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손비용 1년 새 4배 폭증…외형 성장 이면의 ‘수익성 딜레마’
상각액 1.8배 급증, 부실 채권 정리 부담 가중…질적 성장 의문
경기 민감한 산업금융 한계 노출…IB 전환 연착륙 가능성 시험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속 상용차 금융사인 현대커머셜이 ‘자산 10조 원 돌파’라는 외형적 성과를 거뒀지만, 내부적으로는 악화된 건전성 지표로 인해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투자은행(IB)으로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며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으나, 수익성을 제약하는 대손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자산 8% 늘 때 비용은 300% 폭증…‘외형 성장’ 무색게 하는 수익성 악화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의 2025년 3분기 지표상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은 비용 효율성의 저하다. 3분기 누적 대손비용은 4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금융자산이 8.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부실에 대비한 비용 지출 속도가 자산 성장 속도를 압도하고 있다.
이러한 지표는 자산 성장의 질적 측면에서 과제를 던진다. 자산 규모가 커지는 속도에 비해 대손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신규 취급 자산의 위험도가 높거나, 기존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저하되었음을 의미하는 객관적 지표다.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폭증한 대손비용으로 인해 실제 수익 구조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 공격적 상각에도 연체율·NPL 동반 상승…구조적 리스크 관리 시험대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장부에서 제거한 ‘대손상각액’의 증가세도 뚜렷하다. 3분기 누적 상각액은 322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전체 상각액(177억 원)의 1.8배에 달한다. 대규모 부실 채권 상각을 통해 장부를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건전성 지표는 일제히 악화됐다.
실제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0.71%에서 3분기 0.79%로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역시 1.03%에서 1.12%로 올랐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은 자산 성장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에 따라 적립액이 증가했다”며 “경기 둔화와 정부 채무조정 정책 기조가 확대되며 시장에서 구제(회생·신용회복) 신청하는 고객들이 증가해 대손비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지표상으로는 부실 발생 속도가 관리 속도를 앞지르는 모양새다. 특히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상용차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산업금융의 높은 경기 민감도는 현대커머셜이 해결해야 할 구조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신용등급 보고서에서 “내수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산업재금융의 경기 민감도가 높은 점, 전방산업인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산업재금융의 건전성 하방 압력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부실채권 상·매각으로 자산 건전성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나, 신규 부실채권 발생 지속 시 대손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자산 10조 원 달성이라는 외형적 성과 뒤에 드리워진 부실 지표를 현대커머셜이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