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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 사진=롯데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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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안 간 일본인 회장님?” 롯데 장남 신유열 대표, 귀화 미룬 채 ‘5조 손실 왕국’ 물려받나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 사진=롯데그룹 제공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 (사진=롯데그룹)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40)를 중심으로 한 경영권 승계 구도는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자본시장과 여론의 시선은 냉담하다. 그룹 전반이 실적 부진과 유동성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차기 총수 후보로서 경영 성과를 통해 존재감을 입증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국적 유지 논란과 맞물린 성과 부재는 위기 국면의 롯데그룹에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과 재계 분석을 종합하면,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르는 대목은 롯데의 해묵은 ‘일본 기업’ 논란을 다시 소환하는 신유열 대표의 국적 문제다.

1986년생인 신유열 대표는 일본에서 태어나 성장해 현재까지 일본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는 과거 형제 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 구조가 드러나며 대규모 불매 운동을 겪은 뼈아픈 전례가 있다. 이런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 상황에서 일본 국적 인사가 롯데그룹의 차기 총수로 부상하는 것 자체가 강한 반감을 부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역 의무 면제 연령을 넘긴 이후에도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한 구체적 절차에 나서지 않은 점은, 내수 의존도가 절대적인 롯데의 기업 정체성과 충돌한다는 평가다.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국적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 신유열 대표가 이끄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지분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른바 ‘일본 기업’ 논란이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임이 분명해진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분 20.1%를 직접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60.7%를 보유한 최대주주 롯데지주 역시 일본 롯데의 지배 영향권에 있다. 개인의 국적 여부를 넘어, 대표가 성과를 입증해야 할 핵심 계열사의 소유 구조 자체가 일본 자본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본질은 한층 구조적이다.

■ ‘일본 기업’ 꼬리표에 투명한 지배구조 한계… 국적 논란 넘어선 실질적 위협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재무제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2025년 매출이 18조4,8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 감소하며 외형부터 후퇴했다. 수익성은 더 심각하다. 2025년 영업손실은 9,431억 원으로, 2023년 3,916억 원, 2024년 9,145억 원에 이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은 결국 주주 가치 훼손으로 직결됐다. 2025년 당기순손실은 2조4,762억 원에 달했고, 그 결과 지배기업 소유주 지분은 2023년 말 15조5,431억 원에서 2025년 말 12조5,849억 원으로 불과 2년 만에 약 3조 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런 실적 흐름 속에서 전지소재 사업의 투자 성과도 부담 요인으로 부각됐다. 롯데케미칼은 약 2조7,000억 원을 투입해 인수한 전지소재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대해 2024년 3,150억 원, 2025년 4,693억 원의 종속기업투자주식 손상차손을 연속으로 인식했다. 2년간 누적 손상차손 규모는 7,843억 원에 이른다. 이는 회사가 해당 사업의 수익성 및 투자 회수 가능성을 크게 낮춰 평가했음을 의미한다. 해당 사업은 신유열 대표가 롯데케미칼 임원 시절 전지소재 신사업의 핵심으로 제시하며 추진했던 프로젝트다.

실적 부진과 투자 손실은 유동성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차입금 관련 주석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금융과 관련해 ‘EBITDA 대비 이자비용 5배 이상 유지’라는 재무약정을 현재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인수금융 잔액은 8,100억 원이다. 회사는 같은 해 11월 대주단의 동의를 얻어 해당 약정의 준수 의무를 2027년 12월까지 유예받았다. 재무약정 미충족 상태에서 유예가 이뤄졌다는 점은, 현금창출력만으로 차입 구조를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재무약정 위기는 이미 2024년 더 치명적인 형태로 한 번 폭발했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 11월 공모 회사채 2조 450억 원 전반에 기한이익상실(EOD)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고했다. EOD란 채권자가 만기일 전에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상태다.

이를 막기 위해 롯데물산이 소유하고 있는, 신격호 창업주가 평생의 꿈이라 불렀던 건물이자 그룹의 심장인 시가 6조 원 상당의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내놓았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개 시중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회사채 2조5,000억 원 규모의 신용보강 계약을 체결했다. 그룹의 랜드마크가 계열사 부채 보증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롯데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롯데쇼핑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가 2025년 당기순이익 735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을 강조하고 있지만, 매출은 13조7,384억 원으로 2023년(14조5,559억 원), 2024년(13조9,866억 원)에 이어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2024년 실적의 이면은 더 주목할 만하다. 그해 당기순손실이 9,940억 원에 달했음에도 부채비율이 낮아 보였던 것은 9조4,089억 원에 이르는 자산재평가 이익을 기타포괄손익으로 반영해 장부상 자본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이 아닌 ‘땅값 재평가’에 힘입은 착시일 뿐,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은 약화된 상태다.

건설 부문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건설은 2025년 매출 7조9,099억 원으로 전년(7조8,632억 원)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1,054억 원에 그쳐 2024년(1,695억 원) 대비 37.8% 급감했다. 2023년 영업이익(2,595억 원)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새 59.4% 감소한 수치다. 대손상각비는 같은 기간 급증했다. 2025년 1,589억 원으로 전년(707억 원)의 2.2배 수준에 달하는 대손상각비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채권이 계속해서 손익을 잠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 핵심 계열사 도미노 부실… ‘땅값 재평가’ 착시와 ‘불가항력 선언’의 이면

신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룹 전반의 유동성 압박 속에서도 2025년 한 해에만 4,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자금 투입의 결과는 실적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2025년 매출은 1,961억 원으로 전년(2024년 2,344억 원) 대비 16.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326억 원으로 전년(801억 원)보다 65.6%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1,414억 원으로 전년(897억 원) 대비 57.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창사 이래 누적 결손금은 2025년 말 기준 1,922억 원을 넘어섰다. 대규모 증자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줄고 손실은 확대되는 구조적 한계가 공시 수치에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재무 부담은 핵심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롯데케미칼은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사업 운영 자체가 흔들리는 국면에 놓였다. 롯데케미칼이 4월 28일 채권 발행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제63회 무기명식 이권부 보증사채)에는 중대한 투자위험이 명시돼 있다.

투자위험요소 항목에는 “2026년 2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며 유가가 급등했고, 이로 인해 원가 부담이 급증하는 한편 납사 공급 차질이 발생해 2026년 3월 주요 고객사에 불가항력 선언 공문을 발송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기업이 스스로 채권 투자자에게 고지해야 할 위험 요인으로 공시한 사안이다. 이미 4년 연속 영업손실과 재무약정 위반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외부 지정학적 충격까지 겹치며 거래처에 계약 이행 면책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후 롯데케미칼은 대정비 일정을 예정보다 3주 앞당기고 가동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이는 실적 회복이 아닌 손실 확산을 늦추기 위한 방어적 조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2025년 손실 규모를 합산하면 어림잡아도 5조 원을 훌쩍 넘는다. 화학 부문은 조 단위 순손실에 더해 대규모 M&A 실패의 후유증이 겹쳤고, 유통은 자산재평가로 가린 1조 원대 적자와 3년 연속 매출 역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설은 PF 부실의 후폭풍이 현재진행형이며, 바이오는 4,800억 원 유상증자에도 매출이 오히려 줄어드는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 한 축도 그룹 전체를 지탱할 버팀목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승계 시나리오만은 예정대로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이 지점에서 결국 모든 시선은 신유열 대표에게로 모인다.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분명하다. 일본 국적 유지로 상징되는 정체성 논란, LEM 인수를 통해 드러난 경영 판단의 오류, 재무약정 위반과 불가항력 선언으로 확인된 그룹 전반의 재무적 한계, 그리고 이 모든 위기를 돌파할 경영자로서의 실질적 역량 증명이다. 이 복합적인 숙제가 동시에 해소되지 않는 한, 롯데그룹의 3세 경영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냉정한 평가다.

롯데그룹은 과거 재계 5위권을 거론하던 대기업이었으나,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이 누적됐다. 현재의 승계 국면에서 핵심은 상징성이 아니라, 실적으로 검증되는 경영 능력이다. 재무제표와 투자설명서에 반영된 수치들은 그룹이 구조적 위기 국면에 놓여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며, 차기 경영자가 감당해야 할 과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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