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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손경식 CJ제일제당·CJ(주) 대표이사 (오) 이재현 CJ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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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갑질’은 예고편이었나…CJ제일제당, 담합·부채·4조 소송 ‘사면초가’

(왼) 손경식 CJ제일제당·CJ(주) 대표이사 (오) 이재현 CJ그룹 회장
(오) 이재현 CJ그룹 회장 (왼) 이 회장의 외숙부 손경식 CJ제일제당·CJ(주) 대표이사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공식 온라인몰 ‘CJ더마켓’을 둘러싼 포인트 논란이 기업의 소비자 정책과 재무 부담을 둘러싼 논란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소비자들로부터 ‘야박하다’는 비판을 받은 3개월 시한부 적립금 정책 뒤에는 10조 원이 넘는 거대 부채와 ‘설탕·밀가루 담합’이라는 도덕적 해이, 그리고 수조 원대 국제 소송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3개월 시한부’ 적립금의 민낯… “10조 부채 늪에 소비자 혜택은 뒷전”

CJ제일제당의 자사몰인 CJ더마켓. (사진=CJ더마켓 홈페이지 캡처)
CJ제일제당의 자사몰인 CJ더마켓. (사진=CJ더마켓 홈페이지 캡처)

22일 업계에 따르면 CJ더마켓의 구매 적립금 유효기간은 단 3개월(90일)로, 이는 주요 식품사 자사몰 중 가장 짧은 수준이다. 농심몰(24개월)의 8분의 1, 동원몰(12개월)의 4분의 1에 불과하며 이커머스 플랫폼인 컬리(6개월)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인 ‘시한부 혜택’이다.

전문가들은 자사몰의 이 같은 운영 방식만으로는 충성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사몰의 본래 목적이 유통 단계를 축소해 확보한 마진을 소비자 혜택으로 환원함으로써 재구매를 유도하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적립금 유효기간이 지나치게 짧거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자사몰이 기대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재현 CJ그룹 회장 손경식 CJ제일제당 대표

이에 대해 CJ제일제당은 CJ더마켓의 적립금 유효기간이 타사 대비 짧은 편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적립률을 통해 고객이 체감하는 실질적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적립금 지급 규모와 고객 사용률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CJ더마켓이 기본 구매 시 2%, 멤버십(더프라임) 가입 시에는 최대 10%의 적립률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의 배경에 기업의 재무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점이다. 회계상 고객 적립금은 ‘계약부채’로 분류되는데, 유효기간이 짧을수록 소비자의 사용 가능성은 낮아지고, 소멸된 적립금은 기업의 수익으로 전환된다. CJ제일제당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식품 사업 부문의 고객충성제도 관련 부채 잔액은 약 145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유통 마진을 줄였다는 자사몰 상품 가격이 오히려 네이버·쿠팡 등 대형 플랫폼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단순한 정책 논란을 넘어 기업 신뢰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2025년 3분기 말 CJ제일제당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0조 1,884억 원으로 2024년 말(9조 8,338억 원) 대비 3,546억 원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 역시 8조 7,712억 원으로 2,392억 원 늘어나며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부채비율은 150.81%로 1년 만에 4.36%p 상승했고, 차입금의존도 또한 33.25%로 높아지는 등 안정성 지표 전반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결국 산적한 부채를 털어내기 위해 소비자 혜택을 희생시켜 장부상 수치를 개선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원가·환율·운임 ‘트리플 악재’… 실적은 이미 ‘빨간불’

사업 구조 자체도 대외 변수에 극도로 취약한 ‘모래성’과 같다. 원재료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탓에 국제 곡물가격과 환율, 해상운임 변동이 수익성을 시시각각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5년 들어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라는 기록적인 고환율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벌크선운임지수(BDI) 역시 한때 2,800pt까지 급등하며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내우외환’은 실적 지표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2025년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액은 21조 8,8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제자리걸음(0.07% 증가)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1조 288억 원)과 당기순이익(3,818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급감했다. 해외 식품 사업부문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부문은 중국산 제품의 공세로 고수익 제품군마저 업황 부진에 빠졌고, Feed & Care(피드앤케어) 부문은 베트남 축산가 하락 등으로 적자의 늪을 헤매고 있다.

특히 적자 늪에 빠진 피드앤케어 부문을 정리하기 위해 지난 2025년 10월 1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관계기관 승인 지연 등 매각 차질 시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피하기 어렵다. 설령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매출 외형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운전자본 부담도 심화되고 있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매출채권은 3조 2,393억 원, 재고자산은 2조 6,243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각각 1.97%, 4.12% 증가했다. 경기 둔화 속에 매출채권 회수 지연이나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재무 안정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 ‘장바구니 물가’ 뒤흔든 담합 의혹… “국민 기만” 비판 거세이재현 CJ그룹 회장 손경식 CJ제일제당·CJ(주) 대표이사

위기를 타개하는 방식에서도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3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3사를 대상으로 수년간의 설탕 가격 담합 의혹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설탕 가격을 공모한 혐의가 드러났으며, 2025년 11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법인 및 임직원 총 13명이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담합의 칼날은 밀가루로도 확대되고 있다. 2025년 10월 공정위는 CJ제일제당을 포함한 주요 제분사 7곳의 가격 및 출하량 담합 조사에 나섰고, 검찰은 12월 CJ제일제당 등 5개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특히 정부가 2025년 12월 30일 발표한 ‘경제 형벌 합리화 2차 방안’에 따라 담합 과징금 상한이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정액 과징금 한도는 100억 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 입법이 완료되면 CJ제일제당은 그야말로 ‘천문학적 과징금 폭탄’ 앞에 서게 된다. ‘서민 식탁’을 볼모로 폭리를 취했다는 비난과 함께 재무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시한폭탄’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 종속회사의 리스크… 3.9조 원대 ‘리비아 악몽’과 공시 불이행

주요 종속회사인 CJ대한통운발(發) 리스크도 점입가경이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와 관련해 현지 당국으로부터 무려 26억 9,761만 달러(한화 약 3조 8,999억 원) 규모의 반소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혔다. 이는 CJ제일제당 연결 자산의 상당 부분을 위협할 수 있는 메가톤급 악재다.

특히 이 과정에서 CJ대한통운은 해당 사실을 지연 공시해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는 등 내부 통제 시스템마저 붕괴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몰 포인트마저 야박하게 굴며 수익성을 쥐어짜는 모습이, 결국 이러한 거대 우발채무와 재무적 압박을 방어하기 위한 필사적인 시도가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 주가 부진 속 투자자 신뢰 흔들… 오너 일가 책임론 부상
이재현 CJ그룹 회장 손경식 CJ제일제당 대표

시장의 신뢰는 이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2026년 2월 20일 기준 CJ제일제당의 주가는 22만 1,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2주 최고가인 27만 2,000원 대비 20% 가까이 빠진 수치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나타내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46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이 CJ제일제당의 자산 가치를 절반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오너 일가의 책임론이 거세다. 최대주주인 CJ(주)가 41.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정점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지주사 대표이사로서 오랜 기간 경영을 총괄해온 손경식 CJ제일제당·CJ(주) 대표이사가이 있다. 손경식 대표는 이재현 회장의 외숙부(어머니 쪽 외삼촌)다.

시장에서는 작금의 총체적 부실과 신뢰 위기에 대해 경영진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결국 10조 원의 부채, 전방위적인 사법 리스크, 그리고 수익성 실종이라는 ‘삼중고’에 갇힌 CJ제일제당이 오너 경영의 한계를 드러내며 ‘부실 경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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