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반 사실관계 인정하고도 “민사소송 진행 중” 유보…시정·과태료·고발 ‘0건’
수분양자 측 변호사 “과태료·시정명령은 직권 기속행위…민원처리법 21조로 미룰 대상 아니다”
서울 강남구청이 하이엔드 오피스텔 ‘더 갤러리 832’에서 첫 중도금을 계약 직후 받은 건축물분양법(건분법) 위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도,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과태료 등 행정 처분을 미루고 있다.
구청이 근거로 든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민원처리법) 제21조는 위반이 확인되면 허가권자가 직권으로 해야 하는 기속 처분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지적이 수분양자 측에서 나온다.
7일 수분양자 측과 강남구청 면담·회신 기록 등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이 사업장에서 첫 중도금을 계약 체결 수일 만에 받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관련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분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더 갤러리 832’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들어선 지하 7층∼지상 37층 규모 오피스텔로, 시행사는 더강남832피에프브이㈜,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강남구청이 면담과 회신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한 항목은 ▲첫 중도금을 계약 후 수일 만에 수납한 점 ▲분양신고에 없던 96억원대 펜트하우스(P-1C)가 신설·판매된 점 ▲입주자모집공고에 없는 계좌로 분양대금이 수납된 점 등이다. 다만 구청은 중도금을 뺀 나머지에 대해서는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구청도 인정한 ‘1개월 위반’…건분법은 “과태료를 부과한다”
건분법 제8조와 시행령 제11조 제2항은 수분양자 보호를 위해 첫 중도금을 계약 체결일부터 1개월이 지난 날부터 받도록 정한다. ‘더 갤러리 832’에서는 계약 후 수일만에 1차 중도금이 실행됐고, 구청도 이 사실관계는 다투지 않았다. 지난 2일 면담에서 건축과장은 “1개월 이후에 받아야 되는데 그렇게 안 했다, 그 사실관계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고, 담당 팀장도 과태료에 대해 “사유가 발생하면 부과해야 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건분법 제12조 제1항은 제8조를 위반해 분양대금을 받은 자에게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명시하고, 부과·징수 주체를 허가권자로 못박았다. 광고·신고 내용이 다를 때 “즉시 시정을 명하고 공표하여야 한다”는 제9조, 무신고 분양에 3년 이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 벌금을 정한 제10조도 함께 두고 있다. 수분양자 측은 이들 조항이 ‘할 수 있다’는 재량이 아니라 ‘부과한다’, ‘하여야 한다’는 기속 규정인 만큼, 위반이 확인된 이상 처분을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한다.
구청의 유보 방침은 과거 자신들이 내린 결정과도 형평성 문제를 낳는다. 강남구청은 2024년 2월 관내 A현장이 계약 25일 만에 중도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과태료 2천만원을 부과했다. ‘더 갤러리 832’의 중도금 수령일은 그 25일보다 간격이 짧다.
이 사건을 다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가합13205 판결은 “과태료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관련 소송이 제기됐더라도, 처분 자체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는 한 그 사정만으로 수분양자가 계약 해제와 관련해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소송이 걸려 있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을 미룰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 민원처리법 21조는 ‘민원 답변’ 예외일 뿐…”직권 처분과는 별개”
강남구청이 방패로 삼은 것은 민원처리법 제21조(민원 처리의 예외)다. 이 조항은 접수된 민원(법정민원은 제외한다)이 ‘수사·재판·형집행에 관한 사항’이나 ‘행정심판·행정소송 등 불복구제 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 등에 해당하면 “그 민원을 처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수분양자 측은 이 조항이 애초에 이 사안에 적용될 수 없다고 본다. 민원처리법 제2조는 ‘민원’을 “민원인이 행정기관에 대하여 처분 등 특정한 행위를 요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반면 과태료 부과나 시정명령은 민원인이 요구해서 하는 ‘민원 처리’가 아니라, 위반이 확인되면 허가권자가 직권으로 해야 하는 기속 처분이라는 것이다. 민원인이 요구하지 않아도, 심지어 민원을 취하해도 구청은 법을 집행할 의무가 있는 만큼 21조가 미룰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수분양자 측 대리인은 “민원처리법 제21조 제2호의 ‘재판’은 수사·형집행과 함께 열거된 점으로 볼 때 형사 절차를 의미하는 것으로, 민사소송인 이 사건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또 “이 사건 과태료가 제21조 적용의 예외 사유인 ‘법정민원’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분양자 측은 국토교통부도 최근 질의 회신에서 ‘계약 후 1개월 내 중도금 수령은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공식 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로 대금을 수납한 사실 등 증거가 명백한데도 구청이 소송을 이유로 처분을 미루고 있다”며 처분 지연이 계속되면 담당 부서의 직무유기 문제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수분양자 측은 판결문과 국토부 회신을 첨부한 의견서를 다음 주 구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회신이 없거나 유보가 계속되면 부작위에 대한 행정심판(의무이행심판)을 청구를 검토하고, 국민신문고를 통해 행정안전부에 제21조 해석을 질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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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이 이러다니 믿기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