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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전자 회사 전경. (사진=성호전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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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금 0원’ 성호전자 박성재 대표, 3000억 대출에 만 3세 주식 담보…리스크는 회사·주주에

코스닥 상장 전자부품 업체 성호전자의 최대주주 서룡전자가 2019년 경영권을 확보할 당시 투입한 36억 원 전액을 차입금으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성호전자와 서룡전자의 관련 공시를 종합하면, 서룡전자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세 차례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성호전자 주식 477만897주를 취득했다. 취득자금은 36억165원으로, 공시에는 자기자금 없이 전액 차입금으로 조달했다고 기재돼 있다.

박성재 성호전자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서룡전자는 자기자금 없이 확보한 성호전자 주식의 장부가액을 지난해 말 2,512억 원까지 늘렸다. 그러나 현재 보유 주식의 99% 이상이 담보로 잡혀 있다. 담보권이 모두 실행되면 서룡전자의 지분율은 38.18%에서 0.05%로 떨어지는 것으로 공시에 기재돼 있다.

올해는 성호전자 주식을 담보로 3000억 원 규모의 대출까지 받았다. 차입 목적은 타법인 인수였으며, 담보에는 서룡전자 보유 주식뿐 아니라 박성재 대표와 가족, 미성년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성호전자 주식까지 포함됐다.

성호전자도 채무 상환을 위해 895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695억 원은 서룡전자로부터 빌린 장기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기존 주주의 지분은 희석될 수 있다.

성호전자는 필름콘덴서와 전원공급장치 등을 생산하는 전자부품 제조사다. 2001년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315억7703만원이다.

서룡전자는 2017년 설립된 전기·기계장비 도매업체다. 본점은 성호전자 본사와 같은 건물, 같은 호실에 있다. 지난해 성호전자에 지급한 임차료는 889만2000원이다.

■ 36억 전액 차입해 최대주주 변경…누가 빌려줬는지는 미확인

당시 서룡전자가 제출한 대량보유보고서를 보면 성호전자 주식 취득자금 36억165원 가운데 자기자금은 ‘없음’으로 기재돼 있다. 전액 차입금이었다.

성호전자 회사 전경. (사진=성호전자 홈페이지)
성호전자 회사 전경. (사진=성호전자 홈페이지)

차입처는 특수관계인과 썬텍, 신한은행으로 적혀 있고 담보는 ‘최대주주 부동산’으로 기재돼 있다. 다만 특수관계인이 누구인지,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는 공시에 나타나지 않는다.

당시 서룡전자의 자본총액은 2억7878만원이었다. 차입금 36억 원은 자기자본의 약 13배에 달했다. 서룡전자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는 박성재 대표였다.

성호전자는 이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박현남 씨 등에서 서룡전자 등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인수자금은 차입금, 목적은 지분확대였다.

기존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매각한 거래도 아니었다. 박현남 씨의 기존 주식은 그대로 남아 있는 가운데 성호전자가 새 주식을 발행했고, 서룡전자가 이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신주 인수대금 36억 원은 성호전자에 들어갔다.

기존 주주들은 신주 배정에서 제외돼 지분이 희석됐다. 경영권 이전을 이유로 기존 주주에게 별도의 프리미엄이 지급된 거래도 아니었다.

성호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현남 씨는 1953년 3월생으로 사내이사를 맡아 관리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재직기간은 37년 11개월이며, 성호전자의 옛 사명인 진영전자 대표이사를 지낸 경력이 있다.

1984년 11월생인 박성재 대표는 경영총괄을 맡고 있으며 재직기간은 16년이다. 두 사람의 ‘최대주주와의 관계’는 공시에 모두 ‘특수관계인’으로 기재돼 있다.

박성재 대표는 박현남 사내이사의 장남으로 알려져 있다. 담보를 제공한 허순영 씨는 박현남 사내이사의 배우자다. 창업 세대에서 그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법인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구조지만, 공시에는 가족관계가 드러나지 않는다.

서룡전자의 자산 대부분은 이후 성호전자 주식으로 채워졌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2264억7801만원으로 2019년보다 약 812배 늘었다. 반면 매출은 68억7792만원, 영업이익은 1억1693만원에 그쳤다.

자산총계 2862억9407만원 가운데 성호전자 주식 장부가액은 2512억9263만원으로 약 88%를 차지했다.

차입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점은 세법상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특수관계인 간 금전 대여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적정이자율과 실제 지급한 이자의 차액을 증여재산으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적정이자율은 연 4.6%다.

36억 원에 연 4.6%를 적용하면 연간 이자는 약 1억6560만원이다. 실제 이자율이 얼마였는지에 따라 증여세 문제가 달라질 수 있지만, 서룡전자가 해당 차입금에 얼마의 이자를 지급했는지와 담보 제공에 따른 대가가 있었는지는 공개된 공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경영권이 넘어간 지 7년이 지났지만 당시 36억 원을 실제로 누가 빌려줬는지, 이자율과 만기는 얼마였는지, 이후 어떤 재원으로 상환했는지는 공시를 통해 확인되지 않는다.

■ 3000억 인수금융에 성호전자 주식 3656만주 담보…실행 땐 서룡전자 지분 38.18%→0.05%

서룡전자는 올해 4월 에이치투온과 3000억 원 규모의 대출약정을 맺었다. 차입 목적은 타법인 인수였으며 금리는 연 5.6%, 담보설정금액은 6000억 원이다.

서룡전자가 보유한 성호전자 주식 2732만4815주 가운데 담보권이 실행될 경우 남는 주식은 3만2000주다. 보유 주식의 99.88%가 담보로 묶여 있는 셈이다.

담보 제공 범위는 서룡전자에 그치지 않았다. 박성재 대표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성호전자 주식까지 합쳐 총 3656만4729주에 근질권이 설정됐다.

박성재 대표 주식 273만2863주, 박성호 씨 82만9842주, 박현남 씨 177만2031주 등이 포함됐다.

미성년자가 보유한 주식도 담보에 들어갔다. 공시에 기재된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2014년 11월생 박모 씨의 87만3029주와 2023년 1월생 박모 씨의 40만 주가 담보로 제공됐다. 2023년생 박모 씨는 담보가 설정된 올해 4월 당시 만 3세였다.

12디지트가 보유한 성호전자 주식 20만8000주도 담보에 포함됐다. 12디지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48%를 보유한 2017년 11월생 미성년자로 공시에 기재돼 있다.

박성재 대표의 부모인 박현남·허순영 씨와 하수경 씨, 미성년자 2명, 12디지트가 보유한 성호전자 주식은 각각 보유분 전량이 담보로 제공됐다.

박성재 대표는 보유 주식 373만2944주 가운데 283만2175주가 담보로 잡혀 있다. 에이치투온 관련 담보 273만2863주 외에 다른 채권자에게 제공한 9만9312주가 더해진 것이다. 미성년자들이 언제, 어떤 경위로 해당 주식을 취득했는지는 공개된 공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담보권 실행 조건도 공시에 명시돼 있다. 담보비율이 200% 미만으로 떨어지고 통지일로부터 3거래일 이내에 담보가 보충되지 않으면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권이 실행될 경우 서룡전자 보유분만으로도 성호전자 발행주식의 38%를 넘는 물량이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서룡전자가 타법인 인수를 위해 조달한 대출이지만, 담보로 제공된 핵심 자산은 성호전자 주식이다. 주가 하락과 담보권 실행이 이어질 경우 대규모 주식 처분으로 연결될 수 있어 일반 주주도 주가 변동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에이치투온 대출금은 이후 7월 잇따른 상환으로 1650억 원까지 줄었다.

■ 성호전자 895억 CB 발행…695억은 최대주주 관련 차입금 상환

성호전자는 지난 14일 895억 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695억 원은 서룡전자로부터 빌린 장기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된다.

CB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킬 수 있다.

전환사채 발행결정 공시에 첨부된 미상환 사채권 현황을 보면 전환·행사가 가능한 주식 수는 5095만1132주다. 이는 당시 기발행주식총수 7343만3552주의 69.38%에 해당한다.

결국 성호전자는 895억 원 규모의 새로운 자금조달을 통해 695억 원을 최대주주 측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게 된다. 해당 CB가 실제 주식으로 전환되면 기존 주주의 지분은 그만큼 희석될 수 있다.

2019년 자기자금 없이 차입한 36억 원으로 시작된 서룡전자의 성호전자 지배는 7년 만에 수천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과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 주식담보로 확대됐다. 동시에 성호전자에서는 최대주주 관련 차입금 상환을 위해 대규모 CB까지 발행됐다.

본지는 지난 18일 성호전자와 박성재 대표에게 질의서를 보내 서룡전자가 성호전자 신주를 인수할 당시 36억 원을 빌려준 주체와 담보·이자·만기 등 차입 조건을 물었다. 기존 주주가 아닌 박 대표 개인회사인 서룡전자에 신주를 배정한 이유와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고 최대주주가 변경된 배경도 질의했다.

LCT빌딩 1500억 원과 ADS테크 2800억 원 인수를 이사회에서 어떻게 검토했는지와 기존 전자부품 사업과의 관련성, 자본금 1000원으로 설립된 스펙트라 관련 회사 2곳과 체결한 공동보유 합의의 핵심 내용과 실제 자금 제공자도 물었다.

또 가족에게 증여한 성호전자 주식과 미성년 가족이 보유한 주식을 현재 누가 관리하고 있으며 의결권은 누가 행사하는지도 질의했다.

성호전자 측은 이 같은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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