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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및 현대모비스 대표.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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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회장 로봇 승부수 시험대…보스턴다이내믹스, 매출 21% 늘 때 순손실 6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로봇 사업의 핵심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올해 상반기 매출을 늘리고도 순손실은 더 큰 폭으로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원을 올리는 동안 4.8원의 순손실을 냈고,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반년간 631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가 지난달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812억7천903만원, 반기순손실은 3천887억8천907만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668억7천999만원보다 21.5% 증가했다. 그러나 순손실은 같은 기간 2천418억5천866만원에서 60.7% 늘었다. 매출이 144억원 늘어나는 동안 순손실은 1천469억원 불어난 셈이다.

수익성은 오히려 뒤로 갔다.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은 매출의 3.6배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8배로 높아졌다. 매출 증가율보다 순손실 증가율이 39.2%포인트 높았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분법으로 반영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손실도 지난해 상반기 279억1천879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455억8천770만원으로 63.3% 증가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글로비스의 관계기업 가운데 가장 큰 지분법 손실을 냈다.

적자가 커지는 동안 추가 자금도 들어갔다. 현대글로비스는 상반기 보스턴다이내믹스에 631억2천362만원을 추가 납입했다. 지난해 한 해 추가 납입액 891억2천615만원의 70.8%를 반년 만에 다시 투입한 규모다.

현대글로비스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율은 지난해 말 11.25%에서 올해 6월 말 11.39%로 높아졌다. 별도재무제표상 투자주식 장부금액도 같은 기간 3천538억5천593만원에서 4천169억7천954만원으로 늘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및 현대모비스 대표.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투자금이 들어오면서 재무상태는 개선됐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상반기 말 자산 4천53억원, 부채 4천55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올해 상반기 말에는 자산 9천858억원, 부채 4천179억원을 기록했다. 순자산은 마이너스 503억원에서 플러스 5천680억원으로 돌아섰다.

다만 자본 확충과 영업 성과는 엇갈렸다. 1년 사이 순자산은 6천183억원 개선됐지만 반기 순손실은 1천469억원 늘었다. 외부에서 투입한 자금으로 자본은 보강했지만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 속도는 더 빨라진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양산 목표까지는 2년이 남았다. 그룹은 지난 1월 CES 2026에서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룹은 제조용 인공지능 로봇을 훈련하고 생산 현장 데이터를 수집하는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를 구축하는 등 상용화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까지 공시에 찍힌 실적은 매출 확대가 손실 축소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5년에도 매출 1천500억6천612만원에 당기순손실 5천284억4천813만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2024년 4천405억원보다 약 20% 늘었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만 지난해 연간 손실의 73.6%에 도달했다.

자금 부담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글로비스 반기보고서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존 주주가 보유 주식을 매수인들에게 팔 수 있는 풋옵션과, 기존 주주들이 소프트뱅크 보유 주식 전부의 매도를 요구할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이 함께 기재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주주 간 협약에 따라 다른 매수인들과 연대책임을 부담한다. 다른 매수인들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현대글로비스가 추가로 부담할 수 있는 총액은 2억8천351만달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 통지에 따라 관련 주주들이 계약상 의무 이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 측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전량을 확보하게 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공동 출자한 HMG글로벌이 최대주주다. 정 회장과 현대글로비스도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가 그룹의 제조 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피지컬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할 핵심 자산이라는 입장이다. 향후 2년간 매출 증가가 손실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정 회장의 로봇 승부수를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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