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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영 KT 대표 (출처=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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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영 대표 체제 KT,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 자회사에 3,023억 수의계약·이자 면제 대출·중고폰 판매 강제

박윤영 KT 대표 (출처=KT)
박윤영 KT 대표 (출처=KT)

박윤영 대표이사 체제의 KT가 자회사 KT엠앤에스에 연간 3,023억원 규모의 단말기 수수료 수익을 수의계약으로 몰아주고, 영업 실적 달성 시 대출 이자를 전액 면제하는 조건부 차입 계약을 맺은 사실이 확인됐다.

대리점 평가에 자회사 중고폰 반납 가점을 연동한 내부 문건까지 더해져,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과 부당 계열사 지원 의혹이 제기된다.

5일 업계 취재와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KT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를 종합하면, 2002년 완전 민영화 이후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 4.86%·현대모비스㈜ 3.21%, 합산 8.07%)이 최대주주로 있는 KT는 자회사 KT엠앤에스(중고폰 브랜드 ‘리본’ 운영사)에 이 같은 구조를 운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 공시에 기재된 세 가지 지원 구조…공정거래법 위반 소지

첫째, 단말기 수수료 3,023억원 수의계약이다. 공시 계열회사간 주요 상품·용역 거래 내역에 따르면 KT엠앤에스는 2025년 한 해 동안 거래상대방 ㈜케이티로부터 ‘단말기수수료수익’ 명목으로 약 3,023억원을 수의계약으로 수령했다. 수의계약은 공개 경쟁 입찰 없이 특정 업체를 지정해 계약하는 방식이다. 중고폰 유통 시장에는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인증 안심거래 사업자만 40개 이상 존재하는데, KT는 이 거래를 자회사에 수의계약으로 배정했다.

둘째, 영업 실적 연동 이자 면제 조건부 대출이다. 공시 계열회사간 자금거래 현황 일반 차입 표에는 차입회사 ㈜케이티엠앤에스, 거래상대방 ㈜케이티, 차입금액 월 49억원, 약정이자율 6%, 기타 부대조건/비고란에 “월 14,700건의 유/무선 가입자를 유치하는 경우 상환이자 면제”라는 문구가 원문 그대로 기재돼 있다. 이 거래는 2025년 1월부터 6월까지 매달 반복 기재돼 있으며 KT엠앤에스의 상반기 차입 합산액은 294억원이다. 이자율 6% 기준 월 약 2,450만원, 상반기 약 1억5천만원 규모의 이자가 영업 목표 달성 시 면제되는 구조다.

셋째, 중고폰 ‘신품화’ 용역 349억원도 수의계약이다. 공시 비상장회사 연간 거래 내역에서 KT서비스남부는 ㈜케이티를 거래상대방으로 ‘신품화’ 품목 약 349억원을 수의계약으로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품화는 매입한 중고폰을 재상품화하는 공정으로, 리본을 통해 매입(KT엠앤에스)→신품화(KT서비스남부)로 이어지는 그룹 내 수직 계열화 전체가 수의계약으로 구축된 셈이다.

공시로 드러난 세 항목 외에, 내부 문건에서도 자회사 우대 정황이 확인된다.

KT는 대리점 매출성장지표 평가 항목에 ‘중고폰 반납 가점’을 포함시켜, 리본에 반납할 경우 건당 3만원을 균일 지급하는 반면 또 다른 인증 사업자인 민팃은 건당 5천원~2만5천원을 차등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KT가 제시한 ‘보상 단가 비교’ 표에는 아이폰16 프로 기준 리본 매입가 82만원, 타사업자 평균 84만원으로 리본이 오히려 낮게 기재됐다. 매입가는 낮은데 인센티브는 더 높은 구조가 대리점을 리본으로 유도하는 기제로 작동한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률에서 KT의 자회사 지원 의혹(거래상 지위 남용·부당지원·차별취급)과 직접 관련된 제2호, 제6호, 제9호 가목을 표시한 내용. 출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률에서 KT의 자회사 지원 의혹(거래상 지위 남용·부당지원·차별취급)과 직접 관련된 제2호, 제6호, 제9호 가목을 표시한 내용. 출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의 세 개 호에 동시에 걸릴 수 있다고 본다. 제6호(거래상 지위 남용)는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KT가 평가 가점과 인센티브를 활용해 대리점 영업 행위를 자회사 채널로 유도한 구조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제9호 가목(부당 지원)은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가지급금·대여금·상품·용역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통한 부당 지원을 금지하는데, 3,023억원 수의계약·이자 면제 조건부 대출(294억원)·349억원 신품화 수의계약이 모두 자회사에 집중된 점에서 적용 소지가 있다. 특히 이자 면제 조건부 대출은 가목의 ‘대여금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제공한 행위’에 직접 해당할 수 있다.

제2호(차별 취급)는 동일 인증 사업자인 리본과 민팃에 서로 다른 인센티브 조건을 적용한 점에서 거론된다. 위반이 인정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매출액의 4% 이내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형사 처벌도 가능하다.

위반 유형에 따라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이 가능하며, KT 법인에도 같은 벌금형이 함께 부과될 수 있다.

해당 정책들은 2025년부터 운영됐다. 박윤영 KT 대표이사가 취임한 것은 올해 3월 31일로, 정책 설계는 전임 경영진 체제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박윤영 대표 취임 이후에도 이 구조는 유지됐으며, 내용이 담긴 공시는 취임 후인 지난 5월 29일 제출·확정됐다. 제128조 단서에 따르면 법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한 경우 처벌 대상이 되는 만큼, 취임 후 인지하고도 시정하지 않았다면 현 대표이사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은 현 정부 기조와도 충돌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인력 증원 보고를 받으며 “하면 다 걸린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직접 지시했다. 이재명 정부는 2005년 폐지된 공정위 조사국을 21년 만에 부활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조사국의 핵심 타깃은 총수 일가·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사익편취와 부당지원 행위다.

■ “소비자 선택권 침해” vs KT “몰아주기 의도 아냐”

신현두 한국소비자협회 대표는 “소비자가 중고폰 매입 시세를 대리점 안내에만 의존하는 상황에서 KT가 자회사 브랜드 반납 시 인센티브와 가점을 부여하면, 소비자가 가장 유리한 조건에 중고폰을 처분할 기회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 주권을 침해하는 불공정 행위로 보인다”고 했다.

본지는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 관련 공식 질의서를 KT에 발송했다.

KT 온라인 홍보팀장은 사전 통화에서 “어제부터 너무 많은 언론사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한테 처음 연락 주신 거 아니에요? 처음 연락 주시면서 이런 취재 문의를 하시는 게”라며, 취재 내용에 직접 답하는 대신 기자의 취재 경위를 되묻는 방식으로 응대했다. 일반적인 취재 문의에 답변 대신 질문으로 돌린 셈이다. KT는 이후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 관련 공식 질의서에도 기사 마감 시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업계에서 나온 KT 관계자의 입장은 “해당 수수료 단가는 중고폰 사업자들이 책정하는 것이고 KT 대리점은 해당 단가가 지급되는 채널일 뿐”이며 “정부의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도 활성화에 공감하는 취지에서 인증 사업자를 통한 중고폰 반납 시 추가 수수료를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라는 것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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