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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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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중국 대주주엔 프리미엄·소액주주엔 헐값… 동양생명 편입 금감원 직격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지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 완전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법적으로 허용된 소액주주 보호 장치를 스스로 걷어차고도 절차적 정당성을 주장하다가 금융감독원의 제동에 걸렸다. 금감원은 지난 5월 14일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신고서에 정정제출을 요구했고, 5월 26일에는 재차 정정명령을 부과했다. 1조 2,839억 원(1억 2,156만 주)을 들여 주당 10,562원에 사들인 동양생명 지분을 소액주주에게는 주당 8,720원에 강제 교환하겠다는 구조가 시장의 역풍을 맞은 것이다.

■ “할증은 객관적 근거 없이 자의적”… 법이 열어둔 보호 옵션, 경영진 합의로 닫았다

4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4월 2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동양생명 주식교환가액을 주당 8,720원으로 결정했다. 이사회 결의 전일(4월 23일)을 기산일로 최근 1개월 가중평균종가(8,685원)·1주일 가중평균종가(8,656원)·당일 종가(8,820원)를 산술평균한 수치다.

핵심은 이 가격이 법령상 최솟값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6 제2항은 상장법인 간 주식교환 시 기준주가의 ±10% 범위에서 할인·할증을 명시적으로 허용한다. 동양생명 특별위원회(사외이사 3인·외부전문가 1인)는 이사회 결의 보름 전인 4월 9일 우리금융 측에 “동양생명 주주가 주식교환에 참여 시 할증 적용이 가능한지”를 공식 질의했다. 우리금융 특별위원회(사외이사 7인)는 4월 14일 회의에서 이를 거절하고 회신했다.

우리금융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그 거절 이유가 이렇게 기재돼 있다. “포괄적 주식교환의 결과 우리금융지주 발행주식총수의 약 1.2% 규모 신주가 발행됨에 따라 기존 지주 주주들에게 지분희석 영향이 발생한다는 점이 고려될 필요가 있고… 할증은 객관적으로 명백한 조정의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 법이 허용한 소액주주 보호 수단을 거부한 명분이, 우리금융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1.195%)을 막는 것이었다는 말이다. 동양생명 소액주주에게 줄 할증의 부담을 우리금융 기존 주주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논리다.

이 교환가액은 우리금융이 2024년 중국 다자보험으로부터 1억 2,156만 주를 매입할 때 지급한 주당 10,562원(총 1조 2,839억 원)보다 17.4% 낮다. 대주주 지분 인수 때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었으면서, 소액주주에게는 법이 허용한 할증조차 거부했다. 우리금융지주 공시에는 이 협상 전 과정이 “양사가 각자 검토하고 상호 협상하여 합의”라는 단 한 줄로만 처리되어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교환가액보다도 낮은 8,505원이다. 법령상 산정 기간이 달라 최근 2개월 가중평균종가(8,176원)가 전체 평균을 끌어내린 결과다. 동양생명 공시에 명기된 산식은 ‘2개월(8,176원)·1개월(8,685원)·1주일(8,656원) 가중평균의 산술평균’이다. 교환이 싫어서 매수청구권을 행사해도 교환가액보다 낮은 가격을 받아야 하는 구조다. 소액주주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사실상 ‘17% 손실로 나가거나, 그보다 더 낮은 가격에 나가거나’뿐이다.

■ 소규모 교환으로 주총 생략, 2,000억 넘으면 계약 파기… 반대 주주는 사면초가

우리금융이 선택한 ‘소규모 주식교환’ 방식도 논란의 핵심이다. 발행 예정 교환신주(8,696,875주)가 우리금융 전체 발행주식 7억 3,407만 주의 1.195%에 불과해 상법상 소규모 요건(10% 미만)을 충족했고, 우리금융 측은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거래를 확정지었다. 공시에는 명확하게 “소규모 주식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우리금융지주의 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되지 않습니다”라고 기재됐다.

소규모 교환 반대 통지 기간(5월 6~13일)에 반대 의사를 낸 우리금융 주주는 4,396,004주(전체의 0.6%)에 그쳐 계약 해제 조건인 20%에 한참 못 미쳤다. 우리금융 주주들은 처음부터 반대할 창구도, 빠져나올 출구도 없었다.

반면 동양생명 소액주주는 임시주주총회(7월 24일 예정)에서 찬반을 결정해야 한다. 지분 75.34%를 보유한 우리금융지주가 찬성하면 사실상 가결이 보장되는 구조다. 소액주주의 표결은 대주주 한 표에 묻힌다.

계약서에는 반발을 추가로 봉쇄하는 조항도 담겼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총액이 2,000억 원을 초과하면 동양생명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동양생명의 2025년 말 기준 배당가능이익은 IFRS17 도입 후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등으로 마이너스 1조 5,443억 원에 달한다.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반대 주주가 대거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거래 자체가 깨진다는 구조적 압박을 계약서에 명시한 것이다. ‘반대권 행사 = 거래 무산’ 위협이다.

임종룡 회장이 공개매수 대신 포괄적 주식교환을 고집한 이유도 자본 방어였다. 증권신고서는 소액주주 전량을 대주주 인수가격(10,562원)으로 공개매수할 경우 “3,600억 원 이상의 현금 지출 및 보통주자본비율(CET1) 12bp 하락 효과 발생”이 추산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임 회장이 공언한 ‘밸류업’ 수치를 지키면서 자본을 아끼기 위해 법적 지름길을 택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 길을 두 번 막았다. 지난 5월 14일 증권신고서의 “중요사항 기재 누락, 불분명한 기재로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를 이유로 정정을 요구했고, 우리금융이 정정 제출한 뒤인 5월 26일 재차 정정명령을 부과했다. 법적 형식으로는 완비됐을지 몰라도 투자자 보호 기재의 충분성에서 두 차례 모두 결격 판정을 받은 것이다. 4일 현재 거래 공식 일정(동양생명 임시주총 7월 24일·주식교환일 8월 11일)은 변경 공시 없이 유지 중이나, 금감원 증권신고서 심사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일정 차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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