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접촉사고 수리비에 시공 흔적 없는 PPF 100만 원 청구 논란
– 지난해 순이익 ‘반토막’·적자 지속에 2년 연속 배당 중단
현대해상이 자동차 보험 처리 과정에서 수리비를 부풀려 청구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현장 조사 결과 청구된 시공 흔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데다, 보험사 담당자가 이를 시인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순이익과 2년 연속 배당 중단, 그리고 3세 경영 승계 작업까지 맞물리면서 현대해상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붙인 흔적 없는’ PPF 100만 원 청구…담당자 시인 정황 포착
5일 제보팀장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초 현대 싼타페 차량과 접촉사고(사고 부위 뒷범퍼)를 낸 A씨는 총 403만 원의 수리비 내역서를 받아 들었다. 이 중에는 차량 보호 필름(PPF) 시공비 약 100만 원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A씨의 가족 B씨가 차량 상태를 직접 확인한 결과, PPF가 시공된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수리 전문업체들 역시 현장 사진을 검토한 뒤 “시공되지 않았다”는 동일한 의견을 냈다.
특히 청구된 금액 자체도 터무니없이 높았다. 복수의 전문업체에 따르면 해당 부위의 PPF 시공 업계 최고가는 38만 원 선이며, 주변 부품을 모두 포함해도 50만 원을 넘기 어렵다. 청구된 100만 원은 업계 최고가와 비교해도 2.6배에 달하는 폭리다.
당초 현대해상 담당자는 “정상 절차대로 승인된 견적”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B씨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결국 허위 청구임을 시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가 입수한 B씨와 담당자 간의 통화 녹취록에는 이 같은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수리 보험금은 보험사가 공업사에 직접 지급하는 구조다 보니, 차주가 청구 내역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B씨의 끈질긴 추적이 없었다면 허위 청구된 100만 원이 그대로 지급될 뻔한 셈이다. 이처럼 과지급된 보험금은 결국 사고 차주의 보험료 할증(3년간 적용)으로 이어져 고스란히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자동차 정비업계에서는 수리비 산정 과정의 투명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보험금 산정 구조상 세부 내역에 대한 검증이 쉽지 않다”며 “제도적 허점을 줄이기 위한 보험사의 관리·심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해상 측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순이익 45.6% 급감·2년 연속 배당 중단…자동차보험 적자 지속
이번 의혹은 현대해상이 실적 악화로 난항을 겪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브랜드 이미지에 더욱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의 2025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5,611억 원으로 전년(1조 307억 원) 대비 무려 45.6% 급감했다. 부품 단가와 공임비, 정비 수가 상승 등의 여파로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만 908억 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것이 뼈아팠다. 직전 해인 2024년에는 192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2,233억 원)과 영업이익(3,093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8.5% 증가하며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자동차보험 부문의 적자 기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 악화와 더불어 새 회계기준(IFRS17·K-ICS) 도입에 따른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까지 겹치면서 배당은 2년 연속 중단됐다.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현대해상은 지난 4월 보유 자사주 415만 1,750주(약 4.64%)를 전량 소각하며 주주환원 의지를 피력했다. 회사 측은 배당가능이익이 확보되는 대로 현금 배당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내부 경영 위기 속에서 현대해상은 3세 경영 승계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의 지분율은 22.00%다. 반면, 후계자로 꼽히는 장남 정경선 부사장의 지분율은 0.45%에 불과해 향후 지분 확대 방식이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23년 말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로 합류한 이후,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조직 개편과 외부 인재 영입을 주도하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부문의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심사 소홀 및 허위 청구 의혹은 회사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영진이 이러한 내부통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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