심화 우려… “일본의 실패 사례 반복할 수 있어”
시민사회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지역사회의 경제적 구조가 원전 가동 여부에 완전히 종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민들이 매달 지급되는 수당에 익숙해지면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이나 신규 원전 건설을 반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과거 일본이 ‘전원 3법’을 통해 지역에 막대한 보조금을 뿌렸으나, 결국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잃게 하고 후쿠시마 사고 당시 안전 불감증을 키웠던 실패 사례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역자원시설세가 현금 지원이 아닌 주민 안전과 지역 사회의 회복력 강화를 위한 공공 투자에 우선적으로 쓰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주민의 안전을 비용으로 치환하는 정책 대신,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근본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임 의원에게 원전 수명 연장 및 신규 건설 추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는 “지자체의 예산 운용 자율성을 높여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주려는 것이 법안의 본래 취지”라며 주민 안전을 돈으로 거래한다는 일방적인 주장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