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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3 정문 앞에서 열린 '고 김치엽 연구원 1주기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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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문제 아닌 구조적 비극” 고 김치엽 연구원 1주기… 끊이지 않는 삼성전자 노동자 죽음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3 정문 앞에서 열린 '고 김치엽 연구원 1주기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3 정문 앞에서 열린 ‘고 김치엽 연구원 1주기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 악화로 생을 마감한 고 김치엽 연구원의 1주기 추모제가 26일 오후 5시, 고인이 생전에 근무했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3 정문 앞에서 엄수됐다.

이날 추모제에는 유가족과 시민단체, 동료들이 참석해 고인을 기리는 한편, 삼성전자의 성과주의와 노동환경이 초래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기업 측의 책임 인정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 눈물로 번진 동료와 유가족의 증언, “개인의 문제 아닌 기업의 책임”

다산인권센터 안은정 활동가의 진행으로 시작된 추모문화제에는 유가족을 포함해 반올림, 서울·경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60여 명이 집결했다. 추모제는 김한승 신부의 추도사를 시작으로 고인의 친구인 김선민 씨와 윤혜린 씨(대독)의 편지 낭독, 연대 발언, 추모 노래, 헌화 순으로 이어졌다.

고인의 부친 김영구 씨는 추모사에서 “삼성전자는 아들의 죽음을 개인의 병력 문제로 몰아가며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아들의 근태를 이유로 오피스텔 비밀번호를 누르고 네 차례 이상 무단 진입한 것은 심각한 인권 침해”라며 삼성의 폭력적인 인사 관행을 지적했다. 친구 김선민 씨는 “주말에도 오락실에 가면 당연히 있을 것 같은 형이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누군가에겐 직장 생활이 죽을만큼 힘들 수 있다는 사실을 대신 이야기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고 김치엽 연구원의 1주기 추모제가 열려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삼성의 성과주의 시스템과 인권 침해적 인사 관행을 강력히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연이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구조적 비극'으로 규정하고, 기업의 책임 인정과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산재 신청 등 투쟁을 지속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고 김치엽 연구원의 1주기 추모제가 열려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삼성의 성과주의 시스템과 인권 침해적 인사 관행을 강력히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연이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구조적 비극’으로 규정하고, 기업의 책임 인정과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산재 신청 등 투쟁을 지속하기로 했다.

고인의 모교인 고려대학교 캠퍼스에서도 학생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추모 분향소가 설치되었으며, 같은 날 오전 11시 학내 추모제가 별도로 진행되어 학우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 연이은 삼성 노동자들의 죽음, 성과주의가 부른 ‘사회적 타살’ 규탄

이번 추모제에서는 김치엽 연구원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내에서 발생한 또 다른 노동자들의 죽음도 함께 공론화되었다. 2023년 8월 화성사업장에서 발생한 고 정00 씨의 돌연사와 2024년 2월 구미사업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고과 차별을 겪다 사망한 지체장애인 노동자 고 권시범 씨의 사례가 언급되며 삼성의 고과제도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권시범 씨의 누나는 대독 된 편지를 통해 “장애를 가진 동생에게 마이너스 고과를 주며 퇴사를 압박하고 정신적 고통을 준 삼성의 시스템이 동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 씨 또한 연대 발언에서 “아파도 쉴 수 없어 죽어야만 쉴 수 있는 삼성의 시스템은 명백한 타살”이라며 삼성의 비인간적인 업무 환경을 비판했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김도원 부본부장은 “노동자의 건강권은 정신적 고통과 업무 환경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며 삼성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오는 4월 근로복지공단에 고 김치엽 연구원의 죽음에 대한 산업재해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진상규명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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