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16일, 일본 정밀 세라믹 분야의 강자 노리타케와 함께 자동차 전력 반도체에 쓰이는 핵심 접착제인 실버 페이스트를 공동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 차세대 자동차 전력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우수한 내열성과 방열 성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개발된 실버 페이스트는 LG화학의 독보적인 조성 기술과 노리타케의 첨단 제조 기술이 결합된 결과물로, SiC(탄화규소) 반도체 칩과 기판을 접합하는 데 필수적인 소재다. 특히, 기존 납땜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고 300도까지 치솟는 전력 반도체 구동 온도에서도 탁월한 안정성을 보인다고 LG화학 측은 강조했다.

기존 실버 페이스트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냉동 보관의 불편함과 짧은 보관 기한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개발품은 상온에서 최대 6개월까지 장기 보관이 가능해 운송 및 보관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였으며, 고객 공정 내 제품 사용 가능 시간 또한 길어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미래 모빌리티 핵심, 전력 반도체 접착제 시장 전망

최근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고전압, 고전류에 대응할 수 있는 전력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력 반도체 시장은 2025년 약 3,000억 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8,5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LG화학은 노리타케와의 협력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사는 이번 공동 개발을 시작으로 차세대 제품의 선행 개발 또한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소재 기술을 확보하려는 양사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협력에 대해 “LG화학은 오랜 기간 축적해온 기술력과 소재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 전장 부품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신 부회장은 “노리타케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용 접착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LG화학이 이번 공동 개발을 통해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전 세계 자동차 접착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