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올여름, 폭염 속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시행규칙 부재로 현장은 여전히 위험하다. 노동자들은 규제개혁위원회의 '과도한 규제' 판단을 비판하며, 생명을 지키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미지=AI
경제 주요 기사

올여름, 노동자에게는 여전히 ‘재난’ – 폭염 속 노동자 보호, 법은 있으나 현실은 막막했다

올여름, 폭염 속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시행규칙 부재로 현장은 여전히 위험하다. 노동자들은 규제개혁위원회의 '과도한 규제' 판단을 비판하며, 생명을 지키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미지=AI
올여름, 폭염 속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시행규칙 부재로 현장은 여전히 위험하다. 노동자들은 규제개혁위원회의 ‘과도한 규제’ 판단을 비판하며, 생명을 지키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미지=AI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여름, 노동자들에게는 그저 뜨거운 날씨가 아닌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왔다. 지난 6월 1일부터 폭염 속 노동자 보호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 개정안이 시행되었지만, 현장은 여전히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 법은 통과되었지만, 정작 실질적인 보호 조치를 담은 시행규칙이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공백 상태였다. 이에 노동자들은 “죽지 않을 권리조차 규제 대상이냐”며 절규했고, 공공운수노조는 6월 2일 성명을 통해 고용노동부와 규제개혁위원회를 강력히 비판하며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 법은 있었으나 기준은 없었던 ‘공허한 폭염 대책’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 개정안은 폭염이나 한파와 같은 기후 재난 상황에서 사업주가 노동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할 의무를 명확히 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폭염 시 휴식 시간 보장, 온습도계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으나, 규제개혁위원회의 재검토 권고로 결국 무산되었다.

공공운수노조는 “규제개혁위원회가 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소한의 기준조차 ‘과도한 규제’라며 가로막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규제개혁위원회가 체감 온도 기준, 휴식 시간 보장, 온습도계 설치 등 필수 조치를 ‘사업주의 부담’이라는 이유로 반려한 점에 대해 “지금 이 눈치보기가 죽음을 방치하는 일”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 “규개위 위원들이 현장에 와서 일해보라” 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은 규제개혁위원회에 보내는 편지글에서 “오늘도 조리실의 체감 온도는 40도를 훌쩍 넘겼고, 여름이면 50도에 육박한다”며 “숨이 턱 막히고, 화상을 입는 일이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그는 “정수기 하나 없이 얼음물을 사 먹는 현실, 에어컨은 위생 검열에 걸린다는 이유로 못 쓰는 현실이 너무 비참하다”며 “노동부는 또 ‘가이드라인’만 내놓았다. 법적 강제력 없이는 아무 변화도 없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통신 노동자 또한 실외에서 장시간 일해야 하는 특수성을 호소하며 “타스크 제도 아래에서는 아파도 쉬지 못하고 폭염에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폭염 시간대에는 업무를 중단하거나 휴식을 강제하는 법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규제개혁위원회에 대해 “폭염 속에서도 쉴 권리를 박탈한 살인적 결정”이라며 “규제개혁위원회가 누구를 위한 조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항의했다. 그는 “규개위 위원들이 우리가 일하는 센터에 와서 한 번만 일해보라. 쉴 틈 없이 달궈진 공간에서 몇 시간이나 버틸 수 있는지 보자”고 분노를 터뜨렸다.

■ 공공운수노조 “노동자를 위한 법, 지금 당장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의 대응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었다. 고용노동부는 특별대책반 운영, 냉방조끼 지급 등 ‘임시방편’을 내세웠지만, 이는 법적 강제력이 없는 홍보성 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교육청이나 사업주가 법적 책임을 지지 않기에 이러한 조치들이 실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은 ‘폭염 감시단’ 운영, 집단 고발 등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쿠팡물류센터지회는 “폭염 속 노동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직접 싸우겠다”며 “현장의 문제점들을 더 날카롭게 고발하고, 빼앗긴 휴식 시간을 되찾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6월 2일 발표한 성명에서 “폭염은 단순히 더운 날씨가 아니라, 노동자를 병들게 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재난”이라며 “지금 필요한 건 물 마시기 캠페인이 아니라, 위험할 때 일하지 않을 권리”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시행규칙 통과와 고용노동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요구하며, 각 사업장에서 규제개혁위원회와 노동부를 향한 항의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조는 특히 규제개혁위원회의 책임을 단호하게 지적하며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규정을 ‘과도한 규제’라 말하지 마라. 죽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기업의 이익을 위한 정치적 알박기를 당장 멈추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