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되는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 제3자 명의도용 물품이 최근 5년간 30만 건을 넘어섰다. 범죄가 고령층이나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유인하는 방식으로 조직화·지능화되고 있어 엄정한 수사와 처벌, 그리고 사전 차단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사기에 악용된 대포통장·대포폰 등 명의도용 물품은 총 30만 3,282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검거인원은 총 5만 6,466명이었으며, 이 중 1,174명은 구속됐다.
특히 대포통장 검거 건수는 2021년 6,224건에서 2023년 7,400건으로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8월 기준) 이미 5,686건이 적발돼 작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대포폰은 최근 5년간 매년 약 4,600대가 적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조직화·지능화되는 범죄 수법과 취약계층 대상 명의도용
범죄 수법은 점점 조직화·지능화되고 있으며, 고령층이나 저소득층을 유인해 유심칩을 개통하게 한 뒤 명의자 동의 없이 소액결제·인터넷깡 등에 이용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또한, 도박사이트의 자금 세탁 통로로 대포통장을 제공하는 등 자금세탁 및 결제사기 등으로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병도 의원은 대포통장과 대포폰이 이제 보이스피싱의 기본 도구가 됐으며, 자금세탁, 불법도박 등으로 확산되는 만큼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공조 강화를 통해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 AI·딥페이크 기술까지 악용한 신종 수법 등장
나아가 AI·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명의도용 수법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 의원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명의 도용 범죄에 대해선 엄정한 수사와 처벌, 금융권의 사전 차단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자료의 주요 검거 사례를 보면, 범죄단체가 대포통장을 도박사이트 64곳에 제공하고 베팅금 약 40조 원을 세탁해주는 대가로 4천억 원의 불법 수수료를 취득한 조직원 101명이 검거된 사건도 있었다.
고령의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일정 대가를 약속하고 유심칩을 개통하게 한 뒤, 명의자 동의 없이 해당 유심칩을 이용해 인터넷깡, 소액결제, 고가 휴대폰 구입 후 재판매하는 수법으로 약 1억 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피의자 46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대포통장과 대포폰의 대규모 적발 건수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구조적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첨단 기술을 악용한 새로운 명의도용 수법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