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파서블푸드 투자조합, 작년 순손실 566억…출자 장부가액도 60% 넘게 깎여
미래에셋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장 테마를 앞세워 미국 푸드테크 기업에 집행한 5천억원대 투자가 회수 국면에서 난기류에 빠졌다.
간판 투자처인 대체육 업체 임파서블푸드의 몸값이 투자 당시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주저앉으면서, 박현주 회장이 주도해온 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 베팅이 들고 있기도, 내려놓기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는 평가가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2020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모펀드(PE) 부문을 통해 약 1천800억원을 들여 임파서블푸드 지분 5% 안팎을 확보했고, 이듬해 11월에는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생명 등 계열 3사가 3천억원을 추가로 넣었다. 그룹 전체 투입액은 약 5천억원에 이른다.
추가 투자가 이뤄진 2021년 말 임파서블푸드의 기업가치는 70억달러(약 9조원대)로 평가됐다. 그러나 대체육 시장이 급격히 식으면서 최근 장외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은 10억달러대 초반에서 많아야 20억달러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점 대비 70∼80% 이상 깎인 셈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몸값에 들어간 PE 부문조차 원금의 절반 이상을 평가손실로 안고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 3년 만에 식은 대체육 열풍…펀드 만기 앞두고 ‘울며 매각’ 수순

문제는 시간이 미래에셋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임파서블푸드 투자금이 담긴 미래에셋운용 PE 부문의 5천200억원 규모 9호 블라인드펀드(미래에셋파트너스제9호사모투자합자회사)는 당초 만기가 올해 6월 8일이었다.
그러나 회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지난달 27일 출자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 이사회 동의를 거쳐 만기를 2027년 6월 8일로 1년 늦췄다. 생명이 이 펀드에서 아직 회수하지 못한 잔액만 약 248억원이라는 사실도 확인된다. 운용 측이 지분 매각 등 회수에 나섰다는 관측은 지난해부터 증권가에 돌았지만 거래는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기업가치가 바닥권인 시점에 출구를 찾아야 하는 전형적인 ‘계륵’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산업 전반의 신호도 우호적이지 않다. 임파서블푸드는 올해 초 피터 맥기니스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는 등 경영진 변화를 겪었다. 같은 업종 상장사인 비욘드미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5천82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5% 넘게 줄었다. 미래에셋이 2021년 함께 투자한 식품 코팅 기술업체 어필사이언시스 역시 한때 450명에 달하던 인력이 50명 안팎까지 쪼그라든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생산원가와 기존 육류 대비 떨어지는 가격 경쟁력, 맛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겹치며 재구매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한 결과다.
■ 755억 출자가 장부가 291억으로…한 해 평가손만 464억
손실은 이미 미래에셋 장부에 고스란히 찍혀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 10월 임파서블푸드 투자 조합인 ‘미래에셋글로벌뉴그린투자조합1호’에 755억원을 넣어 지분 68.17%를 확보했다. 그런데 지난해에만 464억원의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장부에 남은 가치는 29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원금의 60% 이상이 한 해 만에 사라진 셈이다. 조합 자체도 지난해 56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조합이 임파서블푸드에 투자한 펀드라는 점은 미래에셋 스스로 밝혀 놓았다. 미래에셋생명이 낸 2023년 사업보고서에 ‘Impossible Foods(미래에셋글로벌뉴그린투자조합1호)’라는 이름으로 그해 두 차례에 걸쳐 26억원을 손실 처리한 기록이 남아 있어서다. 생명도 이 조합에 126억원(지분 11%)을 넣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계열사끼리 손실을 털어낸 시점이 다르다는 점이다. 생명은 2023년부터 조금씩 손실을 반영해 온 반면, 증권은 2년간 산 가격 그대로 장부에 두다가 지난해에야 464억원을 한꺼번에 털어냈다. 같은 자산을 놓고 그룹 안에서 평가가 1년 넘게 엇갈린 셈이다.
투자는 미국 현지 법인을 거치는 구조로 짜였다. 임파서블푸드 투자금이 담긴 9호 펀드는 국내 특수목적법인 자스민제일호를 통해 미국 법인 ‘Mirae Super Foods I, LLC’ 지분 100%를 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어필사이언시스 투자 펀드인 ‘Mirae Asset Apeel Fund I, LP’ 지분 98.69%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그간 해외 투자기구를 통해 집행된 건이어서 구체적인 투자 내역과 손익 현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정작 자사 정기보고서 주석과 출자 명세에는 펀드 단위의 손실이 이미 수백억원 단위로 명기돼 있어, 이런 해명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가 ESG 간판을 단 성장 투자 전반의 시험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금리 시절에는 친환경 서사와 외형 성장만으로도 몸값이 정당화됐지만, 금리가 오른 뒤로는 현금 창출력과 회수 가능성이 입증돼야 자금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푸드테크라는 방향 자체가 틀렸다기보다 시장이 들이대는 잣대가 달라진 것”이라며 “결국 손실을 어느 시점에, 얼마나 투명하게 확정하느냐가 미래에셋 글로벌 투자 전략의 신뢰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