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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출처=한양정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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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측 인사 황상연 체제 ‘로수젯 중국산 원료 변경 회의’ 정황…한미약품, 변경 계획 답 안 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출처=한양정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출처=한양정밀)

한미약품이 처방 매출 1위 품목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의 원료를 국내산에서 중국산으로 변경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지난 3월 최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이 문제로 정면충돌했던 사안이어서, 논란이 재점화할지 주목된다.

뉴스필드는 14일 한미약품 측에 ‘로수젯 원료를 국내산에서 중국산으로 바꾸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지, 아니면 변경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질의했다. 담당자는 처음 연락에는 응해 답변을 주겠다고 했으나, 이후 해당 질문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 “황상연 대표 지시로 원료 변경 회의” vs 회사 “변경 결정 아니다”

취재진이 이 같은 질의에 나선 것은, 최근 한미약품 팔탄공장에서 로수젯 중국산 원료 변경과 관련한 실무진 회의가 열렸다는 정황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한 매체는 한미약품 팔탄공장 관계자를 인용해, 이 회의가 김나영 혁신성장부문 부사장 주재로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회의가 황상연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추진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상연 대표는 해당 매체와의 통화에서 “취임 당시 밝힌 품질 우선 원칙에 따라 GMP·DMF 적격 원료가 아니면 쓸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원가 절감은 어느 회사든 노력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해당 매체에 “실무진 간 원료 수급 다각화를 위한 의견 청취를 한 회의일 뿐 로수젯 원료 변경을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며 “특정 경영진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닌 일상적인 회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회사는 ‘원료를 실제 국내산에서 중국산으로 바꿀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거듭된 확인 요청에는 끝내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 지난 3월 최대주주-전문경영인 정면충돌…임직원 피켓시위까지

로수젯 원료 변경은 올해 3월 한미약품을 크게 흔든 사안이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원가 절감을 이유로 로수젯 원료를 중국·인도산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했고, 박재현 당시 대표이사는 “검증되지 않은 원료로의 변경”이라며 대표직을 걸고 반발했다.

로수젯은 지난해 약 2천279억원의 처방 매출을 올린 한미약품의 핵심 수익원이다. 해외산 원료가 국내산보다 3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가 절감 효과가 크지만, 환자가 장기 복용하는 약인 만큼 안전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섰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3월 5일 성명을 내고 “의약품 원료 변경은 단순한 비용 절감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 및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2018년 발사르탄 원료 불순물 사태를 예로 들었다. 한미약품 임직원들도 신 회장의 경영 개입 등을 비판하며 피켓 시위와 성명 발표 등 집단행동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신 회장의 경영 간섭 등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박재현 연임 무산…’신동국 측 인사’ 황상연 대표 선임

이 갈등은 경영진 교체로 이어졌다. 한미사이언스는 3월 12일 이사회에서 박재현 대표를 재선임하지 않기로 하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쿼티(PE)부문 대표를 새 대표 후보로 내세웠으며, 한미약품은 3월 31일 주주총회에서 황 대표를 선임했다.

창사 53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가 대표에 오른 것으로, 황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종근당홀딩스 대표 등을 지냈으며 일부 언론에서는 “사실상 신동국 회장 측의 신임을 받는 인사”로 분류됐다.

같은 시기 재편된 이사회에서는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장 등이 신규 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 부사장은 이번에 제기된 로수젯 원료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지목됐다. 3월 이사회 개편으로 최대주주와 대립했던 인사들이 물러나고 황 대표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중단됐던 원료 변경 논의가 되살아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신동국, 지분 28%로 확대…지배력 강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한미약품의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한미사이언스를 지배하면 한미약품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신 회장은 지난 7일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360만4천799주를 1천727억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도자에는 과거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임종윤 전 사장의 배우자·자녀 등이 포함됐다. 다음 달 거래가 종결되면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22.88%에서 28.15%로 높아진다.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 회장, 한양정밀 등 공동보유자의 합산 지분은 69.14%에 이른다. 신 회장이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선 상황에서, 그가 3월부터 추진한 원료 변경이 실제로 재추진되는지가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

로수젯은 지난해 한미약품이 사상 최대 실적(연결 영업이익 2천578억원)을 올리고, 미국 일라이릴리와 최대 1조9천억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맺는 등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온 간판 품목이다.

그런 대표 제품의 원료를 원가 절감을 이유로 교체하는 방안이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정점에 이른 시점에 다시 거론되면서,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회사의 방침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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