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 만료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순이익만 보면 성적표는 나쁘지 않지만, 공시를 뜯어보면 본업 수익성은 뒷걸음질하고 연체율은 은행계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올랐다.
13일 우리카드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진 대표의 임기만료일은 2026년 12월 31일이다. 1963년생인 진 대표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오퍼레이션본부 상무이사와 롯데카드 자문을 거쳐 지난해 1월 취임한, 우리카드 출범 이후 첫 외부 출신 대표다. 신한·KB국민·하나카드 CEO 임기도 올해 말 함께 끝나면서 연말 인사를 앞둔 성적표 비교가 시작됐다.
■ 순이익 24.5% 증가의 정체
우리금융지주 실적발표 기준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5% 늘었다. 은행계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다만 반기보고서 제출 기한이 오는 14일이어서 이 수치는 아직 공시로 확정되지 않았다.
확인되는 1분기 실적은 결이 다르다. 영업이익은 5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 줄었는데, 순이익은 449억원으로 오히려 35.4% 늘었다. 본업에서 번 돈은 줄었는데 최종 이익만 불어난 셈이다.
간극을 메운 것은 영업외손익이다. 본업과 무관한 일회성 손익을 모아놓은 항목으로, 지난해 1분기 125억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1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1년 새 137억원이 뒤집혔는데, 이는 같은 기간 순이익 증가액 118억원보다 크다. 순이익이 늘어난 몫 전부가 본업 바깥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지난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사업보고서 주석에 남아 있다. 영업외비용 가운데 기타비용이 138억원으로, 2024년 1억6천만원의 84배로 불어났다. 공시는 이 비용의 성격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우리카드는 같은 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억5천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돈을 버는 방식도 달라졌다. 올해 1분기 수수료부문 이익은 1년 전보다 25.7% 급감한 반면 이자부문 이익은 3.9% 늘었다. 결제 수수료로 버는 카드사 본업이 줄고, 대출 이자로 메우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영업수익에서 신용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28.4%에서 올해 1분기 24.9%로 내려앉았고, 같은 기간 카드론 잔액은 4조2천438억원으로 2천800억원가량 늘었다.
■ 대환대출을 걷어내면 드러나는 것
건전성 지표에서는 경고음이 더 뚜렷하다. 금융감독원 기준 연체채권비율은 2024년 말 2.15%, 지난해 말 2.21%, 올해 3월 말 2.43%로 계단식으로 올랐다.

방향 자체가 경쟁사와 반대다. 우리카드가 지난달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실린 감독당국 통계를 보면,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하나카드는 2024년에서 지난해 사이 나란히 연체율을 낮췄다. 같은 기간 오른 곳은 우리카드뿐으로, 은행계 카드사 네 곳 가운데 유일하다. 전업 카드사 여덟 곳으로 넓히면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도 함께 올랐다. 업황이 나빠 다 같이 힘들었다는 설명만으로는 은행계 안에서의 역주행이 설명되지 않는 대목이다.
대환대출을 걷어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대환대출은 갚기 힘든 빚을 새 대출로 갈아타게 해주는 것으로, 전환하는 순간 연체 기록이 사라진다. 그래서 감독당국은 상환 능력이 나아지지 않은 채 갈아탄 대출을 연체채권에 다시 더해 따로 집계한다. 지난해 말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이 기준을 적용하기 전 1.53%, 적용한 뒤 2.21%였다. 0.68%포인트 차이로, 함께 집계된 8개 카드사 가운데 가장 컸다. 2위인 현대카드의 두 배에 가깝다. 대환으로 가려둔 부실이 업계에서 가장 많다는 의미다.
떼일 가능성이 큰 부실채권도 빠르게 쌓였다. 투자설명서에 인용된 한국신용평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고정이하여신은 22.0% 늘었는데, 같은 기간 자산 증가율은 5.9%에 그쳤다. 부실이 자산보다 네 배 가까이 빠르게 불어난 것이다. 이를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 비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 3년째 79조원, 그리고 과징금 134억
외형은 사실상 멈춰 섰다. 1분기보고서에 실린 감독당국 통계 기준 우리카드의 카드 이용실적은 2023년 78조7천억원에서 지난해 79조6천억원으로 2년 동안 1.2%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7%대로 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2023년 9조원을 넘던 하나카드와의 격차는 지난해 5조원대로 좁혀졌다. 업계 최하위권과의 거리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우리카드도 1분기보고서에 “2026년 자산 건전성 하락, 외형 성장세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경영환경”이라고 스스로 적었다.
제재도 남아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9월 8일 우리카드에 과징금 134억5천만원과 시정조치·공표명령을 부과했다. 2024년 초 가맹점 대표자 개인정보 7만5천여건이 카드 모집인에게 넘어간 사건이다. 우리카드는 행정소송을 냈고, 최종 처분은 소송 결과에 따라 확정된다고 공시했다. 유출은 전임 대표 시절 벌어졌지만, 처분과 소송 대응은 진 대표 몫이었다.
진 대표가 지난해 받은 보수는 2억4천400만원으로, 미등기임원 13명의 평균 급여보다 적었다. 우리카드는 우리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가진 완전자회사여서, 대표이사 후보 추천은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맡는다.
결국 순이익 증가율이라는 한 줄로는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업계에서는 10월 하순께 나올 3분기 실적을 사실상 마지막 성적표로 본다. 카드론에 기대지 않고도 이익을 지킬 수 있는지, 오르는 연체율을 붙잡을 수 있는지가 연임 심사의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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