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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광화문 사옥과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그래픽=뉴스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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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국민연금 반대 무시…‘7연임 정몽윤’ 이사회, 자사주 보상 강행 논란

현대해상 광화문 사옥과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그래픽=뉴스필드
현대해상 광화문 사옥과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그래픽=뉴스필드

현대해상이 주가 안정을 목적으로 사들였던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급으로 전용하는 안건을 끝내 강행 처리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취득 목적과 일관성이 없다’며 공식 반대 기치를 들었지만, 현대해상은 이를 무시하고 300억 원에 가까운 자사주를 보상금으로 풀기로 했다.

특히 “배당할 돈이 없다”며 주주 배당은 건너뛰면서 오너 일가를 포함한 내 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소액 주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271억 규모 자사주, 정몽윤 회장 일가 포함 임직원 3,400여 명에 지급

3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사주 89만 4천 주를 임직원 3천442명에게 무상 교부하는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가결했다.

이사회 결의일 전일(3월 19일) 종가인 3만 300원을 기준으로 산정했을 때 총 270억 8,820만 원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이에 따라 자사주는 다음 달 3일부터 5월 8일까지 임직원 개인 증권계좌로 순차 입고될 예정이다.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 본인을 비롯해 장남 정경선 전무와 이석현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 2명, 그리고 계열회사 등기임원 3명 등이 모두 지급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안건은 지분 10.71%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현대해상이 자기주식을 취득할 당시 공시했던 목적이 ‘주가 안정’이었음에도 이를 임직원 보상으로 전용하는 것은 취득 목적과 일관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공식 반대했지만, 결국 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그래픽=뉴스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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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주총회에서는 의결권 행사 주식수 기준 81.3%의 찬성을 얻었지만, 반대·기권이 18.7%에 달해 기관투자자들의 문제 제기가 적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과 자녀 등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은 22.84%에 이르고, 의결권 기준으로는 정 회장 단독 지분만으로도 25.08%를 차지해 안건 통과를 사실상 좌우했다.

특히 현대해상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약 20년 만에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중단한 상황에서, 현금 유출 부담이 적은 자사주를 대신 풀어 내부 불만을 달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오며 ‘주주 가치 훼손 속 내식구 보상’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현대해상 측은 처분 목적에 대해 “2026년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부여 및 우수인재 확보 등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한 처분 주식수가 발행주식 총수의 1% 수준이라 주식가치 희석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주주총회를 관통하는 핵심 논란은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과 자사주 활용 방식 전반에서 드러난 구조적 모순이었다.

현대해상은 최근 공시된 사업보고서를 통해 IFRS17 도입과 법정적립금(해약환급금준비금 등) 증가로 인해 “배당가능이익이 소진되어 주주 배당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주총에서 현금 배당은 ‘0원’으로 결정됐다.

주주들에게는 “돈이 없어서 배당을 못 준다”고 선언하면서, 과거 주주들의 자산으로 사둔 자사주를 꺼내 오너가와 임직원 성과급으로 쓰는 행태는 주주 기만이라는 지적이다.

■ 38년째 장기 집권 ‘7연임 정몽윤’… 견제 장치 사라진 현대해상의 ‘무소불위’

경영권 공고화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은 지난해 3월 2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며 무려 7회째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이번이 무려 ‘7회째 연임’으로, 임기는 3년이다. 1988년부터 1996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수십 년간 회사를 장악해 온 셈이다.

문제는 ‘셀프 추천’ 구조다. 정 회장은 본인이 의장으로 있는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사내이사 후보로 올라갔으며, 바로 그 이사회에서 이번 자사주 보상안을 의결했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은 스스로를 이사로 추천하고, 스스로에게 자사주 보상을 결정한 셈이다.

실적 지표를 보면 이러한 보상 강행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현대해상의 2025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5.6% 급감했고,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6%에서 12.1%로 반토막 났다.

또한 현대해상의 ESG 평가 A등급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지배구조(G)의 핵심인 주주 권익 보호를 소홀히 하고, 이사회 의장이자 최대주주가 7회 연임하며 견제 없는 권력을 행사하는 구조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와 배치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외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과 ESG 평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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