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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출처=LS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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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구자열 의장 ‘내부통제 감독 책임’ 도마… 100일 만에 ‘공시 3대 악재’ 직격탄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출처=LS그룹)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출처=LS그룹)

‘중대재해 숨기기’부터 ‘100배 부풀리기’까지

분기보고서 제출 이틀 전 이사회·감사위원회 열렸지만 오류 12일 방치

참사 4일 뒤엔 “내부통제 완벽 준수” 자평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생한 ㈜LS의 조 단위 수주잔고 공시 오류 사태와 관련해 본격적인 경위 파악 및 심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태는 자회사 LS일렉트릭의 수주 실적이 취합 과정에서 약 100배(238억 원→2조3782억 원) 부풀려진 역대급 공시 참사로, 정정 공시 직후 LS와 LS일렉트릭의 시가총액은 사흘 새 약 3조5000억 원이 증발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번 사태가 고립된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LS그룹은 올해 들어 불과 100여 일 사이에 중대재해 늑장 공시·오너 일가 과징금 확정·수주잔고 오기(誤記)라는 공시·법적 리스크를 세 차례 연속으로 자초했다.

그리고 결정적 장면들이 연이어 나온다. 분기보고서 제출 이틀 전인 5월 13일, 이사회 의장과 감사위원장이 함께 앉은 자리에서 1분기 경영실적이 보고됐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5월 15일, 수주잔고가 100배 부풀려진 분기보고서가 시장에 제출됐다. 보고서가 나간 뒤 12일이 지나도록 오류를 바로잡는 사람이 내부에 아무도 없었다. 공시 참사를 자인한 지 불과 4일 뒤에는 “내부회계관리 및 공시정보관리 규정을 마련하여 운영 중”이라며 내부통제 핵심지표를 “준수(O)”로 자평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가 금융당국에 제출됐다. 시장의 비판은 그룹 내부통제의 최종 감독자인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을 향하고 있다.

■ ‘3개월에 3번’… 반복되는 공시 불신

4일 본지가 LS그룹의 올해 공시·법적 이력을 확인한 결과, 이번 사태는 100일 안에 터진 세 번째 위기다.

첫 번째는 지난 1월 LS엠트론 연구소에서 20대 여성 연구원이 트랙터 제어 시스템 점검 중 숨진 사망 사고다. LS는 당일 고용노동부에 보고하고도 투자자 공시는 8일이 지난 1월 28일에야 했다. 현행 규정은 노동부 보고 시점부터 24시간 이내 공시를 요구한다. 한국거래소는 2월 20일 LS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제재금 800만 원을 부과했다. 중대재해 공시 규정 위반에 대한 거래소의 첫 제재 사례였다.

두 번째는 4월의 ‘통행세’ 과징금 확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LS그룹이 2006년부터 2019년까지 13년간 약 17조 원 규모의 동(銅) 원자재 거래에 계열사 ‘LS글로벌’을 끼워 넣어 오너 일가 3세대 12명이 약 93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혐의로 총 253억6400만 원의 과징금을 최종 확정했다. 구자은 회장 등이 피고인으로 있는 형사재판은 이번 확정으로 재개에 속도가 붙었다.

세 번째가 이번 수주잔고 오류 사태다. LS는 5월 15일 제출한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LS일렉트릭 기타 사업 부문 수주 총액을 2조3782억 원으로 기재했다가 12일 만인 27일에 238억 원으로 정정했다. 기납품액(8337억→83억 원)과 수주 잔고(1조5445억→154억 원)도 일제히 10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정정 사유는 ‘단순기재오류’였다.

원인은 단위 착오다. 2024년 11월 7일 LS일렉트릭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편입한 신규 종속회사 LS티라유텍은 백만 원 단위를 사용하는데, 지주사 ㈜LS가 이를 억 원 단위로 잘못 인식해 취합했다. 편입 후 1년이 넘도록 단위 체계조차 통합 관리하지 못한 것이다.

㈜LS 기업지배구조보고서(2026.6.1)에 게재된 ‘이사회 구성 현황’ 표. 구자열 이사회 의장(맨 위)과 이완경 감사위원장 등이 포함돼 있다. (출처: ㈜LS 기업지배구조보고서)
㈜LS 기업지배구조보고서(2026.6.1)에 게재된 ‘이사회 구성 현황’ 표. 구자열 이사회 의장(맨 위)과 이완경 감사위원장 등이 포함돼 있다. (출처: ㈜LS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그런데 이 오류가 담긴 분기보고서 제출 이틀 전, 이사회와 감사위원회가 나란히 열렸다. 5월 13일, LS는 10회차 정기 이사회와 4차 감사위원회를 함께 열고 “2026년 1/4분기 경영실적 보고의 건”을 정식 안건으로 다뤘다.

이 자리에는 구자열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이사 7명 전원, 이완경 감사위원장을 포함한 감사위원 4명 전원이 빠짐없이 출석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5월 15일, 수주잔고가 100배 부풀려진 분기보고서가 시장에 제출됐다. 보고서 제출 전 수주잔고 수치에 대한 내부 검증 절차가 작동했는지, 이사회나 감사위원회가 이를 검토할 기회가 있었는지는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보고서가 나간 뒤 12일이 지나도록 오류를 바로잡는 사람이 내부에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아이러니는 더 있다. 같은 날 감사위원회는 “2026년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계획 검토의 건”도 함께 다뤘다. 내부회계관리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회의가 열린 바로 그날, 이틀 뒤 제출될 분기보고서의 오류는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

외부감사인도 마찬가지였다. 삼정회계법인은 1분기 연결·별도 분기 검토를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8일까지 수행했다. 검토가 끝난 뒤 7일이 지난 5월 15일 오류가 담긴 보고서가 제출됐다. 분기 검토는 재무제표 위주로 진행되며 수주 현황이 담긴 ‘사업의 내용’ 섹션은 검토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사회·감사위원회·외부감사인이라는 세 검증 주체가 모두 존재했음에도, 전 분기 대비 수백 배 튀는 수치는 12일간 아무도 잡아내지 못한 채 시장에 유통됐다.

자본시장법 제429조에 의거 중요 사항의 허위 기재나 누락은 과징금 부과 대상이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경고를 받은 지 불과 3개월 만에 조 단위 공시 오류가 재발했다는 점에서, 이사회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이 구호에 그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S는 2024년 3월 28일에도 2023년 사업보고서를 한꺼번에 정정했다. 수주 현황을 포함해 연결재무제표 주석 13개 항목과 별도재무제표 주석 6개 항목, 타법인 출자 현황까지 총 21개 항목이 모두 ‘단순기재오류’를 이유로 수정됐다. 개별 수치의 착오를 넘어 보고서 전반이 반복적으로 뒤집혀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 역시 우발적 실수라기보다 공시 시스템 전반의 관리 부실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 참사 닷새 뒤 “내부통제 준수” 자평…구자열 의장 책임론 대두

시장의 비판은 그룹 내부통제의 최종 감독자인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73)을 향하고 있다.

구 의장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LS그룹 회장을 역임하며 그룹의 경영 틀을 구축한 인물이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되며 그룹 전체 지배구조와 리스크 관리의 최상위 감독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LS는 공시 참사를 자인한 지 불과 닷새 뒤인 6월 1일, 금융당국에 제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마련(핵심지표 7번), 내부감사기구 전문가 존재(핵심지표 13번), 적시·공평한 정보 제공(세부원칙 2-1) 등 핵심 지표를 모두 “준수(O)”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조 단위 오류를 12일간 방치했음에도 “공시정보관리 규정을 마련해 운영 중”이라고 기재한 것이다. 이사회가 스스로의 시스템 결함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보고서를 형식적으로 작성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LS그룹은 상법 개정 논의와 맞물려 자사주 소각 시 오너 일가의 실질 지배력이 45%대에서 37%대로 약 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지배구조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AI 전력 인프라 신사업 확장을 가속하는 상황에서 공시 신뢰 붕괴는 치명적일 수 있다.

금감원은 LS 측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으며, 위반 동기의 고의 및 중과실 여부를 엄정히 따져 과징금 등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LS 측은 “경위서를 성실히 제출했으며, 공시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실제 전력 인프라 수주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며 과도한 주가 하락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경영 신뢰도’의 문제로 향하고 있다. 올해 3월 재신임을 받은 구자열 의장 체제가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내부통제 쇄신으로 답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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