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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와 쿠팡대책위 등 10개 단체 관계자들이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과 고용노동부의 유착 행태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회

4시간 동안 고발인 ‘취조’한 노동부…쿠팡 산재 의혹 수사는 ‘함구’

11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와 쿠팡대책위 등 10개 단체 관계자들이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과 고용노동부의 유착 행태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11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와 쿠팡대책위 등 10개 단체 관계자들이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과 고용노동부의 유착 행태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와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쿠팡대책위) 등 10개 단체는 11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조직적인 산재 은폐 의혹과 이에 유착한 고용노동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쿠팡 노동·산안 TF’를 구성해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기초적인 사실관계 파악조차 없이 고발인을 취조하는 등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과거 고 장덕준 님의 과로사 조사 과정에서 근로감독관이 쿠팡 측에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회사 측 대응을 도운 정황이 드러났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수사 배제를 촉구했다.

■ “고발인을 범죄자 취급”…수사 의지 없는 노동부의 황당한 조사 행태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지부장은 지난 5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진행된 고발인 조사에서 담당 근로감독관이 고발인인 자신을 마치 허위 고발인처럼 취급하며 고발의 진의를 추궁했다고 밝혔다. 정 지부장에 따르면, 근로감독관은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산재 은폐 지시 장소와 일시를 특정하라고 요구하고, “산재가 최종 승인되었으니 은폐 시도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반복했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이미 확보하고 있어야 할 현장 조사 여부나 재해조사표 제출 기록을 오히려 고발인에게 시험하듯 질문하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고 규탄했다. 정 지부장은 4시간 동안 이어진 조사가 실체적 진실 접근이 아닌 쿠팡의 책임을 덮어주기 위한 기술적인 과정에 불과했다며, 무책임한 정부에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020년부터 이어진 유착 정황…공무상 비밀누설 등 전면 수사 촉구

정병민 쿠팡대책위 변호사는 고용노동부가 강제수사를 공언한 지 한 달이 지났으나 단 한 건의 수사도 진척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근로감독관들이 쿠팡의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2020년 당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이 쿠팡에 자료를 요구하며 “우리도 알아야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거나 사측에 유리한 반박 자료 제출을 독촉한 정황을 제시했다. 이어 임용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산재 은폐가 정부의 예방 정책을 방해하는 ‘사회적 타살’ 방조 행위라고 규정하며, 특정 기업 앞에서 무력해지는 정부의 법 집행 의지를 비판했다.

고 장덕준 님의 어머니 박미숙 씨는 김범석 의장의 지시가 공개됐음에도 지지부진한 수사에 절망감을 표하며 진실 규명을 눈물로 호소했다. 권영국 쿠팡대책위 공동대표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쿠팡 내 과로사 추정 사망자가 29건에 달함에도 조사가 미흡한 배경에 유착이 있다고 의심하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직을 건 약속 이행과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가 단체들은 향후 경찰 수사와 시민사회 감시를 통해 쿠팡과 노동부 간의 결탁 의혹을 끝까지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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