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활동을 극도로 자제해 온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이름이 올여름 한남동 자택 조망권 법정 분쟁, 국회의 홈플러스 청문회 추진, 서울지방국세청 세무조사 등 세 가지 사안으로 잇따라 거론됐다.
그러나 이러한 대외적 소란 속에서도 회사의 지속적인 자사주 소각에 따른 분모 감소 효과로 조 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율은 58%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은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로, 2002년 부친 별세 후 물려받은 한진투자증권과 동양화재 등 금융 계열사를 키워 메리츠금융그룹을 일궜다. 언론 노출을 피해 ‘은둔의 오너’로 불리며,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 한남동 자택 조망권 다툼…서울서부지법, 이중근 회장 가처분 기각

16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 5월 14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조 회장과 시공사 장학건설을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회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 언덕길 자택에서 바라보는 한강 조망이 49m 떨어진 전방에 지어지는 조 회장의 지하 2층·지상 2층, 연면적 2천14.19㎡ 규모 단독주택으로 인해 가려진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1992년부터 보유한 부지와 2022년 11월 용산구청에서 약 27억 원에 매입한 도로 부지에 주택을 신축 중이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는 지난달 27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 주택이 완공되면 이 회장 주택 일부 방향의 조망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그동안의 조망은 주변 토지에 저층 건물만 있었기에 확보된 것이고 조 회장에게도 재산권 행사가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미 골조공사가 끝나 중단 시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과 이 회장 소유 인접 부지가 나대지인 점도 고려됐다.
이 회장 측은 지난달 28일 즉시항고하는 한편, 조 회장 측이 건축물 높이 제한을 피하려 지반을 인위적으로 돋우는 성토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용산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용산구청은 “건축허가가 났다는 것은 허가 단계에서 위법 요소가 없다고 행정관청이 판단했다는 의미”라면서도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 답변은 어렵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회사 업무와는 관계가 없는 영역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현 단계에서 법원이 조 회장 주택의 건축 자체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 국회 청문회 추진과 긴급 자금 지원…국세청 세무조사 논란도

정치권 및 사정당국과의 접점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난달 9일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를 향해 “홈플러스 사태 이후 홈플러스를 위해 실제 집행한 돈은 아직까지 단 1원도 없다”고 비판하며,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조 회장 등을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후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 3사는 지난달 16일 이사회를 열고 MBK파트너스와 김 회장의 전액 연대보증을 전제로 긴급 운영자금 2천억 원 지원을 의결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21일 홈플러스의 즉시항고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9월 4일까지 연장했다. 삼일회계법인 조사보고서상 홈플러스 청산가치가 3조7천억 원으로 계속기업가치 2조5천억 원을 웃돌아, 선순위 담보 1조3천억 원을 쥔 메리츠로서는 청산만으로도 원금 회수가 가능한 구조였다.
세무 이슈와 관련해서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지난 5월 메리츠증권 본사에 조사관을 투입하면서 조 회장의 절세 문제 연관 가능성이 제기됐다. 메리츠 측은 메리츠증권 법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며 거론된 감액배당 건은 수년 전 조사를 마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공시상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주식발행초과금 2조1천500억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뒤 2024년 4천483억 원, 2025년 2천407억 원 등 두 차례에 걸쳐 6천890억 원을 배당했다. 주당 배당금에 조 회장 보유 주식 9천774만7천34주를 곱하면 그가 받은 몫은 3천626억 원이다.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재원을 마련한 배당은 세법상 이익배당이 아닌 자본 환급으로 분류돼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 주식 수는 그대로, 지분율은 58.41%로…자사주 소각 여파
여러 대외 악재 속에서도 조 회장의 회사 지배력은 강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제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의 보유 주식은 2023년 말 이후 9천774만7천34주로 변동이 없었으나, 지분율은 자사주 매입·소각에 따른 발행주식총수 감소로 48.06%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58.41%로 10.35%포인트 상승했다. 특별관계자를 합치면 58.78%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2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열두 차례에 걸쳐 총 3조5천446억 원을 들여 자사주 4천996만6천57주를 소각했다. 지난해에는 결산 현금배당을 아예 실시하지 않고 주주환원 재원 1조5천517억 원을 전액 소각에 배정했다. 회사는 지난 12일 2분기 실적과 함께 낸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 공시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의 기대수익률이 16.4%로 요구수익률 10%를 웃돈다며 이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분율은 더 오를 전망이다. 6월 말 현재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 645만3천202주(3.86%)를 전량 소각하면 발행주식총수는 1억6천89만4천71주로 줄어 조 회장 지분율은 60.75%가 된다. 자기주식에는 의결권이 없어 주주총회에서 실제 행사되는 의결권 기준으로는 이미 61.14%다. 회사는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자사주 979만2천162주(5.85%)를 추가 취득할 계획이며, 지난 3월 6일 개정 상법 시행 이후 취득분은 1년 안에 소각을 마치겠다고 명시했다.
한편 조 회장의 보수는 2024년 27억3천300만 원에서 지난해 39억9천400만 원으로 46.1% 늘어 메리츠금융지주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9억9천900만 원을 수령했다. 그룹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1조8천223억 원, 당기순이익은 1조4천716억 원으로 각각 9.0%, 8.3% 증가했다.


![메리츠화재가 2025년 1월 17일 배포한 보도자료 사진. '부업으로만 월 150만원 번다'는 문구와 함께 화면에 '1,480,000원'이 표시돼 있다. 이 148만원은 위촉 설계사 4천544명 전체가 아니라, 활발히 활동한 약 1천200명(27%)의 평균이다. 해당 보도자료는 메리츠금융그룹 홈페이지에 20일 현재도 게시돼 있다. [사진=메리츠화재 제공]](https://newsfield.net/wp-content/uploads/2026/07/202501171007596840001U-428x40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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