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소속 서울버스노동조합(자노련 버스노조)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버스사업자) 간의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되면 자노련 버스노조는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표면적으로는 임금 문제로 비치지만, 실제로는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의 고질적 문제가 파업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는 27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오는 5월 28일 첫차부터 시작될 예정인 서울 시내버스 전면 파업은 겉으로 보기에 임금체계 개편과 대법원 판결에 따른 통상임금 적용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는 이번 사태의 핵심이 서울시의 버스 준공영제 그 자체라고 강조한다. 2024년 12월 대법원이 상여금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 적용 범위를 넓히는 판결을 내리면서 자노련 버스노조와 사용자 측 간의 임단협 쟁점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민주버스본부는 법적으로 지급해야 할 체불임금을 마치 임금 인상인 양 호도하고, 그 책임을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돌리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사용자 측과 서울시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다.
■ 사전확정제 전환, 노동조건 개악 우려
서울시는 2024년 말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20주년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사후정산제를 사전확정제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외부 감사 등 최소한의 투명성 확보 절차가 있었던 재정지원 방식이 이제는 운송 원가를 미리 정해 보조하는 방식으로 변경되는 것이다.
민주버스본부 서울지부는 이를 노동조건과 임금체계의 전면 개악을 전제로 한 운영구조 개편이라고 비판한다. 사전확정제가 도입되면 사업자는 인건비나 고용 규모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정규직 축소, 근속 단절, 비정규직 확대와 같은 방식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 서울시, 중립 아닌 ‘공범’…사모펀드 배불리는 준공영제
서울시는 이번 사태를 노사 문제로만 규정하며 한발 물러선 듯한 입장을 보이지만, 민주버스본부는 서울시가 절대 중립적이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서울시는 준공영제라는 제도의 설계자이자 재정을 집행하는 책임 주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시가 직접 버스를 운영하지 않으면서 민간사업자의 배당과 사모펀드 자본의 수익만 보장하는 구조를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떠오른다. 실제로 서울시는 연간 1조 원이 넘는 재정지원금을 버스업체에 지급하지만, 버스회사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2022년 기준 4,704억 원에 달한다. 매년 수백억 원의 배당금이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있으며, 정작 버스 노동자들은 체불임금을 놓고 투쟁해야 하는 현실이다.
■ 버스 공영화가 해법…서울시 책임 요구
이현미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장은 발언을 통해 서울시가 20년 넘게 유지해온 버스 준공영제는 민간사업자의 이익만 보장한 기형적 제도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전면 파업 위기는 통상임금 문제 때문이 아니라, 이런 구조를 방치해온 서울시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버스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와 공공교통네트워크, 민주버스본부 서울지부는 서울시가 책임지고 공영화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모펀드가 소유한 버스회사를 공공이 인수하고, 지금의 준공영제를 전면 재편하는 것만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근본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 민주버스본부의 요구사항
민주버스본부는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 서울시는 버스 준공영제의 문제를 직시하고 공영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 버스사업자들은 수천억 원에 이르는 이익잉여금과 배당금 등 재정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 임금체불에 대한 책임을 버스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사용자 측이 책임을 져야 한다.
▲ 시민 세금을 핑계 삼아 공공서비스와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