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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2026년 5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현안질의에서 사과하는 모습 (출처: 국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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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현장 전문가’의 역설…’경질론’ 직면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2026년 5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현안질의에서 사과하는 모습 (출처: 국회방송)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2026년 5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현안질의에서 사과하는 모습 (출처: 국회방송)

GTX 삼성역 철근 178t ‘발주 누락’에 부산 교량 붕괴까지

종속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영업정지 위기, 1분기 신규수주 58% 급감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잇단 부실시공과 현장 안전사고로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과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현장 실무형 최고경영자(CEO)’를 앞세웠던 이한우 대표를 둘러싼 경질론까지 거론된다. 특히 현대건설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안전 전문가를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한 것을 두고, 안전을 전면에 내세운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건설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한 달여 사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철근 누락과 부산 교량 붕괴 사고가 잇따라 불거지며 안전관리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두 사안 모두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공공 인프라 현장에서 발생해 이한우 대표의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 30년 주택·건축 전문가의 역설…전공 분야서 ‘설계도대로 시공’ 무너져

이한우 대표는 1970년생으로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30년간 주택·건축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현장 실무형 CEO’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정작 그의 전공 영역에서 가장 기본적인 시공 원칙이 무너졌다.

GTX-A 삼성역에서는 지하 5층 승강장 기둥 80개 가운데 50개에서 주철근이 설계도면상 2열이 아닌 1열로 시공돼 철근이 빠졌다. 단순 시공 실수가 아니라, 현대건설이 설계 도면을 잘못 해석해 철근 약 178t을 처음부터 발주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도면 오독을 원인으로 보고 현대건설에 벌점 2.316점 부과를 통보했으며, 보강 비용은 현대건설이 부담하기로 했다.

이한우 대표가 지난달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고개를 들 수 없다”, “직접적인 원인제공자로서 너무 마음이 무겁다”며 고개를 숙인 지 한 달도 안 된 지난 11일에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교량 공사 현장에서 상판을 받치는 거더가 무너져 협력업체 작업자 2명이 다쳤다. 40대 작업자가 대퇴부 골절 등 중상을 입었고, 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그간 인공지능(AI) 영상분석과 안전관리 로봇 등 ‘스마트 안전’ 기술 도입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철근 배근과 구조물 거치 같은 기본 공정에서 사고가 반복되면서, 안전경영이 구호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종속사도 영업정지 위기·수주 반토막…안전 전문가 사내이사 전면에

계열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종속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 구간에서 교량 거더가 전도되는 사고로 작업자 4명이 숨졌다. 국토교통부는 영업정지를 포함한 행정처분을 검토하고 있고, 서울시도 별도로 영업정지를 검토 중이다. 매출 비중이 큰 종속회사의 영업정지는 현대건설 연결 실적과 수주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신규수주는 3조9천621억원으로 1년 전보다 58.0% 급감했고, 매출(6조2천813억원)과 영업이익(1천809억원)도 각각 15.8%, 15.4% 줄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업계 처음으로 연간 수주 10조원(10조5천억원)을 넘어서며 7년 연속 1위에 올랐고, 올해도 압구정3구역(5조5천610억원)과 압구정5구역(약 1조472억원·당사분 70%), 위례신도시 복정역세권 복합개발(3조394억원) 등 대형 사업을 따냈다. 화려한 수주 잔고에도 정작 성장 동력과 수익성은 둔화하는 흐름이다.

이한우 대표는 현대건설이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 1조2천634억원, 당기순손실 7천662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직후인 지난해 초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2025년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경영 정상화의 성과가 채 자리 잡기도 전에 안전사고와 수주 둔화라는 악재가 동시에 불거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설이 지난 3월 26일 정기주총에서 신재점 안전관리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신 본부장은 현대건설 도시정비영업실장을 거쳐 안전관리 부문을 총괄하는 인물로,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이 주총을 계기로 기존 이사회에 있던 안전 담당 임원이 빠지고 신 본부장이 그 자리를 채웠다. 현대건설 이사회는 앞서 2월에도 ‘안전·보건경영 최고책임자 선임’과 ‘2026년 안전·보건 관리체제 운영계획’을 의결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신 본부장 선임을 안전·품질 거버넌스 강화 차원으로 설명한다. 다만 시장과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안전 전문가의 이사회 전진 배치를 단순한 거버넌스 보강을 넘어 ‘CEO 리스크’에 대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한우 대표 교체 시 신 본부장이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정의선 회장이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해온 현대차그룹의 기조와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대건설은 GTX 철근 누락과 관련해 자체 점검에서 문제를 발견해 발주처에 보고했고 보강 비용도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 사고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정확한 원인과 책임을 단정하기 어렵다. 이한우 대표 경질론 역시 현재까지 회사나 그룹 차원에서 공식 확인된 바는 없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 현대건설에 필요한 것은 외형적인 수주 기록보다 설계도에 기반한 철근 시공과 작업자 안전이라는 기본을 다지는 것”이라며 “잇단 악재로 불거진 안전 리스크를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 경영진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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