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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한양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한양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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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양증권 ‘JTBC 채권’ 무리한 추가 매입 의혹 전 본부장 폭로

법원에 JTBC CP·회사채 품의서 및 리스크 내규 등 내부 결재문서 9건 제출 요구

리스크위원회 부결 뒤 위험관리책임자·준법감시인 교체 후 추가 매입됐다는 원고 측 주장

JTBC 채무불이행·금감원 현장검사 속 내부통제 부실 의혹 민사 소송 핵심 쟁점 부상

한양증권과 김병철 대표이사 부회장을 상대로 1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고 재판을 진행 중인 전 ST본부장이([단독] KCGI 인수 뒤 시작된 ‘표적 배제’ 논란…한양증권 전 본부장, 김병철 부회장 상대 10억 손배소), 회사가 JTBC 관련 채권을 사들일 때 만든 결재 문서와 내부 리스크 관리 규정을 모두 내놓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채무불이행과 회생절차로 이어진 중앙그룹 익스포저(위험노출액) 840억 원을 회사가 어떤 절차로 떠안았는지, 그 과정에 대표이사의 독단적 지시가 있었는지가 민사 법정의 쟁점으로 올라섰다.

원고 측은 추가 매입에 반대한 위험관리책임자와 준법감시인이 물러난 뒤 같은 안건이 통과됐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이 실제로 나란히 교체된 사실은 한양증권 공시에서 확인된다.

21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 전 ST(Sales and Trading)본부장 A씨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종은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이번 신청은 A씨가 한양증권과 김병철 대표이사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10억3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한 것이다. 사건의 피고는 한양증권 주식회사와 김병철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A씨는 지난해 6월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고 김병철 대표가 부임한 이후 조직적인 표적 배제와 직장 내 괴롭힘, 부당 해임을 당했다며 총 손해배상 추산액 28억4천300만 원 중 일부인 10억3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번 문서제출명령 신청은 그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원고 측이 주장의 근거로 삼을 회사 내부 문서를 법원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 ‘JTBC 840억 채권’ 결재 라인과 리스크위원회 의결 경위

이번 신청은 중앙그룹 사태와 직접 연결돼 있다. 한양증권의 중앙그룹 익스포저는 약 840억 원으로, 2026년 1분기 말 자기자본 6천478억 원의 13% 수준이다. 이 가운데 JTBC가 540억 원, 중앙일보가 300억 원으로, 지난해 한양증권 순이익 565억7천만 원보다도 많다.

JTBC는 지난 6월 12일 206억 원의 채무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에 빠졌고, 이후 계열사들과 함께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양증권 주가도 6월 17일 장중 11% 넘게 급락했다. 회사는 담보신탁 구조를 근거로 2027년 2월까지 전액 회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중앙일보 어음 부도와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 확대 이후 리스크 관리 부실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 ST본부장 A씨는 JTBC 채권 추가 매입 과정과 내부 리스크 관리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에 관련 문서 제출을 요구했다. 제출 대상은 총 9개 항목으로, JTBC 채무증권 매입 품의서와 이사회·투자심의위원회 자료, 매입 당시 신용등급 확인 자료, 보유기간 연장 승인 문서, 리스크 관리 내규 등이 포함됐다.

한양증권의 리스크 관리 내규는 원칙적으로 AA- 이상 채권을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사업부서의 매입 필요성이 인정되거나 대표이사가 승인하면 리스크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예외적으로 저신용 채권을 보유할 수 있다.

이런 기준에서 JTBC의 A3 등급은 주목된다. A3는 단기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저신용 등급으로, 한양증권이 원칙적으로 보유하도록 한 AA- 이상 채권보다 신용위험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쟁점은 A3 채권을 예외적으로 살 수 있었느냐보다, 왜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던 JTBC 채권의 추가 매입이 추진됐고 그 과정에서 리스크 심의가 제대로 이뤄졌느냐에 있다.

김병철 한양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한양증권)
김병철 한양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한양증권)

김병철 대표가 한양증권 대표로 취임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같은 해 IB 부문의 한 본부가 JTBC 채권을 일부 보유한 상태에서 추가 매입을 추진했고, 리스크 관리 부서가 이를 거절하자 리스크 심의위원회에 안건이 올라갔다고 한다. JTBC의 재무 상태를 이유로 위험관리책임자와 준법감시인이 반대해 부결됐다는 것이 원고 측 설명이다. 다만 이 부결이 김 대표 취임 전후 언제 이뤄졌는지는 특정되지 않았다.

그 뒤 두 임원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2026년 초 후임자들이 참석한 위원회에 같은 안건이 다시 상정돼 통과되면서 JTBC 채권을 추가 보유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원고 측은 이 과정에서 대표이사의 독단적 지시와 내부통제 마비가 있었는지를 문서로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ST본부가 A3보다 높은 A2 등급의 롯데캐피탈 채권을 담으려 했지만 롯데 관련 위험을 이유로 보유하지 못했다며, 더 높은 등급의 채권은 막으면서 더 낮은 등급의 JTBC 채권은 추가 매입했다는 점도 문제로 제시했다.

■ 위험관리책임자·준법감시인, 같은 시기 나란히 교체

두 임원의 교체 사실은 회사 공시에서 확인된다.

2025년 사업보고서에는 위험관리책임자와 준법감시인이 각각 리스크관리본부장과 준법경영실장으로 기재돼 있었다. 두 사람은 2025년 12월 31일 기준 위험관리위원회와 내부통제위원회 위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026년 1분기 보고서에서는 두 자리가 모두 다른 인물로 바뀌었다. 2월 5일 열린 위험관리위원회에도 이미 후임자들이 참석했다. 이에 따라 교체 시점은 올해 1월 1일부터 2월 5일 사이로 좁혀진다.

다만 두 임원의 퇴임 사유는 공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A씨의 근로계약도 2025년 12월 31일 종료됐다.

원고 측 설명대로라면 추가 매입은 2026년 초 이뤄진 것으로, JTBC가 채무불이행에 빠진 6월과 불과 수개월 차이다.

■ 김병철 대표와 중앙그룹의 과거 접점

김병철 대표와 중앙그룹의 과거 금융거래 인연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2000년대 초중반 동양증권 재직 당시 중앙일보의 사모채 발행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JTBC가 510억 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할 당시에는 주관사였던 신한금융투자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김 대표는 저신용 채권 시장을 주로 다뤄온 채권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최대주주가 KCGI로 바뀐 한양증권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양증권은 JTBC와 중앙일보의 채권 발행을 수년간 맡아왔으며, 이번 채권 매입도 기존 발행 채권 인수의 연장선상에 있는 업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취임과 이번 사안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중앙그룹과 김 대표의 과거 인연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 부서별 손익보고서 제출도 요구

신청서에는 원고에 대한 표적 조치와 차별적 제재를 입증하기 위한 부서별 손익보고서 요구도 포함됐다.

원고 측은 2025년 9월 ST본부가 월 손실한도 초과를 이유로 포지션 강제 청산 조치를 받은 반면, 같은 손실한도 기준이 적용되는 다른 본부들은 동등하거나 더 큰 손실을 냈을 때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본부들의 일별·월 누적 손익보고서와 손실한도 초과 여부에 관한 리스크관리위원회 결정 자료, 손실에 대한 징계나 시정 조치 또는 무조치 결정 자료 일체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원고 측은 요청 문서들이 이미 피고들이 보유한 내부 자료여서 민사소송법 제344조에 따라 제출 의무가 인정되고,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법원의 비밀유지명령으로 보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청서는 요청 자료의 성격에 대해 “피고 회사가 오로지 원고에 대해서만 차별적 리스크 기준을 적용하고, 피고 김병철 대표이사의 독단적 경영과 내부통제 부재 속에서 원고를 부당하게 퇴직으로 몰아갔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핵심 증거”라고 적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13일자 안내문을 통해 2025년 12월 31일자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며 조직 개편 등에 따라 계약을 갱신하지 않게 됐다며, 이번 건을 해고가 아닌 기간제 계약의 불갱신으로 처리한 바 있다.

본지는 한양증권에 리스크 심의 위원회의 부결과 재상정 여부, 위험관리책임자와 준법감시인의 교체 경위, JTBC 관련 채권 매입 시점과 규모, 2025년 9월 ST본부 포지션 청산 조치의 근거, 문서제출명령 신청에 대한 입장을 질의했으나 회사는 답변을 거부했다. 지난 6일 첫 보도 당시 질의에도 회사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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