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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 전경. 사진=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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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우려” 호소하더니…녹십자·씨젠재단 등 2940억 입찰 담합 혐의, 공정위 ‘고발 의견’

정부의 검체검사 건강보험 수가 인하를 앞두고 적자와 도산 우려가 제기됐던 국내 주요 수탁검사기관 5곳이 모두 국공립병원 검체검사 입찰 담합 사건의 피심인으로 확인됐다. 수가 개편 논란이 불거진 지 약 두 달 만이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종합하면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달 7일 검체검사 용역 입찰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같은 달 11일 피심인들에게 송부했다.

피심인은 녹십자의료재단, 지씨셀, 삼광의료재단, 삼광랩트리, 서울의과학연구소(SCL), 씨젠의료재단, 이원의료재단 등 7곳이다.

이 가운데 녹십자의료재단·삼광의료재단·SCL·씨젠의료재단·이원의료재단은 지난 6월 검체검사 수가 인하 논란 당시 적자와 경영난이 부각됐던 주요 수탁검사기관 5곳과 일치한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을 포함한 7개 사업자가 2012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국공립병원 등이 발주한 검체검사 용역 입찰 706건에서 낙찰자와 입찰가격 등을 사전에 정하고 물량을 합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담합 영향을 받은 입찰의 계약금액은 약 2940억원, 들러리 입찰까지 포함한 관련 매출액은 약 6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심사관은 해당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과 물량담합에 해당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하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임직원 고발 의견을 냈다.

다만 이는 공정위 심사관의 판단으로, 법 위반 여부와 최종 제재 수준은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17일 검체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이 평균 약 190%로 분석됐다며 비용 대비 수익이 150%를 초과하는 검사의 수가를 1단계로 150%까지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수탁검사 업계에서는 경영 악화와 검사 인프라 붕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개된 실적을 보면 지난해 영업손실은 씨젠의료재단 430억원, 녹십자의료재단 177억원, 이원의료재단 112억원, 삼광의료재단 96억원, SCL 78억원으로 전해졌다. 5곳의 영업손실을 합하면 893억원이다.

진단검사업계에서는 수탁기관들이 경영 악화로 문을 닫으면 검사 지연은 물론 일부 검체를 해외 검사센터로 보내야 할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정부의 판단은 달랐다. 복지부는 검체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이 평균 약 190%에 이르는 만큼 과다 보상된 수가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탁기관의 저가 경쟁에 따른 검사 질 저하 문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수가 인하 당시 경영난이 부각됐던 주요 5개 수탁기관이 모두 공정위 입찰 담합 사건의 피심인에 포함되면서 향후 위원회의 판단이 주목된다.

피심인들은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8주 안에 서면 의견을 제출하고 증거자료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를 거친 뒤 위원회 심의를 통해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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