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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이 입주해 있는 정부대전청사 전경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재명 대통령.
사회·경제

이재명 대통령 ‘납기 지연’ 질책에 칼 뺀 조달청?

조달청이 입주해 있는 정부대전청사 전경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재명 대통령.
조달청이 입주해 있는 정부대전청사 전경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재명 대통령.

조달청이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전동차 구매 입찰 방식을 두고 이례적으로 ‘최저가 낙찰제’가 아닌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해 그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교공은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지하철 6·7호선 노후 전동차 376칸 교체를 위한 신규 구매 사업을 조달청에 발주 의뢰했다.

당초 서교공은 기술 평가를 통과한 업체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곳을 선정하는 ‘2단계 경쟁 입찰(최저가 입찰)’ 방식을 요청했으나, 조달청은 최근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서교공 측은 전동차 입찰과 관련해 조달청으로부터 이러한 방식 변경을 요청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입장이다.

◇ 대통령 ‘납기 지연’ 질책이 변수…입찰 방식 어떻게 다르나

이번 조달청의 요청은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철도차량 제작업체의 무더기 납기 지연 문제를 강하게 질책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이 대통령은 특정 업체의 납품 지연을 거론하며 강력한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으며, 실제 지연 논란이 불거진 계약들은 대부분 ‘최저가 입찰’ 방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방식의 핵심 차이는 ‘기술력’의 비중이다.

최저가 입찰(2단계 경쟁): 기술 평가에서 기준점(85점)만 넘기면 오로지 ‘가격’으로만 낙찰자를 결정한다. 예산 절감 효과가 커 그간 서교공 등 운영사가 선호해 왔다.

협상에 의한 계약: 기술 점수와 가격 점수를 합산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다. 기술력 비중이 높아(코레일 기준 80%) 더 우수한 품질의 차량을 확보할 수 있으나 낙찰가는 올라간다.

◇ ‘독점 우려’ vs ‘품질 확보’…서교공의 고심

박철웅 조달청 대변인은 ‘기술력 있는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하고, 그간의 납품 지연 논란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교공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전환할 경우 전동차 구매 단가가 상승해 예산 부담이 커지는 데다,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인 현대로템의 ‘시장 독식’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최근 타 기관이 진행한 협상 방식 계약 3건은 모두 현대로템이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최저가 입찰이 과도한 저가 경쟁과 품질 저하, 납기 지연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협상 방식은 중소업체의 고사를 부르고 과거의 독점 체제로 회귀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 가이드라인 부재에 노후차 교체 지연 우려도

철도 운영사들 사이에서는 차량의 특성에 따라 입찰 방식을 이원화하자는 대안이 제시된다. 고속열차나 신기술 적용 차량은 ‘협상 계약’을, 표준화된 일반 전동차는 ‘최저가 입찰’을 유지하되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입찰 방식 결정이 늦어질수록 노후 차량 교체 시기도 밀린다는 점이다. 이는 곧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사고 위험 증가 및 유지보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철도 차량 입찰 방식에 대한 명확하고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제시해야만 운영사들의 혼란을 줄이고 적기에 차량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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