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 영상 접수는 2차 사고 유발하는 흉기… 이윤보다 안전이 우선”
사측의 단체협약 불이행 규탄… 7시 투쟁 문화제 거쳐 농성 돌입
삼성화재애니카지부가 교통사고 발생 시 2차 사고 위험을 급격히 키우는 사측의 ‘비대면 영상통화 사고 접수’ 방식을 ‘죽음을 부르는 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즉각적인 폐지를 촉구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일반사무업종본부 삼성화재애니카지부(지부장 김인식, 이하 애니카지부)는 14일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2차 사고 유발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교통사고 영상통화 접수 중단과 단체협약 불이행 규탄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 전역에 종일 거센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현장에는 수많은 조합원과 연대 단위가 집결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7시부터 진행된 투쟁 문화제까지 빗속에서 자리를 지키며 사측의 안전 불감증과 합의 미이행을 규탄했다.
■ “비대면 영상 접수는 2차 사고 키우는 흉기”
이날 결의대회에 나선 노동자들은 사측이 도입한 비대면 영상통화 접수 방식이 운전자와 사고조사원 모두를 심각한 2차 사고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고 폭로했다.
김인식 애니카지부장은 첫 발언을 통해 “애니카 사고조사원들은 근로기준법의 제대로 된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위험천만한 도로 위에서 목숨을 담보로 일하고 있다”며 “우리는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출동 건당 2만 7,200원이라는, 정당하게 일한 만큼의 대가를 지급하라는 상식적인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지부장은 “도로 한복판이나 터널 안처럼 극도로 위험한 곳에 사고 당사자를 세워둔 채 영상통화로 사고를 접수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만약 이 과정에서 2차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도대체 누가 지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사측이 합의된 단체협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대응 수위를 더욱 높여가겠다고 경고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노동계 지도부 역시 영상 접수 방식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태환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6월 27일 광주에서 비대면 접수 도중 발생할 뻔한 아찔한 2차 사고 사례를 언급하며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차 사고의 사망률은 일반 교통사고보다 무려 6배나 높다”며 “비대면 영상 접수는 고객 편의 서비스가 아니라 현장의 목숨을 위협하는 흉기나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또한 “영상통화 접수는 결국 회사의 비용 절감과 이윤 추구를 위한 조치이며, 이는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윤보다 생명이고 돈보다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 “합의된 약속 이행하라”… 사측의 단체협약 불이행 규탄
노조는 삼성화재 측이 앞서 합의했던 ‘1사고 1출동 관제’ 단체협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사측이 영상통화 접수 비중을 의도적으로 늘리면서 현장 사고조사원들의 실제 출동 건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이는 곧 조사원들의 생존권 위협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사무처장은 전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시행령 개정안에 교통사고조사원이 산재보상 적용 대상에 포함된 성과를 언급하면서도 사측의 행태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사무처장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할 손해보험사가 비용 절감과 디지털 혁신이라는 미명 하에 생명을 팽개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정기철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장 역시 “대기업 계열사가 노동조합과 체결한 준엄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존재 가치가 없다”며 “회사가 지키지 않는다면 노동자의 힘으로 반드시 지키게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현장에는 과거 강남역 농성 시절부터 오랜 연대를 이어온 김종우 민주노총 남동지역지부 의장(한국오라클지부장)이 참석해 조합원들에게 투쟁기금을 전달하며 힘을 보탰다.
저녁 식사 이후 오후 7시부터 이어진 투쟁 문화제에서도 참가자들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이기철 사무처장은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집회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 조합원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에서 비를 맞아가며 2차 사고를 예방하고 국민을 돕고 있었을 것”이라며 “비용과 효율성에만 매몰된 보험회사의 폭주에 맞서 우리가 단단히 저항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애니카지부는 최종 결의를 통해 “고객의 생명이 완전히 지켜질 때까지, 현장 노동자의 안전이 확실히 보장될 때까지, 그리고 자동차보험이 지녀야 할 공공성을 되찾을 때까지 결코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결의대회와 문화제를 마친 조합원들은 해산하는 대신 현장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하며 장기 농성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