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가석방 후 첫 공식 경영 행보에 나선 지 닷새 만에 한국앤컴퍼니 대전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자동차용 납축전지 생산이 전면 중단되면서 해당 생산 분야의 매출액이 회사 전체 매출의 31.41%에 달하는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한국앤컴퍼니는 25일 대전공장 내 납축전지 배터리 제조공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자동차용 납축전지 전체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생산 중단 분야의 2025년 매출액은 4578억2284만원으로, 회사 전체 연결 매출 1조4575억5170만원의 31.41%다.
회사는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을 확인하면서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생산 재개 예정일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역시 현재 확인 중이다.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핵심 계열사로 둔 사업형 지주회사다. 2021년 한국아트라스비엑스를 합병하면서 배터리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현재 차량용·산업용 납축전지를 생산하며 배터리 브랜드는 ‘한국(Hankook)’으로 통합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576억원, 영업이익은 4116억원이다.
■ 경영복귀 직후 핵심 생산시설 화재…‘안전 혁신’ 시험대
지난 7월 30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조 회장은 8월 20~21일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플렉스에서 열린 계열사 혁신회의에 참석했다. 중장기 사업전략과 AI 전환(AX) 등을 논의한 자리로, 가석방 이후 첫 공식 경영 행보로 평가됐다. 다만 그룹 측은 이를 두고 본격적인 경영 복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후 닷새 만에 배터리 사업의 핵심 생산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생산현장 관리와 안전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현재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관리 부실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생산 재개와 함께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제조혁신 체계인 ‘HCI WAY’를 배터리 사업 부문으로 확대하면서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강화, 안전하고 즐거운 일터 조성을 3대 축으로 제시했다. 당시 그룹은 안전을 생산혁신의 핵심 요소로 내세우며 제조현장의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이번 화재가 특히 눈길을 끄는 배경에는 오너의 경영 복귀 과정도 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을 확정했다. 법원은 계열사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과 회사 운전기사의 배우자 수행 업무 동원, 개인적으로 사용한 차량 비용과 이사·가구 비용 등을 회사가 부담하게 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반면 검찰이 제기한 200억원대 혐의 가운데 계열사 간 거래와 자금 대여 등 일부 혐의는 최종적으로 무죄가 확정됐다. 형기 만료를 앞두고 가석방된 뒤 경영 현장에 다시 등장한 만큼, 향후에는 사법 리스크를 넘어 실제 경영 성과와 책임경영이 함께 평가받게 됐다.
한국앤컴퍼니는 조양래 명예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오너 기업이다. 조현범 회장이 42.03%로 최대주주이며 조현식 전 고문 18.93%, 조희원씨 10.61%, 조양래 명예회장 4.41% 등 오너 일가가 주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대전공장 화재로 중단된 자동차용 납축전지 생산은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의 31.41%에 해당한다. 결국 핵심은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얼마나 신속하게 규명하고, 생산시설을 언제 정상화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경영 복귀를 본격화한 오너 경영진에게는 안전관리와 생산 정상화라는 과제가 동시에 놓이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