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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 (출처=한국토지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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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횡령 의혹’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검찰·국세청 전방위 조준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 (출처=한국토지신탁)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회장 (출처=한국토지신탁)

압수수색 이어 특별세무조사…자회사 자본잠식·자사주 활용 논란까지 ‘삼중고’

계열사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차정훈(63) 한국토지신탁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국세청 특별세무조사에 자회사 완전자본잠식, 자사주 활용 논란까지 겹치면서 차 회장과 한국토지신탁을 둘러싼 사법·경영 리스크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12일 법조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김진용 부장검사)는 지난달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차 회장 자택과 한국토지신탁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차 회장이 계열사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려 도박 자금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KBS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5월 강원랜드를 압수수색해 차 회장이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계열사 자금 일부가 도박 자금 등으로 쓰인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금감원 수사의뢰 2년 만에 강제수사…’100억 원대 수수’ 의혹도

이번 수사의 출발점은 2024년 5월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발표다.

금감원은 당시 양대 부동산 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불법·불건전 행위 집중검사 결과 대주주와 임직원이 사익을 추구한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분양대행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 한국자산신탁 전·현직 임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차 회장 관련 범죄 정황을 발견하고 같은 해 7월 수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차 회장이 분양대행업체 등 용역업체들로부터 45억 원 상당의 금품과 법인카드를 받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고, 검찰은 실제 수수 규모가 1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알려졌다.

검찰은 2024년 11월 분양대행업체에 일감을 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한국자산신탁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신병 처리에 나섰다.

그러나 차 회장에 대해서는 1년 넘게 별다른 처분이 이뤄지지 않다가, 최근 서울중앙지검의 ‘미제사건 신속 처분’ 기조에 따라 강제수사가 재개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 회장은 반도체 소재 기업 엠케이전자 회장을 겸하고 있으며, 엠케이전자와 그 완전자회사 엠케이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한국토지신탁 지분은 약 35%에 달한다. 차 회장이 ‘엠케이전자-엠케이인베스트먼트-한국토지신탁’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셈이다.

국세청도 차 회장 지배회사들을 들여다봤다. 뉴스토마토 보도에 따르면 비정기·기획 세무조사를 전담해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2024년 11월 한국토지신탁, 지난해 1월 엠케이전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잇따라 착수했다.

당시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3∼4년에 한 번 정도 받는 정기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며 “한국토지신탁은 금융회사이고 엠케이전자는 일반 회사라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두 회사 간 거래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차 회장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3월 26일 한국토지신탁 사내이사직에서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고, 같은 날 이사회에서 미등기 상근 회장으로 위촉됐다. 임기는 2029년 3월까지 3년이다. 이를 두고 등기이사로서의 법적 책임에서는 벗어나면서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자회사 완전자본잠식에 자사주 교환사채 논란…연결 실적도 적자 전환

수사와 별개로 한국토지신탁의 경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한국토지신탁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지분 91.7%를 보유한 자회사 코레이트자산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206억3천만 원을 내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8억6천만 원으로 떨어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24년에도 237억9천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다.

실적 악화의 주된 배경은 펀드 운용 관련 소송이다. 코레이트자산운용은 공무원연금공단·예금보험공사·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4건에 피소된 상태로, 관련 충당금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1월 코레이트자산운용이 실시한 200억 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보통주 100억 원·우선주 100억 원)에 참여해 자본잠식을 일단 해소했다. 그러나 그 재원을 현금이 아닌 자기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사모 교환사채(EB) 발행으로 조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1천억 원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도 자사주를 활용한 것을 두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 통과 전에 자사주를 처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토지신탁 지분을 보유한 쿼드자산운용은 이사회에 주주서한을 보내 “상법 개정안 통과 전 자사주 소각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이자 비용을 절감해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회사 부실은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토지신탁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1천843억6천만 원으로 전년(2천363억4천만 원) 대비 22% 줄었고, 영업손익은 208억8천만 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별도 기준으로는 283억6천만 원의 영업이익을 내 본체 실적은 흑자를 유지했다.

차 회장과 한국토지신탁 측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와 세무조사 향배에 따라 한국토지신탁의 지배구조와 경영 환경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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