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교통사고 조사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산재보험 미적용 문제가 지속되면서, 이들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지부는 정부와 보험사의 방관 속에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고자 2차 거리 행진에 나섰다.
■ “기본급도 없는 3.3% 노동자”…정부·보험사 외면에 거리로 나선 조사원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이재진) 일반사무업종본부(본부장 이승현) 삼성화재애니카지부(지부장 김인식)가 16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모였다. 이들은 1차 투쟁 이후에도 교통사고 조사원들의 산재보험 적용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시 한번 거리 행진에 나섰다.
교통사고 조사원들은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하며 자신들의 절박한 요구를 외부에 알렸다. 삼성화재애니카지부 박경재 사무국장은 “교통사고 조사원의 절박한 요구가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다”며 “더 뜨겁게,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하자”고 외쳤다. 김인식 삼성화재애니카지부장은 “삼성 자본의 화려한 광고 뒤에는 기본급조차 없는 3.3%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이 숨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부와 보험사들의 불법·편법 하도급 구조가 도로 위 죽음을 양산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진정 노동존중을 말한다면 지금 당장 산재보험 적용을 시행해야 한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무금융노조 이승현 일반사무업종본부장은 “정부는 실태조사만 되풀이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이태환 수석부위원장은 “77%의 조사원들이 업무 중 사고를 경험했고, 40%가 공황장애·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심각한 실태를 지적했다.
그는 또한 “정부는 노동자의 조력자가 아니라 외면자로 남아 있다”며 “산재보험은 최소한의 권리”라고 말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도 “조사원들은 위험한 도로 위에서 국민을 돕고 있지만,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어떤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정부는 공약대로 즉시 산재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정치권·법조계 “산재보험 미적용은 명백한 차별”…시행령 개정 필요성 제기
정치권과 법조계도 이번 투쟁에 함께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보험사 직원처럼 일하면서도 산재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현실은 부당하다”고 지적하며 “법과 시행령을 반드시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법률사무소 ‘권유’의 백일섭 변호사는 “시행령에서 교통사고 조사원만 빠져 있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즉각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당 김성봉 부대표는 “이것은 사각지대가 아니라 차별지대”라고 정의하며 “산재보험 적용은 시작일 뿐, 모든 법제도의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색병원 정창옥 팀장은 “조사원들의 40% 이상이 우울증 증세를 보일 정도로 정신 건강이 심각하다”며 “산재보험 적용은 노동자의 생존과 건강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인식 지부장이 전태일의료센터 건립기금을 녹색병원에 전달했다.
고용노동부 측은 “올해 안에 관련 시행령 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동자들은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행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기철 수석부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차관이 올해 안에 시행령 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음을 전했다. 그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드시 산재보험을 쟁취하자고 독려했다.
녹색당 이상현 공동대표는 모든 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을 비롯한 노동권을 보장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정의당 이은주 전 국회의원은 현행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이 명확한 판단 기준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행사는 참석자들이 국방부종합민원실을 통해 “교통사고조사원 산재보험 촉구 의견서”를 최선 경청통합수석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사안은 교통사고 조사원들의 불안정한 노동자 지위와 산재보험 미적용이라는 법적, 제도적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노동자들의 안전과 권리 보호를 위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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