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SK쉴더스 사옥 전경. (사진=SK쉴더스 제공)
사회 주요 기사

SK쉴더스 ADT캡스, 고객 명의로 화재보험 몰래 가입…팀장 “실적 부족해 위조”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SK쉴더스 사옥 전경. (사진=SK쉴더스 제공)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SK쉴더스 사옥 전경. (사진=SK쉴더스 제공)

대형 보안업체 SK쉴더스(ADT캡스)의 영업 지점 관리자가 월말 실적 마감을 맞추려고 7년 장기 고객의 명의를 도용해 제휴 화재보험에 무단 가입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담당 팀장은 피해 고객에게 사문서 위조 사실을 시인했지만, 본사가 이 팀장의 개인 합의를 중단시킨 뒤 열흘 넘게 계약 무효화나 사과 등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 월말 마감일에 위조된 서명

13일 뉴스 제보 플랫폼 ‘제보팀장’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7년째 ADT캡스 보안 서비스를 이용해 온 고객 B씨는 이달 1일 한화손해보험으로부터 ‘화재 안심 실손 보상형 일반’ 보험에 가입됐다는 카카오톡 통보를 받았다. 보상한도 1억1000만원에 보험료가 매월 3만2000원(부가세 별도) 발생하는 상품이었지만, B씨는 사전에 보험 가입 안내를 받거나 계약서에 서명한 사실이 없었다.

고객센터를 통해 경위를 확인한 결과 이 계약은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SK쉴더스 송파지점 소속 A 팀장이 서명을 위조해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일은 이 지점의 월말 실적 마감일과 정확히 겹친다.

A 팀장은 이달 3일 B씨에게 연락해 “실적이 부족해 허위 실적을 만들고자 고의로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시인했다. 이후 B씨의 매장을 찾아 개인적으로 합의를 시도했으나, “회사 업무 처리상 발생한 부분이라 본사에서 직접 대응하기로 했다”는 통보를 끝으로 연락을 끊었다.

본사는 사건을 이관받고도 B씨에게 사과나 계약 무효화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무단 가입된 보험 계약은 13일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권리 의무에 관한 타인의 문서를 동의 없이 작성한 것은 형법 제231조 사문서위조죄에 해당하며, 이를 행사해 실적 수당 등 경제적 이익을 편취했다면 사기죄까지 경합할 수 있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 영업이익 1115억인데 이자비용 1881억

현장이 숫자에 쫓기는 사정은 회사가 스스로 낸 공시에 드러나 있다.

SK쉴더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2조2013억원으로 전년보다 9.8% 늘어 사상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1115억원으로 오히려 18.3% 줄었다. 같은 기간 연결 이자비용은 1881억원으로 영업이익의 1.7배에 달했다.

결과는 손실이다. 회사가 사업보고서 배당 항목에 나란히 적은 연결 당기순이익은 2024년 1209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1303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5591억원에 영업이익 196억원을 냈지만 금융원가 347억원에 눌려 1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빚은 회사 본체에 쌓여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 등 49곳에서 빌린 기간대출 잔액이 2조3824억원이고 연이자율은 5.10%다. 이 대출에는 매 보고기간 말 순차입금을 EBITDA의 6.5배(2029년 5.75배) 이하로 유지해야 하고 경영권이 바뀌면 차입금 전부를 조기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약정을 지키지 못하면 기한의 이익을 잃고 주주에게 추가 출자 의무가 생길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실적 지표는 경영진 보수와도 직접 연결돼 있다. 회사는 임원 상여 산정 기준을 “매출액, 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전략과제 수행 및 경영성과 창출을 위한 리더십 발휘 등으로 구성된 비계량지표의 목표달성 수준”이라고 공시했다. 이 기준으로 홍원표 전 부회장은 상여 9억800만원을 포함해 23억5400만원, 장웅준 전 부사장은 21억200만원을 받았다. 미등기임원 53명의 1인 평균 보수는 2억5300만원이었고, 직원 7286명의 1인 평균 급여는 5900만원이었다.

■ 순손실 낸 해 대주주에게 2조3467억 배당

현금은 대주주 쪽으로 흘렀다. SK쉴더스는 지난해 5월 23일 이사회 결의로 당시 100% 모회사이던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에 2조3467억원, 주당 1만7218원을 중간배당했다. 같은 해 연결 매출 2조2013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회사는 그해 12월 30일 배당을 받아 간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를 거꾸로 흡수합병했고,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는 스웨덴계 사모펀드 EQT가 세운 룩셈부르크 법인 소테리아비드코(Soteria Bidco SCSp·68%)로 바뀌었다. SK스퀘어는 32%를 남겼다.

간판도 이미 바뀌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1일 SK쉴더스를 SK그룹에서 떼어내 별도 기업집단 ‘쉴더스’로 지정했다.

동일인(총수)은 최태원 SK 회장이 아니라 에스케이쉴더스 주식회사 법인 자신이다. 회사가 6월 1일 제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를 보면 SK쉴더스 7301명, 자회사 캡스텍 5178명 등 두 회사 종업원은 1만2479명이다. SK 브랜드를 달고 있지만 실질 주인은 사모펀드이고, 그 사모펀드가 일으킨 인수금융의 이자를 회사가 갚는 구조다.

회사는 규범 준수를 대외적으로 내세워 왔다. 2024년 9월 26일 ISO 37301(규범준수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았고,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1일 이 인증의 사후심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사업보고서에 남아 있는 제재 이력에는 2022년 8월 31일 분당경찰서장으로부터 등기임원 변경 신고 지연과 경비원 명부 미비치를 이유로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받은 사실이 있다.

고객의 자산과 개인정보를 지키는 것이 본업인 회사에서 그 고객의 정보가 실적 창출에 동원됐다는 점에서 사안은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는다. SK쉴더스는 이번 사건의 불법 실적 인정 여부와 피해자 구제 지연 사유에 대한 질의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