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취임 후 그룹이 영입한 ‘효율통’ 진성원 체제서 ‘수익성 리밸런싱’
연체율 2.4% 속 서민 중금리만 축소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중·저신용자 지원과 포용금융을 전사 과제로 강조하고 있지만, 계열사인 우리카드는 포용금융 핵심 상품인 중금리대출 공급에서 업계 최하위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을 위한 중금리대출은 최근 3년간 오히려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은 사상 최대인 4조원대로 불었다.
특히 현대카드·현대캐피탈·롯데카드를 거쳐 우리금융 외부에서 영입된 ‘효율 전문가’ 진성원 대표 체제 들어 ‘수익성 우선’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임 회장이 내세운 포용금융과 정면으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카드론 잔액은 사상 최대인데…중금리만 ‘뒷걸음’
15일 우리카드 분기보고서와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2024년 말 3조9천637억원에서 2025년 말 4조1천873억원, 올해 1분기 말 4조2천439억원으로 꾸준히 늘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023년 4천985억원에서 2025년 4천825억원으로 3.2% 줄었다. 전업 8개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2023년 5조9천48억원에서 2025년 7조9천281억원으로 34.3% 늘어난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의 시장 내 비중은 2023년 8.4%에서 2025년 6.1%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 들어 격차는 더 벌어졌다. 1분기 8개 전업카드사의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2조5천70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천928억원)보다 61.4% 급증했지만, 우리카드는 1천286억원에 그쳤다. 이는 삼성카드(6천283억원), 신한카드(4천769억원), KB국민카드(4천552억원), 현대카드(4천26억원), 롯데카드(3천442억원), 하나카드(1천323억원)에 모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소규모인 BC카드(27억원)를 빼면 사실상 꼴찌다.
대출 영업 규모를 감안하면 소극성은 더 두드러진다. 1분기 우리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9천724억원으로 하나카드(7천909억원)보다 많았지만, 카드론 대비 중금리대출 비중은 13.2%로 하나카드(16.7%)보다 낮았다. 하나카드가 중금리대출을 2023년 1천119억원에서 2025년 2천836억원으로 2배 이상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 ‘수익성 리밸런싱’ 내건 진성원 체제…임종룡 포용금융과 엇박자
이 같은 ‘수익성 우선’ 기조는 진성원 대표 체제에서 더욱 뚜렷해졌다. 진 대표는 임 회장 취임(2023년 3월) 이후인 2025년 1월 우리금융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로,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오퍼레이션본부 상무이사와 롯데카드 효율 개선 업무 자문 등을 지낸 카드업계 대표적인 ‘오퍼레이션·효율’ 전문가다. 우리카드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100%의 완전자회사로 대표 인사가 그룹 지배구조 안에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임 회장이 포용금융을 외치는 사이 그룹이 직접 선임한 카드 수장은 수익성·효율 중심으로 움직인 셈이다.
진성원 체제의 우리카드는 외형 확장보다 수익성과 건전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우리카드는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비용 효율화 등 내실중심의 경영체계를 지속하고 있다”며, 2026년 핵심 과제로 “수익성 중심의 자산 리밸런싱”과 “리스크관리 고도화”를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저신용자 대출이 우선 조정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자산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우리카드의 연체채권비율은 2024년 2.15%에서 2025년 2.21%, 올해 1분기 2.43%로 상승했고, 고정이하채권비율도 같은 기간 1.1%에서 1.5%로 올랐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4년 5.6%에서 2025년 3.4%로 떨어졌다. 건전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흔들리자 저마진 자산인 중금리대출부터 조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행보는 임 회장이 강조해온 포용금융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임 회장은 지난달 15일 ‘5월 첨단전략산업금융협의회’에서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지원 역시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금융 안전망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며 계열사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우리금융그룹도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중장기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룹 회장이 포용금융을 전면에 내세웠는데도 100% 자회사인 카드사가 정반대로 움직였다는 것은 회장의 메시지가 계열사 경영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포용금융을 강조하려면 인사와 경영전략에서 일관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