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적 적자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전기요금 위약금 미청구와 협력사 보험료 과다 지급 등 예산 집행 부실이 자체 감사에서 무더기로 드러났다.
22일 한전 감사실에 따르면, 감사실은 지난 18일 공개한 ‘2026년도 전사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감사실은 3∼4월 재무 건전성 확보와 경영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전사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계약 관리, 배전 업무, 자산 운영 등 경영 전반에서 부실 사례가 확인돼 대규모 자금 추징·회수와 함께 관련자에 대한 경고, 징계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주요 지적 사항 중 하나는 ‘계약종별 위반에 따른 위약금 미청구’다. 대전세종충남본부를 비롯한 전국 10개 사업소에서 전기 사용자가 계약 용도 외로 전기를 무단 사용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규정된 위약금을 청구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실은 미청구 금액 전액에 대한 강제 추징을 명령하고 복무 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회사 사옥 등 공공 자산의 사적 유용 사례도 적발됐다. 일부 사업장 임직원이 회사 시설에 개인 물품을 장기간 무단 보관한 사실이 확인돼 즉각 시정 조치와 함께 중대한 비위 사안에 대해서는 징계·문책이 요구됐다.
배전 업무 분야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지장배전선로 이설 과정에서 비용 부담 주체를 명확히 산정하지 않거나 법적 검토를 생략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한 사례가 적발됐다. 감사실은 관련 책임자에게 경고 처분을 내리고 부당 지출 비용 추징 및 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신증설 업무 처리 과정의 반복적 규정 위반도 추징 조치 대상이 됐다.
배전협력사와의 보험료 정산 오류도 지적됐다. 일부 사업소가 협력사에 지급할 보험료를 부적정하게 정산해 과다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실은 과다 지급분에 대한 감액·환수를 단행하고, 배전 보수자재 관리 부실로 자산 손실을 초래한 직원들에게는 무더기 ‘주의’ 처분을 내렸다.
자산 관리 부문에서는 보유 사옥과 유휴 부동산에 대한 활용·매각 검토가 미흡해 수년째 방치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단기고용 인력의 공사원가 비목 적용 과정에서의 예산 분할 등 구조적 문제도 제도 개선 대상에 포함됐다.
한 행정 전문가는 “국민이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기업의 이런 자금 관리 소홀은 공직 기강 이완을 보여준다”며 “자체 감사에 그치지 말고 감사원 등 상급 기관의 감사로 구조적 원인을 규명하고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누적 적자 상황 속에서 재무 정상화를 추진 중이며, 이번 감사 조치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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