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나다 잠수함 무산에 3.4조 수소도 ‘재검토’…정의선 ‘수소 카드’ 흔들

CPSP 독일 TKMS行 직후 ‘프로젝트 비버’ 재검토
완성차 판매 상반기 4.9%↓·4년 만에 200만대 하회…영남권 42조 투자는 ‘미확정’
현대차그룹이 60조원 규모 캐나다 초계잠수함사업(CPSP)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로 넘어가자, 잠수함 수주 지원용으로 캐나다에 제안했던 3조4천억원 규모 수소 생태계 투자안 ‘프로젝트 비버’의 추진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선 회장도 정부 방산 특사단에 합류해 이 수주를 측면 지원했다. 그러나 잠수함 수주가 무산되면서, 현대차가 여기에 얹었던 3조원대 수소 카드도 설 자리가 좁아졌다.
■ 잠수함 놓치자 흔들리는 3.4조 ‘수소 카드’
11일 자동차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TKMS를 최종 선정했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마지막까지 2파전을 벌였으나 차순위에 머물렀다.
프로젝트 비버는 한국 정부와 현대차그룹이 ‘팀 코리아’ 차원에서 내놓은 31억캐나다달러(약 3조4200억원) 규모의 투자안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수소 액화공장, 앨버타 수소충전소, 온타리오 수소트럭 공장 건설 등이 담겼다. 잠수함 자체를 짓는 것은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의 몫이었고, 현대차의 역할은 잠수함 수주를 측면 지원하는 산업협력 카드였다.
이 투자안이 잠수함 무산과 동시에 재검토 대상이 됐다는 점은, 그 명분이 캐나다 시장이나 사업 자체의 수익성보다 잠수함이라는 반대급부에 맞춰져 있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그룹은 캐나다 대체 투자처를 당장 찾기보다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9300억원·2028년 가동), 새만금 프로젝트(9조원), 중국 광저우 등 기존 수소사업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차 측은 캐나다를 포함해 각국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수소 협력을 열린 자세로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리한 해외 투자를 피한 ‘실리’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결과적으로 ‘팀 코리아’의 잠수함 수주는 독일에 밀렸고, 정 회장이 이를 도우려 내걸었던 3조원대 수소 카드도 갈 곳을 잃었다. 현대차가 캐나다에서 손에 쥔 성과는 아직 없다.
■ 본업은 4년 만에 200만대 하회…커지는 투자 청사진
정작 현대차가 힘을 쏟아야 할 본업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는 196만626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 상반기 기준 판매가 200만대를 밑돈 것은 4년 만이다. 내수는 31만6713대로 10.8% 급감했다.
본업이 흔들리는 사이 그룹이 앞세우는 것은 대형 투자 청사진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2030년까지 국내에 역대 최대인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3일에는 ‘영남권 10년간 42조원 투자’ 계획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현대차는 같은 날 해명공시에서 “투자 방침은 결정했으나 그룹 내 참여 회사와 회사별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공시 예정일은 이달 31일이다.
투자 청사진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지만, 로봇·인공지능(AI)·수소로 향하는 총수의 시선과 달리 완성차 판매라는 이익 체력은 흔들리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26일 열리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정 회장이 본업 반등의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