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법 ‘간접강제금 유효’ 뒤집기에 7월 ICC 후속 중재 임박…FI 압박 정점
IPO 삼수·SBI저축은행 편입 ‘외형 확장’ 이면엔 교보증권 신주발행 소송도 대법원行
신창재 교보생명보험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와의 7년 풋옵션 분쟁 속에서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최대 숙원을 눈앞에 두고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법조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하루 20만달러(약 2억9천만원)씩 쌓이는 간접강제금 부담에 더해 보유 지분을 담보로 한 대규모 차입까지 떠안은 상태에서 이달 국제상업회의소(ICC)의 후속 중재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 2심서 뒤집힌 간접강제금…이달 ICC 후속 중재로 ‘분수령’
발단은 2024년 12월 ICC 중재판정부의 결정이다. 중재부는 신 회장이 주주 간 계약에 따라 감정평가인을 선임해 풋옵션 가격 산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의무를 다하는 날까지 하루 20만달러씩 누적되는 간접강제금을 잔여 FI인 IMM PE·EQT 측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 명령의 효력을 놓고 국내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ICC에 간접강제금을 부과할 권한이 없다며 무효로 봤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월 25일 이를 뒤집고 효력을 인정했다. 그동안 절차 이행을 거부해 온 신 회장으로선 버티기가 한층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건은 이달로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ICC의 후속 중재 판정이다. 판정 결과에 따라 그동안 유예됐던 간접강제금이 실제 부과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어서다. 단순 환산 시 연 1천억원에 육박한다는 계산도 나오지만, 교보생명 측은 “형사상 벌금이 아니며, 2심도 후속 중재 결과에 따라 부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취지”라며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 개인 지분 33.79%마저 담보로…경영권 방어선 ‘아슬아슬’
신 회장의 발밑은 지분 구조에서부터 얇다.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를 보면 신 회장의 교보생명 개인 지분은 3천463만2천547주, 지분율 33.79%다. 친족(1.17%)과 자사주(2.03%)를 모두 더한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도 37%에 그친다.
더구나 이 지분의 상당 부분은 이미 담보로 잡혀 있다. 신 회장은 앞서 어펄마·어피니티·GIC 등 일부 FI가 보유하던 지분을 되사오는 과정에서, 자신의 보유 지분을 담보로 한 대규모 주식담보대출을 일으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 등이 주관한 담보대출·리파이낸싱 규모는 최대 1조원 안팎, 연간 이자 부담만 수백억원대로 추산된다. 지분을 지키려 그 지분을 담보로 내준 셈이어서, 차입 상환 부담이 남은 상황에 간접강제금 압박까지 겹치면 지분율 3분의 1 수준의 방어선이 한층 얇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 회장이 FI 분쟁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 기업공개(IPO)에 사활을 거는 배경이기도 하다. 교보생명은 이미 두 차례 무산된 IPO를 재추진하며 지난 5월 주관사단 재편에 나섰고,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퍼즐’로 풋옵션 분쟁 해소를 꼽고 있다.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와 담보가치 재평가가 절실한 셈이다.
■ 몸집은 불렸지만…교보증권 신주발행 소송도 대법원까지
오너 리스크가 정점으로 치닫는 와중에도 교보생명은 외형을 키우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5월 1일 에스비아이(SBI)저축은행을 계열사로 편입했고, 6월 24일에는 BNP파리바자산운용홀딩스가 보유한 교보악사자산운용 지분 50%(300만주·1천75억원)를 콜옵션 행사로 사들이기로 했다. 오는 8월 4일 거래가 끝나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은 100% 완전자회사가 된다.
그러나 몸집을 불리는 만큼 법적 불확실성도 계열사 단위로 번지고 있다. 상장 계열사인 교보증권이 지난 6월 1일 공시한 주요사항보고서를 보면, A 씨가 제기한 신주발행무효 소송(대법원 2026다204072)의 상고장이 지난 5월 18일 대법원에 접수됐다. 1심(서울남부지법)과 2심(서울고법)이 모두 원고 패소로 판단했지만, 원고 측이 상고하면서 신주 발행 효력을 둘러싼 다툼이 최종심으로 넘어갔다. 교보증권은 “적극 대응 및 방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의 체력이 부실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교보생명보험의 개별 자산총계는 128조1천657억원, 순이익은 7천632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오너 개인 지분이 3분의 1 수준에 묶인 데다 지분 담보 부담과 계열사 소송까지 겹치면서, 조 단위 신사업 투자나 IPO 재추진의 결단이 더 무거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보생명 측은 “해당 사안은 대주주 개인 간의 분쟁일 뿐 신사업 등 회사의 정상적 경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신 회장 측이 ‘FI가 회계법인과 공모해 주식 가치를 부풀렸다’며 제기한 형사 고발은 대법원에서 무죄로 확정됐고, 현재는 민사 쟁점만 남은 상태다. 다만 이달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ICC 후속 중재와 대법원에 걸린 소송이라는 판단들이 겹치면서, 신 회장이 ‘내우(內憂)’의 사슬을 끊고 지주사 전환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