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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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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회장 양재동 독대 갈등… 1.5조 쏟았는데 ‘중국 기술’ 보고라니

[편집자 주] 본 칼럼은 주요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된 해설·해석 기사입니다. 보도 내용 중 일부는 회사 공식 확인이 없는 관계자 전언에 기반하므로, 단정적 사실로 단정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제공)

 

정의선 회장이 ‘샤오펑 카드’를 걷어찬 이유?
“‘보이지 않는 벽’에 갇힌” 현대차 SDV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현대자동차그룹 내부의 ‘양재동 독대’ 정황은 우리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거대한 실존적 고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전환(SDV)을 이끌던 송창현 전 사장이 중국 샤오펑의 자율주행 기술 도입을 제안했고, 이에 정의선 회장이 해당 제안에 강한 문제의식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며, 이후 양측 간 신뢰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단순히 경영진의 개인적 불화로 치부하기엔 1.5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자본을 쏟아붓고도 결국 “중국산 기술이라도 빌려오자”는 자백을 들어야 했던 현대차 SDV 전략의 성적표와 리더십의 책임이 너무나 묵직하다.

◇ ‘삼고초려’로 쌓은 신뢰, 1.5조 원의 수업료가 된 ‘항복 선언’

돌아보면 정 회장의 반응은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했다.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과 송 전 사장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 사장이 네이버 퇴사 후 창업한 ‘포티투닷(42dot)’에 현대차는 20억 원을 투자하며 시드 투자자로 나섰다. 당시 갓 설립된 스타트업에 정 회장이 손을 내민 것은 오직 송 사장 한 사람의 통찰력 때문이었다.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제조업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그의 비전에 정 회장은 깊이 공감했다.

이후 정 회장은 이른바 ‘삼고초려’ 끝에 2021년 송 사장을 그룹에 영입했다. 2022년에는 현대차·기아가 4,300억 원을 투자해 포티투닷 지분 93.2%를 인수, 아예 그룹 자회사로 들였다. 창업 4년 차 스타트업에 기업가치 5,700억 원을 인정한 것은 시행착오를 줄일 시간과 소프트웨어 인재에 대한 값을 치른다는 의미였다. 2024년에는 그룹 내 모든 SW 역량을 모은 AVP본부를 신설해 송 사에게 전권을 맡기기까지 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이러니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서울 양재동 본사 회장 집무실에서 송 전 사장은 “회장님, 현재 우리 기술력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중국 샤오펑(XPENG)의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라며 폭탄선언에 가까운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펑은 테슬라의 FSD에 견줄만한 솔루션인 ‘XNGP’를 자체 개발해 중국 시장의 판도를 흔든 이른바 업력 11년 차의 ‘괴물’ 기업이다. 송 사장은 테슬라 추격을 위한 ‘지렛대’로 샤오펑을 선택했지만, 정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무한한 신뢰와 포티투닷에만 누적 1조 5,397억 원(2025년 8월 기준)에 달하는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한 결과가 결국 ‘중국 기술 수입’이라는 보고서로 돌아온 것은 경영자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대목이었을 것이다. 해당 보도에서 당시 정황을 전한 전직 임원 A씨는 “그날 회장 반응이 안 좋았고 보고 내용이 깨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송 사장의 샤오펑 도입 보고가 정 회장이 주문한 ‘기술 내재화’라는 대전제에 근본적인 균열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독자적인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그룹의 목표 달성 지연에 대한 일종의 ‘자백’이자, 중국 업체의 기술력에 기대려는 ‘전략적 후퇴’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평가다.

◇ “수도 없는 충돌과 보이지 않는 벽”… 레거시 산업의 한계

이번 갈등은 현대차 SDV 전환이 마주한 ‘문화적 병목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송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3일, 정 회장과의 면담을 마친 직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현대차 내부의 처절한 갈등 상황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테크 스타트업과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도 없이 충돌했다”며, 지난 시간 동안 “보이지 않는 수도 없는 벽에 부딪혔다”고 토로했다.

이는 유연하고 빠른 혁신을 추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이, 단 하나의 결함도 허용하지 않는 전통적인 ‘무결점 제조 마인드’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송 사장의 퇴진 이후 현대차는 2025년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수장을 바꾸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 카 OS(ccOS) 개발을 주도했던 추교웅 부사장이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동시에 BMW·포르쉐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은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을 R&D본부장(사장)으로 승진·임명해 차량 개발과 기술 경쟁력 강화의 전면에 배치했다.

이제 현대차는 2028년을 SDV 상용화의 목표점으로 잡고 전자 아키텍처와 차량 제어 구조를 전면적으로 재설계 중이다. 시장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화웨이, 샤오미 등 ‘IT 기업이 만든 차’들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정 회장이 지켜낸 ‘기술 주권에 대한 결단’이 2028년 화려한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고립된 고집’으로 남을지는 이제 현대차에 남은 마지막 골든타임에 달려 있다. 현대차가 중국 기술이라는 ‘지름길’을 버리고 선택한 이 가시밭길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다만, 그 과정에서 겪은 1.5조 원의 수업료와 “보이지 않는 벽”에 의한 조직적 내홍은 현대차가 미래차 시대를 준비하며 반드시 뼈아프게 복기해야 할 지점이다.

※ 본 칼럼은 공개된 자료와 업계 평가를 바탕으로 한 분석과 의견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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