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공무원 노동자들의 육아휴직 기간이 공무원보다 짧은 현행 법령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공동청구인단에 헌법재판소가 23일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에 청구인단과 법률대리인은 평등권 침해 구조가 변하지 않았음에도 권리 보호 이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23일 110명의 공동청구인이 2020년에 제기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및 제2항에 대한 위헌확인 소송(2020헌마1529)’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해당 소송은 비공무원 노동자의 법정 육아휴직 기간이 1년으로 공무원(3년)에 비해 짧아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양육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주도해 2020년 11월 청구인단을 모집하며 시작됐다.
청구 당시, 일반 노동자는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 양육을 위해 1년 이내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었다. 반면 교사·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라 같은 조건으로 3년 이내의 육아휴직 사용이 가능해 비공무원 양육자들은 명백한 평등권 침해를 주장해왔다.
■ 헌재, ‘법령 개정’ 이유로 권리보호요건 미비 판단
헌법재판소는 2021년 5월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으로 비공무원 여성 노동자도 임신·출산을 이유로 육아휴직 신청이 가능해졌고, 2024년 10월 법 개정(2025년 2월 시행)으로 육아휴직 기간도 조건부 6개월 추가 사용이 가능해져 실질적인 규율 양태가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심판 청구가 ‘권리 보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청구인 측은 이 같은 헌재의 판단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구인들의 법률대리인 서성민 변호사는 “헌법소원 제기 이후 육아휴직 조항이 개정을 통해 다소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해당 조항이 공무원 아닌 양육자들의 평등권, 양육권 등을 침해하는 구조 자체는 변함이 없음에도 권리보호이익이 없다고 본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 ‘조건부 1년 6개월’도 공무원 3년의 절반, 평등권 침해 여전
청구인들은 개정된 법률에 따라 부부 각 3개월 이상 육아휴직 사용 시 조건부로 총 1년 6개월까지 사용이 가능해졌으나, 이는 공무원의 육아휴직 기간 3년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모든 노동자의 법정 육아휴직 기간이 1년 6개월로 증가한 것이 아니라 조건 충족 시 연장 가능한 것일 뿐이므로, 법정 육아휴직 기간은 여전히 공무원 3년, 비공무원 1년에 머물러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정치하는엄마들’은 헌재가 비공무원 양육자 차별에 합세하여 반헌법적인 각하 결정을 내린 것을 강력히 규탄하며 “공무원과 비공무원 사이의 육아휴직 기간 차별에 아무런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고, 양육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최소한의 조치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헌법소원 당시 미취학이던 자녀들이 10대가 되는 5년의 지연 끝에 나온 각하 결정에 대해 “엉터리 판결”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