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롯데건설 사옥 전경.
경제 주요 기사

롯데건설, 결국 또 계열사 손 벌리기…7천억 영구채로 재무 ‘땜질’

롯데건설 사옥 전경.
롯데건설 사옥 전경.

영업이익률 1%대 추락 vs 조달금리 5.8%… “팔수록 손해 보는 장사”

2025년 결산기를 맞은 롯데건설의 실적은 외형 유지에도 불구하고 내실이 급격히 무너진 ‘수익성 쇼크’로 요약된다.

사측은 매출 방어와 선제적 자본 확충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 지표인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으며 영업활동 현금흐름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아서며 유동성 리스크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연말과 내년 초에 걸쳐 진행되는 7,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역시 근본적인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누적된 재무 결손을 상쇄하고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한 단기적 재무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속 빈 강정’ 실적… 이자도 못 갚는 수익성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조 8,3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하며 외형 유지에는 간신히 성공했다. 그러나 내실은 이미 무너져 내렸다.

영업이익은 920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1,632억 원) 대비 무려 43.6%나 폭락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21억 원으로 전년(566억 원)보다 43.3% 쪼그라들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파고를 넘지 못하고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더 심각한 건 수익성 지표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고작 1.6% 수준으로, 지난해 2.7%에서 1%포인트 넘게 추락했다. 100원어치를 팔아 겨우 1.6원을 남긴다는 얘기다. 반면, 롯데건설이 이번에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금리는 연 5.8%에 달한다. 본업에서 버는 돈(이익률 1.6%)보다 빌린 돈 이자(5.8%)가 3배 이상 높은 기형적인 구조로, 사실상 ‘팔면 팔수록 손해’인 셈이다.

◇ 현금 7,100억 유출 ‘돈맥경화’ 심화

실적 악화보다 더 심각한 경고등은 현금흐름표에서 켜졌다.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유입되기는커녕 빠져나간 현금만 7,102억 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유출 규모가 3배나 급증하며 자체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부족한 운영 자금은 외부 차입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8,358억 원을 기록한 배경이다. 이는 현금 유입이 늘어난 긍정적 신호가 아니라, 영업에서 발생한 7천억 원대의 결손을 메우기 위해 8천억 원이 넘는 빚을 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실상 차입금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유동성 악순환 구조가 뚜렷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96%에서 올해 9월 말 214%까지 치솟으며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 ‘무늬만 자본’ 영구채로 부채비율 화장술… 그룹사 리스크 전이 우려

롯데건설이 꺼내 든 ‘7천억 원 자본 확충’ 카드도 실상은 ‘빚 돌려막기’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번에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이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뿐, 실질은 갚아야 할 빚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9일 1차로 조달한 3,500억 원 전액을 채무 상환에 투입했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구조다. 이어 내년 1월 말에도 3,500억 원을 추가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170%대로 낮추겠다는 계산이지만, 이는 실질 개선이라기보다 장부상 수치를 낮추는 ‘회계적 착시’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번 자금 조달을 위해 또다시 그룹 계열사들이 총동원됐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특수목적법인(SPC)에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며 롯데건설의 신용을 떠받치고 있다. 롯데건설의 부실이 그룹 핵심 계열사로 전이될 수 있다는 ‘형제 리스크’ 우려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1%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5%대 고금리 자금을 끌어다 쓰는 것은 제 살 깎아먹기”라며 “그룹 차원의 지원 없이는 독자 생존이 불투명한 롯데건설의 위태로운 현실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롯데건설 측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그룹 시너지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당장의 재무 위기 속에서 이러한 장기 계획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