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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채범 한화손보 대표. (사진=한화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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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곤두박질 한화손해보험, 나채범 대표 ‘RSU 43억’ 챙기며… 한화솔루션엔 회원권 명목 45억 ‘헌납’ 논란

나채범 한화손보 대표. (사진=한화손보)
나채범 한화손보 대표. (사진=한화손보)

한화손해보험이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락하며 수익성 악화를 겪는 가운데, 나채범 대표이사의 고액 보상 체계와 계열사 간 대규모 회원권 거래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한화손해보험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989억 원으로 전년 동기(1천427억 원) 대비 30.7% 급감했다. 2025년 연간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5.3% 감소한 약 3천621억 원에 그쳐 2년 연속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였다.

회사 측은 올해 1분기 신계약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3천24억 원을 기록해 보험영업의 내실이 강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난해 10월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통합 비용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이익으로 실현되지 않은 CSM은 미래 수익인 만큼, 당장의 주주 이익 훼손을 정당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실적 둔화 흐름 속에서도 나채범 대표이사의 보수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나 대표는 2024년 급여 6억6천400만 원, 상여 3억1천300만 원 등 총 9억9천500만 원을 받았으며, 2025년에는 급여가 대폭 상승해 총 9억6천700만 원(급여 7억7천600만 원, 상여 1억5천600만 원 등)을 수령했다. 이는 2025년 한화손보 직원 1인 평균 급여(약 1억1천만 원)의 약 8.8배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공시를 통해 드러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보상 체계가 주목받고 있다. 나 대표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총 95만8천707주의 RSU를 부여받았다. 연도별 기준 주가 환산 시 2024년 약 12억1천만 원(29만9천636주), 2025년 약 15억5천만 원(37만732주), 2026년 약 15억5천만 원(28만8천339주)으로 총 43억 원 규모다.

해당 RSU는 대표이사의 경우 부여일로부터 10년 후에 지급되는 구조다. 회사 측은 성과 미달 시 취소 조항이 있고 2026년 부여분부터는 회사평가에 따른 수량 감축 조항을 신설했다고 설명하지만, 취소 조건이 ‘중대한 손실에 대한 고의적 책임’으로 제한적인 데다 이미 부여된 2024·2025년 분에는 감축 조항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나 대표의 주식 보유량은 4만 주에 불과하나, 향후 10년 이내에 수십억 원대의 RSU가 순차적으로 현금화될 예정이다.

여기에 오너일가 지배 계열사와의 대규모 거래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화손보는 지난 3월 27일 계열사 한화솔루션으로부터 회원권을 45억 원에 입회했다. 주목할 점은 한화솔루션이 (주)한화(49.80%)에 이어 49.57%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공동 지배주주로,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이 계열분리를 추진 중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핵심 이해관계자라는 사실이다. 시장에서는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이 지분 처리가 계열분리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결국 한화손보의 45억 원이 오너 일가와 연결된 계열사 고리를 타고 흘러들어간 구조다.

더욱 석연치 않은 건 거래 흐름이다. 한화손보는 불과 5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회원권을 탈회하며 보증금 1억500만 원만 돌려받았다. 사실상 한 계열사 회원권을 헐값에 처분하고, 그 계열사에 약 50%의 지분을 가진 또 다른 계열사에서 43배 가까운 금액의 회원권을 새로 산 셈이다. ‘비싸게 사고, 싸게 내놓는’ 계열사 간 거래 패턴이 반복되면서, 회사 자금이 오너 일가 계열사 지원에 동원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

회사 전체 RSU 부여액은 2021년 9억6천만 원에서 2026년 40억1천만 원으로 4배 이상 늘었고, 이 가운데 나채범 대표 개인이 2024~2025년 기준 약 46%를 차지한다. ‘장기 성과 보상’ 명목으로 확대된 주식 보상 예산의 절반 가까이를 대표이사 1인이 가져가는 구조다.

문제는 이 RSU가 공시상 보수총액에 포함되지 않아 외부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봉 10억 원은 공개되지만, 수십억 원 규모의 주식 보상은 사업보고서 주석에만 남는다. 실적이 악화되는 동안 대표이사의 보이지 않는 보상만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내부통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제재 전력도 실적 악화와 맞물려 비판을 받고 있다. 한화손보는 ▲2022년 11월 책임준비금 적립 의무 위반으로 금융위원회 과태료 1억 원 및 임원 문책 처분 ▲2024년 9월 보험요율 산출 원칙 위반 등으로 금감원 과태료 2억 원, 과징금 5천만 원, 기관주의 조치 ▲2022년 4월 LH 발주 임대주택 보험 입찰 담합으로 공정위 과징금 2억6천300만 원 처분 및 검찰 고발(현재 항소심 진행 중) 등을 받았다. 단 4년 사이에 금융위, 금감원, 공정위 등 3개 기관으로부터 연이어 제재를 받은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RSU가 장기 성과 연동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10년이라는 긴 거치 기간으로 인해 단기 실적 악화에 따른 페널티를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책임경영과 괴리된 보상 체계가 지속될 경우 이사회의 독립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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