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묵시적 승인’ 하에 이루어진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를 최종 인정하고 과징금 처분을 확정했다.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조치를 공시하며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를 위한 지분 매입과 계열사 간 자금 거래가 지속되고 있어 거버넌스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 대법원, 43억 과징금 최종 확정… 430억 매출 총수 일가 회사로 귀속
26일 전자공시시스템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특별1부는 지난 25일 박현주 회장과 계열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공정위 처분이 정당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 등 8개 계열사에 부과된 총 43억 9,100만 원의 과징금이 확정됐다.
행정소송 재판부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이 91.86%에 달하는 비상장사 미래에셋컨설팅에 상당한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으로 판단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해당 거래를 통해 미래에셋컨설팅에 약 430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으며, 이 자금이 비금융 사업 부문의 손실을 보전해 결과적으로 박 회장 일가의 지분 가치 유지에 기여했다고 명시한 바 있다.
같은 날 대법원 2부가 형사 재판에서 ‘부당 이익에 대한 고의성 증명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으나, 이는 형사상 고의성 여부에 한정된 판단이다. 행정 재판을 통해 총수의 묵시적 동의 하에 계열사 자금이 동원되어 총수 일가의 손실을 보전해 준 ‘경제적 행위’ 자체는 사법부에 의해 최종 확정됐다.
■ ‘밸류업’ 공시 이면의 지배력 강화… 판결 당일에도 수백억대 내부 거래
이번 판결은 미래에셋그룹이 대외적으로 추진 중인 주주환원 정책의 진정성에 의문을 던진다. 미래에셋증권은 ROE 제고를 골자로 한 밸류업 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2월 약 1,318억 원 규모의 주식을 소각하는 등 주주 가치 제고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공시를 통해 드러난 자금 흐름은 지배구조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대법원 판결을 앞둔 6월 12일부터 17일까지 약 500억 원을 투입해 미래에셋증권 보통주 95만 7,671주를 장내 매수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최대주주는 박현주 회장(34.32%)이다. 지난 19일 공시된 해당 주식 취득의 목적은 ‘지배력 확대’다.
대법원 판결 당일인 25일에도 계열사 간 자금 거래는 지속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수익증권들에 대해 환헷지 정산대금 지급 등을 명목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추가 출자 및 만기 연장을 결정했다.
금융그룹 내부의 정기적인 자금 운용 성격이라는 해석도 있으나, 사익 편취 구조로 지목된 미래에셋컨설팅이 여전히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IB를 지향하는 미래에셋이 총수 중심의 거버넌스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자발적인 주주환원 노력이 빛을 바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