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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571억인데 50억 PFV에 2650억 금융지원…한화갤러리아 ‘부동산 베팅’, 2대주주 김동선은 이사회 밖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가 유동성 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보유 현금은 571억원인 반면 최근 사옥 매입과 신설 PFV 금융지원 등 대규모 자금 투입이 잇따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지분 16.85%를 보유한 2대주주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사장은 이 회사에서 상근 미등기 총괄임원으로 미래비전총괄을 맡아 오다,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하기 약 3개월 전인 지난 4월 1일 퇴임했다.

주요 투자와 금융지원은 이사회 의결로 이뤄졌지만 김 사장은 의사결정에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는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었다. 그는 한화갤러리아가 2023년 3월 분할 신설된 뒤 한 번도 등기이사로 선임되지 않았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하이엔드도산피에프브이(PFV)는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 토지 잔금 2130억3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잔금 지급일은 당초 9월 11일이었으나 지난달 21일 정정공시에서 9월 14일로 사흘 미뤄졌으며, PFV는 이 날짜가 계약 당사자 간 협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공시에 밝혔다.

PFV는 지난달 납입자본금 50억원으로 설립된 신규 법인이다. 취득하는 토지 가격은 2367억원으로 PFV 자산총액의 4734.0%에 해당한다. 대지면적은 2749.5㎡로 3.3㎡당 약 2억8500만원이다.

■ 자본금 50억 PFV에 2650억 금융지원

PFV의 토지 취득자금 대부분은 차입으로 조달된다. 공시에는 자금조달 방법이 ‘한화갤러리아㈜ 및 외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차입’이라고 기재됐다.

한화갤러리아는 PFV에 총 550억원을 빌려준다. 지난달 26일 236억7000만원에 이어 이날 313억3000만원이 집행된다. 금리는 연 4.6%다.

여기에 PFV가 더파크프라임제일차와 어센트도산제일차에서 조달하는 2100억원에 대해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한다. PFV가 원리금을 갚을 재원이 부족하면 한화갤러리아가 부족액을 보충하는 구조다.

대여금 550억원과 자금보충약정 2100억원을 합하면 2650억원으로, 한화갤러리아의 2025년 말 연결 자기자본 8246억원의 32.1%다. 다만 2100억원은 즉시 현금이 지급되는 금액이 아니라 PFV의 상환재원이 부족할 경우 의무가 발생하는 약정이다.

양사 공시에는 같은 550억원 거래의 상환일이 다르게 기재됐다. 한화갤러리아 공시에는 대여기간 종료일이 2031년 2월 28일인 반면 PFV 공시에는 상환일이 2031년 12월 31일로 적혀 있다. 금액 550억원과 금리 4.6%, 계약체결일은 동일하다.

한화갤러리아는 별도로 서울 중구 순화빌딩도 2135억원에 사들여 지난달 31일 대금을 현금으로 일시 지급했다. 신사동 토지 2367억원까지 합하면 두 부동산의 계약금액은 4502억원이다.

다만 신사동 토지의 최종 매수인은 PFV다. 한화갤러리아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직접 지급하거나 대여하는 현금은 순화빌딩 매입대금 2135억원과 PFV 대여금 550억원을 합한 2685억원이며, 별도로 2100억원의 자금보충약정이 제공된다.

한화갤러리아의 6월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71억원이다. 유동자산은 2024년 말 369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564억원으로 줄었고 유동부채는 6060억원에서 7287억원으로 늘었다. 유동비율은 같은 기간 60.9%에서 48.9%로 낮아졌다.

단기차입금도 지난해 말 153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285억9000만원으로 49.4% 증가했다. 다만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45%에서 140%로 낮아졌고 회사채 신용등급은 ‘A-‘를 유지하고 있다.

본업 실적은 개선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274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9억1000만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42억6000만원이며 연결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382억원이다.

■ 지분 16.85% 김동선, 갤러리아 이사회 밖

한화갤러리아의 지배구조도 지난달 바뀌었다. ㈜한화 인적분할에 따라 최대주주는 ㈜한화에서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변경됐다. 지분율은 36.31%다.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사장. (출처=한화갤러리아)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사장. (출처=한화갤러리아)

이 회사 지분은 김승연 회장과 특별관계자들이 60.32%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이 지난달 28일 제출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보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8451만5535주 가운데 한화에너지가 2023만2323주로 23.94%를 갖고 있고, 김 회장 본인이 12.24%, 장남 김동관 ㈜한화 대표이사가 10.55%, 차남 김동원씨와 셋째 아들 김동선 사장이 각각 5.81%다. 학교법인 북일학원은 1.98%다. 지분이 가장 많은 한화에너지의 최대출자자는 김동관 대표이사로 50.00%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선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로 한화갤러리아 주식 3266만4643주를 개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 16.85%로 2대주주다.

김 사장은 2024년 1~5월 17차례 장내매수에 이어 같은 해 9월 공개매수로 2816만4783주를 추가 취득했다.

그는 올해 3월까지 한화갤러리아에서 미래비전총괄을 맡았다. 1분기보고서에는 ‘상근 미등기 총괄임원’으로 기재됐으며 4월 1일자로 퇴임했다. 현재 한화갤러리아의 등기·미등기 임원 명단에는 이름이 없다. 분할 신설 직후인 2023년 3월 말부터 퇴임 직전인 올해 3월 말까지 다섯 차례 정기보고서에서 그의 등기임원 여부는 모두 ‘미등기’로 기재됐다.

지난달 21일 PFV 대여금 550억원과 자금보충약정 2100억원을 의결한 한화갤러리아 이사회 명단에도 김 사장의 이름은 없다.

김 사장은 대신 지난달 3일 한화갤러리아의 새 최대주주가 된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비등기임원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난달 28일 그가 제출한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등 소유상황보고서에는 주요주주 구분이 ‘사실상지배주주’로 기재됐다.

한화갤러리아의 향후 자금 수요도 적지 않다. 회사는 2027년부터 2033년까지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 동·서관을 순차 재건축할 계획으로 예상 투자액은 약 9000억원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순화빌딩 매입에 대해 “당사 소유 사옥 확보를 통한 경영 안정성 제고 및 중장기 자산가치 증대”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신사동 토지 취득 목적은 ‘부동산 개발 부지 확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유동비율이 48.9%까지 낮아지고 단기차입금이 반년 만에 49.4% 증가한 상황에서 사옥 매입과 신사동 개발, 향후 약 9000억원 규모의 명품관 재건축이 이어지는 만큼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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