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유 부지 아니다” 거짓 해명까지… 소방서가 알린 ‘정확한 위치’ 4시간 만에 포스코 제철소가 ‘산단 내’로 둔갑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업체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포스코가 사고 직후 소방당국에 ‘포항제철소’ 표현을 빼 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기자에게도 사고 지점이 자사 소유 부지가 아니라고 거짓 안내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고 지점이 등기부등본상 포스코 소유 부지 100%로 드러나면서, 회사가 중대재해처벌법상(원청의 협력업체 장소에 대한 실질적 지배) 책임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사고 위치를 축소·왜곡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사고는 포항제철소에서 이달에만 두 번째 발생한 사망 사고이며, 사고 작업이 포스코 생산 공정 유지와 직결되었음에도 회사가 ‘산단 내 중소기업 작업장’으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은 책임을 모호하게 만들려 한 정황으로 해석된다.
■ 소방당국에 ‘제철소’ 삭제 요청… 보도 워딩 변경 압박
20일 뉴스필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4일 오전 6시 20분경, ‘포항제철소 1문 안 포스코 소유 부지 내’ 협력업체 차량 대기 구역에서 70대 협력업체 근로자가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언론에 해당 지점을 ‘포항제철소 1문’으로 정확히 안내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4시간 만에, 포스코는 소방당국에 연락해 ‘포항제철소’ 표현을 빼고 ‘철강 산단 내 중소기업 작업장’으로 바꾸어 달라고 요청했다.
소방 관계자는 “포스코 부지 안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포스코 측 요청에 따라 언론에 ‘철강 산단 내’로 정정 보도를 요청했다고 시인했다.
문제는 이 워딩이 현대제철 등 포스코와 무관한 다수 기업이 혼재된 광범위한 지역을 지칭해, 포스코의 특정성을 완전히 삭제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언론은 사고 지점을 ‘제철소 1문 인근’, ‘철강산단 내’ 등으로 모호하게 표기하며, 최초 소방서가 안내한 정확한 위치와는 달리 허위성 정보가 유도되는 결과가 나왔다.
■ 남구청 “사고 지점, 전체가 포스코 소유” 공식 확인
뉴스필드는 포스코 해명과 달리 사고 지점의 실제 소유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포항시 남구청 지적팀과 등기부등본을 검토했다.
그 결과, 사고가 발생한 포항제철소 1문 안 부지 전체(송내동·동천동 등)는 모두 주식회사 포스코 소유로 확인됐다.
남구청 지적팀 관계자는 “포항 제철소 전체 공장 안 부지는 다 포스코 소유 맞다”고 말했다.
이는 사고가 철강산단 내 일부 협력업체 부지가 아닌, 포스코가 직접 소유·관리하는 제철소 내부 부지에서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 포스코, 기자에는 처음에 “포스코 부지 아니다” 거짓 대응
포스코는 뉴스필드가 사실 확인을 위해 소유 관계를 문의했을 때 초기에는 사실과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포스코 관계자(초기 설명)는 “그거는 아니고요. 사망 장소는 A 업체 부지 안(쪽)입니다. 포스코 소유 부지가 아니라…”
하지만 기자가 “남구청과 등기부를 확인했다. 포스코 소유로 나온다”고 지적하자, 포스코는 “포항 시청에서 그렇게 설명을 하고 있다고요?”라며, 즉시 입장을 바꿔 “저희가 A 업체에 임대해 주고 있는 부지이다”라고 바로 말했다.
소유권이 명확한 상황에서 이 같은 초기 부인과 번복은, 사고 지점을 ‘타사 관리 부지’로 보이게 하려 한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핵심 쟁점: ‘장소 지배·관리’
이번 사고는 포항제철소에서 이달 두 번째, 올해 세 번째 사망 사고다.
지난 3월에는 포스코PR테크 소속 40대 근로자 1명이 포항제철소 냉연공장에서 수리작업 도중 사망했고, 지난 5일에도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 공장에서 유해가스가 누출돼 포스코DX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14일 사고 근로자는 포스코 협력사 A사 소속으로, 사고를 유발한 덤프트럭은 포스코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산업폐기물) 운반·처리 임무 수행 중이었다. 즉, 사고 작업은 포스코 생산 공정 유지와 직결된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사고 지점을 ‘협력업체 소유 또는 관리부지’로 거짓 해명하며 축소하려 한 배경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제5조가 놓여 있다.
이 조항은 원청이 협력업체에 도급을 주었더라도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다면 안전 확보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한다.
사고 지점이 포스코 소유·임대 부지인 만큼, 포스코가 해당 장소에 대한 실질적 관리 책임을 부담했는지 여부는 수사기관 판단에 맡겨졌다.
이번 사고는 사망자 1명 발생으로 중대산업재해(제2조제2호 가목)에 해당하며, 포스코가 제5조상 책임을 위반하면 원청 사업주(포스코 경영책임자) 형사 처벌로 직결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제6조제1항은 “제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하여 …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주식회사 포스코 이희근 대표이사 사장은 포스코 사업을 직접 총괄하는 경영책임자로, 제4조·제5조 의무를 위반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또한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 역시 그룹 안전을 총괄하는 실질적 최종 의사결정권자로 인정될 경우, ‘이에 준하는 경영책임자’로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 장 회장에게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스필드는 포스코 측에 “최초 소방서가 제대로 안내한 사실을 왜 실제와 다른 정보로 변경 요청했는지”와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는지” 등을 공식적으로 질의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사고 지점 은폐 의혹과 공공기관에 대한 부당한 워딩 요청 경위 등 이번 보도의 핵심 쟁점에 대해 끝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