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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6일 오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장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65일째 농성을 이어가는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의 고용승계 요구에 귀 기울이며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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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출신’ 김영훈 장관, ‘슬픈 세계 신기록’ 여성 고공농성자 찾아… 옵티칼 사태 폭염 속 ‘566일 절규’

2025년 7월 26일 오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장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65일째 농성을 이어가는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의 고용승계 요구에 귀 기울이며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2025년 7월 26일 오후 경북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장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66일째 농성을 이어가는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의 고용승계 요구에 귀 기울이며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철도 기관사 출신이자 노동운동의 길을 걸어온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오후 2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세계 신기록’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566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경북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을 직접 찾아 나섰다. 특히 폭염 속에서도 굳건히 농성을 이어가는 여성 노동자의 절규에 김 장관은 자신 역시 노동 현장의 아픔을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깊은 공감과 함께 문제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방문은 노동자의 삶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장관의 진심 어린 행보로 평가되며, 장기화된 고공농성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566일 고공농성… ‘슬픈 세계 신기록’ 경신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최근 단일 고공농성 최장기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566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9월, 전주시청 조명탑 위에서 510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김재주 전북택시지부 지회장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더욱이 여성 노동자의 단독 고공농성으로는 전례 없는 수치로,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세상에서 가장 슬픈 세계신기록”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장기 농성의 발단은 2022년 10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전체 지분을 소유한 일본 닛토덴코는 화재 이후 일방적으로 법인 청산을 결정했고, 2023년 2월에는 노동자들을 집단 해고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물량이 옮겨간 한국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며,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이러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2024년 1월 8일부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 ‘고통 외면 않는’ 장관, 노사자치 통한 해결 강조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옥상에서 “고공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게 너무 힘들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내려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겪은 고통도, 해고도 아무 일 없듯 묻힐까 두렵다. 우리는 단지 이 공장에서 일한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충분히 고용승계가 가능한데 우리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싸울 수밖에 없었다. 우리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고 노동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김 장관은 “너무 고생이다. (고공농성이) 너무 오래됐다. 폭염에 하루라도 빨리 동료들과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할 일을 찾고 고민하겠다. 다른 것보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사람 살리자고 있는 법이다. 사람 위에 법이 있을 수 있겠나. 잘 고민하겠다”고 답하며 위로와 함께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고공농성장 대화를 마친 김 장관과 관계자들은 공장 내부 노조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금속노조 장창열 위원장은 “560일이 넘는 고공농성 투쟁 이면에는 외투(외국인투자기업) 자본의 횡포가 있다. 한국에 들어와 혜택을 보고 이윤을 벌어가지만 남아있는 것은 노동자에 대한 폭력이다. (사측이) 교섭 장소 아예 나오지 않고 있다. (장관 방문) 계기를 통해 외투 자본 관련 법을 개선하고, 박정혜가 빨리 내려올 수 있도록 대통령실과 고용노동부가 역할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2025년 7월 26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565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해고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세계 신기록'을 쓰고 있다.
2025년 7월 26일, 경북 구미의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566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해고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세계 신기록’을 쓰고 있다.

■ 노동 현장 이해하는 장관의 진심, 해결의 물꼬 트나

이에 김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노사법치란 이름으로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았다. 노사법치가 아니라 노사자치가 노사관계의 대원칙이 돼야 한다. 노사자치를 이루기 위해 정부가 교섭을 주선하고, 또 촉진시키면서 당사자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33년간 철도 노동자로 살면서 교섭도 하고, 재판도 받고, 억울하게 돈도 물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판결도 노사 합의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래야 지속가능하다. 제안을 잘 검토하겠다”고 언급하며 노사 간의 자율적인 해결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정부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와 대구지부 성서공단지역지회 태경산업 조합원들도 참석해 각자의 현안을 설명하며 연대 의지를 다졌다. 금속노조는 이번 고공농성 투쟁을 끝까지 엄호하고 승리로 이끌겠다는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 김 장관의 방문이 장기화된 고용승계 문제에 실질적인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김 장관의 진정성 있는 태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향후 정부의 구체적인 역할에 기대를 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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